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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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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식로드] 한 그릇에 담긴 시간의 풍경, 장흥의 여름을 맛보다
    한 그릇에 담긴 시간의 풍경, 장흥의 여름을 맛보다
    강경록 기자 2025.06.20
    [장흥(전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여름은 입맛에서 시작된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계절, 전남 장흥의 밥상은 계절보다 먼저 여름을 데려온다. 들녘을 넘어온 바람이 장독대에 머물고, 깊은 장맛은 마을 어귀까지 퍼진다. 바다에서는 갯장어가 오르고, 산에서는 표고버섯이 내려온다. 그 모든 것이 한 상에서 만난다. 장흥은 한반도 남쪽 끝자락, 산과 바다, 숲과 들이 모여 사계절의 식탁을 빚어내는 땅이다. 이 고장에서는 음식이 곧 풍경이고, 그 풍경은 이곳에서의 삶을 말한다. 갯장어 샤부샤부 한 그릇에는 여름을 이겨내는 지혜가 담겨 있고, 구수한 된장국 한술엔 땅의 시간과 정성이 녹아 있다. 그렇기에 장흥의 음식은 단순한 ‘별미’가 아니다. 그것은 이 땅의 기억이고 땀이며, 이 고장이 축적해온 고유한 미식의 인문학이다. 들뫼바다의 ‘된장물회’◇여름을 견디는 장흥의 방식, 된장물회된장물회는 장흥 여름 식문화의 결정체다. 보기엔 얼음 띄운 찬 국물에 해산물을 담근 단출한 한 그릇이지만, 그 안엔 땅과 바다, 시간의 풍경이 담겨 있다.장흥 사람들은 예부터 더운 날 땀을 흘린 뒤 물 대신 된장을 풀어 만든 냉국을 마셨다. 몸을 식히면서도 속은 챙기는 삶의 방식이었다. 그 생활의 지혜는 시간이 흐르며 진화했고, 오늘날 된장물회로 이어졌다.된장물회의 핵심은 국물이다. 장흥산 토종 메주로 만든 된장을 찬물에 풀고, 열무김치 국물과 매실식초로 산미를 더한다. 여기에 마늘, 청양고추, 들깻가루가 어우러지면 국물은 단순한 냉국이 아닌 발효와 계절이 겹쳐진 맛의 풍경이 된다.들뫼바다의 ‘된장물회’그 안에는 계절별 해산물이 들어간다. 전어, 가자미, 백합, 갑오징어 등 장흥 앞바다에서 나는 재료다. 생선회나 데친 해산물 위에 국물을 붓고, 마지막엔 소면을 말아낸다.맛은 단순히 시원한 것이 아니다. 된장의 구수함, 열무의 풋산미, 매실의 청량함이 겹겹이 밀려온다. 혀끝보다는 몸 전체가 서서히 식는 듯한 시원함이다. 장흥 된장이 품은 발효의 깊이, 여름을 견디는 사람들의 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이 지역 사람들은 된장물회를 별미가 아니라 삶을 버티는 한 방식으로 기억한다. 된장물회 한 그릇엔 장흥의 기후와 자연, 그리고 손맛이 담겨 있다. 여름을 이기는 법, 그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여다지회마을의 갯장어샤부샤부◇남해서 올라온 여름의 단단함을 맛보다갯장어는 예로부터 남해안 일대에서 귀하게 여겨졌다. 특히 장흥 앞바다는 모래, 자갈, 갯벌이 어우러진 복합 해저지형으로 갯장어가 잘 자라는 최적의 환경이다. 빠른 물살을 이겨내며 자란 장흥 갯장어는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고, 어민들은 그중에서도 가시가 연하고 살이 단단한 개체만을 선별해낸다.이 갯장어의 진가는 샤부샤부로 가장 잘 드러난다. 얇게 썬 살을 뜨거운 육수에 살짝 담그면 하얗게 말리며 피어나는데, 그 찰나의 순간은 식감의 정수를 보여준다. 육수는 단순한 물이 아니다. 황기, 녹각, 엄나무, 대추 등 약재로 만든 약선 육수로, 장흥의 여름 기후에 맞춰 기력을 보충하고 열을 가라앉히는 기능까지 갖췄다.입에 넣는 순간, 부드러움과 탄성이 동시에 밀려든다. 이중적인 식감은 장흥 갯장어만의 특징이다. 함께 곁들이는 부추, 양파, 미나리, 키조개 관자 등은 모두 이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로, 장흥의 자연을 그대로 담아낸다.여다지회마을의 갯장어샤부샤부조선 시대 『동의보감』에도 장어는 기력을 회복하는 보양식으로 기록돼 있다. 장흥에서는 여름철 대표 보양 음식으로 갯장어를 찾는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당히 분포된 갯장어는 무더위에 지친 몸에 힘을 채워주는 음식이다.식사의 끝은 죽이다. 장어의 감칠맛이 배인 육수에 쌀과 미나리, 달걀을 넣고 천천히 끓여낸 죽은 단순한 후식이 아니라 속을 위한 마무리다. 깊은 국물의 여운은 여름이 지나도 오래도록 기억된다.취락식당의 장흥삼합◇육지와 바다가 만난 맛, 장흥삼합삼합(三合)은 서로 다른 식재료 세 가지를 함께 구워 먹는 조리 방식이다. 전라도에서는 이 방식이 음식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법칙처럼 전해진다. 장흥에서는 한우, 표고버섯, 키조개가 그 삼합을 이룬다. 각각의 재료는 장흥의 지형과 산업을 상징한다. 육지의 청정 초지에서 자란 한우, 깊은 숲에서 나는 표고, 남해의 바다에서 나는 키조개. 장흥삼합은 그 자체로 지역의 자연과 생업이 입안에서 만나는 조합이자, 세 식재료가 따로 또 같이 살아나는 궁극의 맛 조합이다.장흥삼합은 돌판에 세 재료를 함께 올려 굽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고기에서 배어난 기름을 머금은 표고버섯이 향을 더하고, 키조개는 그 사이에서 단맛을 보탠다. 각 재료가 따로 또 같이 살아나며, 입안에선 숲과 바다가 겹쳐진 풍경이 펼쳐진다.이 조합은 단순한 미각의 결합이 아니다. 장흥의 농업, 임업, 어업이 만들어낸 식문화의 총합이다. 한우를 기르고, 버섯을 키우고, 조개를 채취하는 이들의 노동이 한 접시에 담긴다. 장흥삼합은 음식이면서도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낸 서사다.식사의 마지막은 된장찌개로 이어진다. 돌판 위 남은 기름에 제철 나물과 된장을 풀어 끓이면, 삼합의 맛과 향이 국물 속에서 다시 한번 피어난다. 한 끼 식사 그 이상을 증명하는 장흥의 방식이다.장흥삼합은 단지 맛있는 음식이 아니다. 이 고장의 자연과 노동, 계절과 공동체가 한순간에 녹아드는 경험이다. 그 찰나의 조화 속에서 장흥은 가장 맛있는 언어로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취락식당의 장흥삼합
  • [미식로드] 맑고 담백한 나주곰탕, 여행을 더 든든하게
    맑고 담백한 나주곰탕, 여행을 더 든든하게
    김명상 기자 2025.01.29
    나주곰탕[나주(전남)=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곰탕은 서구화된 식생활에서도 변함없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전통 음식 중 하나다. 맛과 영양은 물론 정서적인 안정감 덕분에 ‘한국인의 소울 푸드’로 불린다.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엔 몸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국민 보양식’으로도 손꼽힌다. 여러 종류의 곰탕 중에서도 전남 나주의 지명이 붙은 ‘나주곰탕’은 깊고 진한 맛으로 유명하다. 최근엔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안유성 명장이 지난해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나주곰탕을 제공해 화제가 됐다. 어머니로부터 나주곰탕 조리법을 전수받은 안 명장은 당시 직접 끓인 나주곰탕 500인분과 수육, 제육볶음 등을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등에게 제공하며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안유성 명장나주곰탕으로 유명한 전남 나주는 조선 시대부터 행정과 경제의 중심지로 많은 이들이 왕래하던 곳이었다. 육질이 좋기로 유명한 나주 한우로 만든 나주곰탕은 이 때부터 상인 등 지역을 오가는 이들의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한 끼 식사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나주곰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맑고 투명한 국물이다. 일반적으로 곰탕은 뼈와 고기를 오래 끓여 노란빛을 띤 햐얀색의 우윳빛 국물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나주곰탕은 사골을 적게 사용하고 고기 중심으로 국물을 우려내 국물이 맑고 담백한 맛을 유지한다. 나주곰탕이 원재료인 소고기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기름기가 적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나주곰탕은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효능을 갖췄다. 주재료인 소고기는 오랜 시간 동안 푹 익혀 소화가 잘 되는 데다 단백질 흡수율도 높다. 맑은 국물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효과와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사매기 나주곰탕의 주방나주 지역에선 나주곰탕을 단순한 음식이 아닌 문화 유산으로 여기며, 그 맛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덕분에 맑은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가 특징인 정통 나주곰탕의 맛을 직접 맛보고 느낄 수 있는 유명 식당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전남 나주시 과원동 ‘금성관’ 일대에는 4대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하얀집’을 비롯해 60년 전통의 ‘남평할매집’, ‘사매기 나주곰탕’ 등 나주곰탕 맛집들이 운영 중이다. 모두 맑고 깊은 맛의 국물에 인심 넉넉한 푸짐한 양의 고기로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는 곳들이다. 특히 사매기 나주곰탕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나주곰탕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진짜 로컬 맛집’으로 손꼽힌다.나주 금성관이들 나주곰탕 맞집 주변으로는 함께 둘러보면 좋은 역사 문화유산도 다양하다. 금성관은 조선 시대에 지방의 중심 도시마다 설치된 관아 건축물로,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거나 외지에서 온 관료, 사신이 머무는 숙소로 사용되던 곳이다. 나주의 째깐한 박물관 외관사매기 나주곰탕 인근에 자리한 ‘째깐한 박물관’은 아담한 규모의 개인 민속 박물관으로, 내부에는 조선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생활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오래된 카메라, 핸드폰, 축음기, 교과서 등 지금은 보기 힘든 물건들을 통해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 [미식로드] 입맛을 홀린 간장쫄면…손이 멈추지 않는다
    입맛을 홀린 간장쫄면…손이 멈추지 않는다
    김명상 기자 2024.02.09
    경북 영주의 중앙분식[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애초에 쫄면은 간식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토록 기억에 오래 남을 줄은 몰랐다. 지난해 미식투어를 테마로 경북 영주를 찾았다. 시장을 방문했을 때 “쫄면을 맛보고 가자”는 현지 안내자의 제안을 받았다. 4시간 후에 저녁 메뉴이자 영주 방문의 목적인 소고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배를 비워도 모자랄 판국에 쫄면이라니. 하지만 “주말이면 줄 서서 먹는 집”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발길을 옮겼다. 영주시 하명동에 있는 가게 이름은 ‘중앙분식’. 스마트폰 지도에서 검색하면 같은 이름이 100개는 나올 것 같은 평범한 이름이다. 수도권에서 온 이들은 대부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쫄면이 거기서 거기지 뭐.” 평일 점심 시간 이후라 그런지 한산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벽에 메뉴가 붙어 있는데 ‘쫄면, 간장쫄면, 곱배기’ 단 3개뿐이었다. 하수는 잡다한 기술을 여럿 배웠다고 으스대지만, 진정한 고수는 단 하나의 기술로 세상을 평정한다고 했던가. 쫄면 하나에 모든 것을 건 고수의 풍모가 느껴졌다. 주문 후 간장쫄면이 나왔을 때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다. 풍성한 야채 위에 놓인 계란 반 개, 콩나물이 없고, 단무지를 썰어넣은 것 외에는 평소에 보던 쫄면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역시 거기서 거기라니까. 일행들은 모두 ‘소고기를 위해’ 한 젓가락만 먹겠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했다. 잠시 후 일어났을 때 테이블에 놓인 그릇들은 바닥까지 싹 비워져 있었다. 간장쫄면먹어보니 묘하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이들은 심심해서 취향이 아니라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런 맛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간장쫄면이라는 이름과 달리 짜지 않고 감칠맛이 구미를 자극했다. 간장 베이스의 양념을 흡수한 오동통한 면은 인상적인 식감을 가졌다.어쩌다 이런 쫄면이 탄생한 것일까. 주방에서 일하는 분께 물으니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중앙분식의 역사가 40여 년에 이르는 이유다. 어린 시절 코 흘리며 쫄면을 먹던 아이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어 아이들과 같이 오곤 한단다. 주인께 간장쫄면의 유래를 물었다. “매운 쫄면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아버지가 고민하다 개발하셨어요. 전국에 맛있다는 집을 찾아다니며 연구 끝에 만드신 양념이죠. 지금은 여든을 넘기셔서 은퇴하시고 제가 이어 받았죠.” 중앙분식의 단무지같이 나오는 단무지도 어디서도 못 봤던 생김새다. 망고 자른 듯한 모양의 단무지는 아삭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간장쫄면과 잘 어울렸다. 단무지의 길쭉한 모양에 대해 주인장은 “독특하잖아요”라고 쿨하게 대답했다. 사오는 것이 아니라 무를 직접 자르고 재워 만든다고 한다. 떡볶이, 빵, 돈까스, 감자탕 등 맛집이 많은 경북 영주에서도 영주분식은 주말이면 줄 서서 먹는 집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 흔한 TV 미식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문구나 사진은 찾아볼 수가 없다. “아빠가 그런 홍보를 싫어하셨어요.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온 적도 있는데 안했어요. 사진 찍는 것도 거절했고요. 지금 오시는 손님들은 홍보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주고 계신 거죠.”왜 쫄면만 파는 것일까. 식사 중 아쉬웠던 것은 만두나 다른 메뉴도 있으면 좋았겠다는 것이었다. 매출에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초기에는 떡볶이 등 다른 메뉴도 있었어요. 지금은 쫄면 하나만 파는 것도 너무 바빠요. 다른 걸 만들어서 내기가 어렵죠. 왜 양념이 짜지 않냐고요? 에이, 그건 말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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