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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 죽일래?" 동생에 문자...키워준 할머니 죽인 형제 [그해 오늘]
    "할머니 죽일래?" 동생에 문자...키워준 할머니 죽인 형제
    김혜선 기자 2024.12.06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21년 12월 6일. 잔소리를 해 짜증났다는 이유로 자신을 길러준 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10대 형제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가 2021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A(18)군(왼쪽)과 동생 B(16)군.(사진=뉴스1)이들 형제는 2021년 8월 30일 0시 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주택에서 흉기로 할머니(77)의 얼굴과 머리, 어깨, 팔 등 전신을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형 A군의 나이는 18세, 동생 B군은 16세였다. 이들 형제는 할머니를 살해하고 90세가 넘은 할아버지까지 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2012년 8월부터 부모와의 연락이 끊긴 형제를 거둔 것은 신체장애 판정을 받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였다. 어릴적부터 10여년간 형제를 키운 조부모였지만, A군과 B군은 할머니의 잔소리가 싫었다고 한다.하지만 검찰이 밝힌 할머니의 잔소리는 “게임을 많이 한다”, “부식카드로 먹을 것을 왜 사오지 않았느냐”,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는 등 일상적이거나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이에 분노한 A군은 범행 전날 동생에게 “할머니 죽일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할머니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B군은 “할머니가 소리 지르는게 새어나가지 않게 창문을 닫으라”라는 A군의 지시에 따라 문을 닫았고, 그의 범행을 도왔다. 이후 할아버지까지 해하려던 A군은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 이제 따라가셔야지”라고 말했고, 할아버지가 두 손으로 빌며 ‘살려달라’고 하자 동생 B군의 만류로 미수에 그쳤다.검찰은 “A군이 살인을 계획하고 준비한 과정을 보면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범행을 저지른 후 냄새가 나지 않게 향수를 뿌리는 등 집안을 정리하고 샤워까지 했다. 패륜적 범죄로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B군에게는 방조 혐의로 장기 12년, 단기 6년형을 구형했다. A군은 신문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며 “동생은 제가 다 시켜서 한 것”이라며 감쌌다.하지만 1심 재판부는 “심리분석 결과를 보면 우발적 범행 성격이 더 큰 점, 범행을 인정한 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점 등을 볼 때 충분히 교화개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A에게 장기 12년, 단기 7년형을 선고했다. B군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살게 됐다. 검찰과 A군은 모두 항소했다.2심에서는 “자신들을 정성으로 키워 준 할머니를 살해한 범죄로 죄질이 극히 나쁘지만 초범이고 범행을 머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원심판결이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양 측 항소를 기각했다. 이후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 9개월 된 아들 굶겨 심정지…엄마는 먹던 분유도 팔았다[그해 오늘]
    9개월 된 아들 굶겨 심정지…엄마는 먹던 분유도 팔았다
    김민정 기자 2024.12.05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22년 12월 5일, 생후 9개월 된 자신의 친아들을 굶기는 등 방임해 심정지에 이르게 한 30대 친모가 구속기소됐다.A(37)씨는 B군이 생후 4개월 때였던 6월 분유를 토하자 그로부터 4개월 넘게 분유를 주지 않았다. 아기가 제대로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온음료나 뻥튀기 등 간식만 주고 이유식도 충분히 먹이지 않아 9kg였던 아기의 체중이 7.5kg으로 줄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A씨는 아기가 먹던 분유를 중고 거래사이트에 다시 판매했으며, 국가 지정 필수예방접종 주사도 5차례 접종하지 않았다.A씨는 11월 8일 영양결핍 상태에 있던 생후 9개월 된 아들 B군이 숨을 쉬지 못하고 반응이 없는 등 위중한 상황임에도 119신고 등 조처를 하지 않아 심정지에 이르게 했다.A씨의 사회연령은 14세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연령이란 사회적 능력이 발달한 정도를 측정해 매기는 나이다.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회연령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해도 범행이 불러온 결과가 매우 중하다”면서 “그러나 양육 경험이 부족하고 적극적인 가해 의사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심정지로 인해 뇌손상을 입은 B군은 혼수상태로 반년 넘게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A씨가 2023년 5월 아기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고 동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사진=게테이미지코리아)검찰은 “피해 아동이 사실상 뇌사상태에 이르러 사망에 준하는 양형이 필요하다”고 항소했다. 검찰은 2심 결심공판에서 “피해 아동이 거의 뇌사상태에 이르러 사망에 준하는 양형이 필요하다. 피고인이 피해 아동에 대한 연명치료 중단에도 동의한 점을 고려해달라”며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아동 청소년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이에 대해 A씨 변호인은 “연명치료 중단에 동의한 것은 사실이나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료진 등과 상의해 결정했던 것”이라며 “잘못의 무게를 알고 묵묵히 죗값을 치르고 있는 피고인에 대해 원심의 형이 결코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처를 호소했다.A씨는 최후변론에서 “엄마로서 자격이 부족했고 저의 잘못된 판단을 깊이 반성한다”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눈물을 흘렸다.검찰의 항소 취지를 살핀 2심 재판부는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이유는 원심에서 살핀 것과 같고 이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한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 '강간 상황극' 나서 애먼 女 성폭행했는데 무죄, 지켜보던 그놈은? [그해 오늘]
    '강간 상황극' 나서 애먼 女 성폭행했는데 무죄, 지켜보던 그놈은?
    박지혜 기자 2024.12.0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강간 상황극’이란 말에 처음 본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에 대한 판결이 뒤집혔다.4년 전 오늘, 2020년 12월 4일 대전고법 형사1부 이준명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를 받는 오모(39)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사진=‘강간 상황극’ 사건을 재연한 E채널 ‘용감한 형사들2’ 방송 캡처오 씨는 2019년 8월 랜덤 채팅 앱에서 ‘35세 여성’이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라고 올린 글에 관심을 보였고, 주소를 받아 해당 원룸에 강제로 들어가 안에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다.그러나 오 씨가 본 글은 남성 이모(29) 씨가 거짓으로 꾸민 내용이었다. 이 씨는 오 씨에게 자신의 집 근처인 세종시 한 원룸 주소를 일러주며 ‘35세 여성’이 그곳에 사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검찰에서 “이런 범행은 처음”이라고 할 만큼 전례 없었던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사게 된 건 1심 판결 때문이었다.2020년 6월 5일 대전지법 형사 11부 김용찬 부장판사는 오 씨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선고를 내렸다.이 씨 속임수에 넘어가 일종의 ‘강간 도구’로만 이용됐을 뿐 실제 범죄를 저지를 뜻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재판부는 이 씨에게 받은 주소가 존재했고, 찾아간 집에 사람이 있었던 데다 거주자(피해자)가 지인인 줄 알고 문을 열어줬으며, 그 거주자가 여성이었다는 등 ‘이례적이고 우연한 사정들’이 결합해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오 씨는 112에 신고하려는 피해자 전화를 뺏기도 했는데, 경제적 이용·처분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신고를 막으려는 차원이었다는 취지가 인정돼 절도 혐의까지 벗었다.이 씨가 채팅 앱에 ‘35세 여성’처럼 꾸며 올린 글 (사진=E채널 ‘용감한 형사들2’ 방송 캡처)검찰은 “놀이, 상황극,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오 씨에게 면죄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항소했다.특히 “피해자가 실제 상황극이라고 인식했다면 뭔가 연출하는 행동을 했을 텐데, 오히려 피해자는 겁에 질려 떨면서 크게 저항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오 씨는 키 190㎝에 달하는 거구로 알려졌다.사건 이후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피해자는 1심에서 오 씨가 무죄를 선고받자 항변하기 위해 용기를 내 직접 법정에 나와 증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검찰은 법리 검토를 거쳐 오 씨에게 강간 혐의를 따로 추가했다.그로부터 6개월 뒤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오 씨에게 강간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행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도 명령했다.항소심 재판부는 ‘강간 상황극’이라면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건에선 그런 게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피해자가 주소를 알려줄 정도로 익명성을 포기하고 이번 상황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간 과정에 피해자 반응 등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을 거라 보이는데도 상황극이라고만 믿었다는 피고인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이후 2021년 2월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오 씨 강간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오 씨를 유도해 애먼 여성을 성폭행하게한 이 씨 역시 징역 9년이 확정됐다.이 씨는 1심에서 오 씨를 도구로 이용해 피해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논리의 주거침입강간죄가 적용돼 징역 13년을 받았으나, 2심에선 미수죄만 인정돼 감형받았다.이 씨는 재판 과정에서 ‘강간 상황극 피해자를 특정한 이유’를 묻자 “딱히 없다”고 답했다.이 씨가 한 여성이 사는 집 현관문에 붙인 쪽지 (사진=E채널 ‘용감한 형사들2’ 방송 캡처)이 사건을 수사한 형사들은 2022년 10월 한 방송에서 “오 씨가 성폭행하던 도중 현관문 쪽을 바라봤는데 살짝 열린 틈으로 어떤 남자가 보고 있었고, 눈이 마주치니까 겁나서 도망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문틈에서 지켜보던 남성은 이 씨로 드러났다.탐문 수사 중 피해자와 같은 원룸촌에 사는 한 여성은 여행 갔다 돌아와 보니 현관문에 “맨날 베란다에서 담배 피우던데”, “사진 몇 장 있는데 잘 볼게”라는 내용의 쪽지가 붙어 있었다고 했다. 피해자도 출입문에 이상한 쪽지가 붙어 있길래 안 보고 그냥 버린 적이 있다고 경찰에 말했다.이 씨는 집 인근 주차 차량에서 다른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게 된 뒤 20여 차례에 걸쳐 음란 메시지를 보낸 혐의(통신매체 이용 음란 등)로도 기소됐다.형사들은 “원룸촌 내 건물 사이의 간격이 좁다 보니 옥상에 올라가면 누가 뭐 하는지 다 볼 수 있는 구조였는데, 이 씨는 틈만 나면 옥상에 올라가서 여성들을 지켜보면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설명했다.이 씨에 대해 “겉으로 보기엔 정말 평범했다. 직장도 멀쩡히 다니고 심지어 범행 당시 같이 사는 여자친구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이에 경찰청 1호 프로파일링 마스터(범죄행동분석관) 권일용 교수는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 법이 빨리 시행됐다면”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스토킹 처벌법’은 2021년 시행됐다. 그동안 경범죄로 분류돼 과태료 10만 원 처분에 그치던 스토킹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기 위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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