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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MEEN X 최규석' 설명이 필요없는…'악어'
    'MEEN X 최규석' 설명이 필요없는…'악어'
    김정유 기자 2026.10.0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카카오페이지 ‘악어’액션과 누아르물에서 일가견이 있는 두 웹툰계 거장들이 만났다. ‘통’, ‘독고’ 등으로 학원물에서 큰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MEEN’ 작가(스토리)와 영화화되기도 한 ‘송곳’, ‘지옥’을 그린 최규석 작가다. 두 작가의 만남은 독자들의 기대만큼 양쪽의 장점을 절묘하게 잘 조합해냈다. 무거우면서도 흥미롭고, 기대가 되면서도 복잡한 입체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카카오페이지 ‘악어’다. ‘악어’는 살인죄로 10년을 복역한 가해자가 자신이 죽인 남자의 아들을 지키는 역설적인 관계를 그렸다. ‘악어’라는 제목은 주인공이 한 번 물면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의 별칭인데, 그만큼 극의 분위기를 잘 묘사해주는 단어다. 폭력조직이 다수 나오는 거친 배경이지만 작품의 진정한 주제는 인간의 복잡한 변화, 그리고 속죄와 변화 가능성을 자문하는 데에 있다. 단순 누아르물 이상의 의미가 함축됐단 이야기다. 주인공은 19세의 나이에 살인을 저지르고 10년간의 수형 생활을 마친 ‘정인후’.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성격 탓에 ‘악어’라 불렸던 그는 출소 후 과거를 뒤로한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전과자를 바라보는 세상의 벽은 녹록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 자신이 죽인 ‘김상철’의 아내 윤진희가 찾아와 아들 ‘김루환’의 경호를 맡아달라는 뜻밖의 제안을 건넨다.이 과정에서 인후는 루환과 그의 친구 등과 엮이며 자신을 속였던 조폭 천일과 다시 대립한다. 천일은 인후의 목을 다시 서서히 조여든다. 전과자가 사회에 나와 겪는 시선들을 교활하게 이용하며 인후를 압박한다. 인후는 교도소에서 한 수녀에게 교화되며 세상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 하지만 계속되는 장애물에 다시 폭력을 사용하게 된다. 다만 과거와 다른 건 ‘누군가를 위해’ 주먹을 쓴다는 것. 웹툰은 인후의 시선을 따라가며 한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천천히 독자들에게 설명하게 해준다.흔치 않는 관계 설정에 진지한 분위기까지, 웹툰의 전반적인 흐름은 상당히 무겁다.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분명 껍데기는 액션인데 알맹이는 ‘인간의 깊은 내면’을 다뤘다. 알맹이가 깊은만큼 껍데기 역시 다르다. 작화를 맡은 최규석 작가의 내공이 곳곳에 존재감을 나타낸다. 최 작가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캐릭터 내면의 모습들이 한 축에서 극을 이끈다. 이 정도의 작화가 없었다면, 웹툰은 이만큼의 울림을 주기 어려웠을테다. 그만큼 작화가 가진 힘이 상당했다. 지난달 5일 카카오페이지 론칭 당일 액션 장르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워낙 ‘독고’의 MEEN 작가,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가진 이름값도 컸지만, 초반부만 보더라도 이 웹툰의 흡입력을 느낄 수 있다.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막나갔더니' 잘풀리네?…'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막나갔더니' 잘풀리네?…'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김정유 기자 2026.10.03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네이버웹툰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직장인들의 로망이 있다. “로또 1등이 되면, 지긋지긋한 회사 때려질거야.” 입버릇처럼 담는 이 말은 현실 가능성이 없는 K직장인들만의 스트레스 해소용 주문과 같다. 그만큼 ‘판타지’라는 이야기다. 국내 웹툰 가운데 판타지를 그려낸 작품들은 많지만, 이처럼 직장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K판타지는 드물다. 네이버웹툰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야기다. 이 웹툰은 서인하 작가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 유극조 작가가 웹툰화한 작품이다. 현실적인 직장인의 애환에 사이다 같은 대리만족을 더했다. 최근엔 웹소설 기반으로 동명의 드라마가 방영해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웹소설부터 웹툰, 드라마까지 모든 채널에서 인기가 있다는 건 작품이 가진 스토리의 힘이 탄탄하단 얘기다. 웹툰은 초반부터 로또 1등 당첨을 그린다. ‘내가 로또 1등이라면’이라는 K직장인들의 판타지를 기반으로 하는만큼 스토리 전개는 매우 ‘사이다’스럽다. 물론 로또 1등이 18억원밖에 되진 않지만 이 정도의 금액이라도 직장인들에겐 든든한 배경이 된다. 언제나 눈치보고 비위를 맞춰야 하는 직장 생활에서 뭔지 모를 자신감을 가져다 준다. 웹툰 속 주인공 공은태가 이끄는 스토리 역시 이 같은 틀을 그대로 따라간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영업직원 공은태는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는 대신 로또라는 ‘든든한 마음의 보험’을 품고 계속 출근하기로 결심한다. 잘릴 각오로 불합리한 조직 문화와 상사의 갑질에 당당하게 맞서며 내질렀더니, 오히려 꼬이던 일들이 술술 풀리기 시작한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는 은태의 통쾌한 직장 생활이 펼쳐진다.공은태의 자신감은 K직장인들에겐 판타지이자 통쾌함으로 다가온다. 가슴 속에 품고만 있던 사직서를 무기로 회사의 불합리에 맞서는 모습도 직장인 독자들에게 청량감을 던져준다. 공감대보다는 현실 속에서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는 공은태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는 식이다. 재밌는 점은 이처럼 ‘내멋대로’ 지르는 공은태의 모습이 오히려 업무 성과와 사내 평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직장 생활을 하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교훈을 가져다 준다. 수동적으로 이끌리듯 따라갔던 회사 생활보다는, 어느 정도 주도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자세가 더 효과적이란 메시지다. 단순한 카타르시스보다도 절묘하게 현실 속 직장 생활과 연결되는 스토리와 전개가 이 웹툰의 진정한 매력요소다. 동시에 현 직장 세태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도 매력이다. 연차 높은 선배를 데리고 일을 해야 하는 어린 팀장, 계약직에 얽혀 있는 젊은 직원, 꼰대 상사 등 현실 직장내 문제들을 잘 다뤘다. 물론 일각에선 일반 기업들의 직급체계보다 하는 일이나 사내 위상이 높다는 비판도 있지만(예컨대 극중 차장이 부장 같다는 느낌), 회차를 넘길 수록 이 같은 이질감은 적응이 된다.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전통과 근대, 그리고 로맨스…'신령이야기'
    전통과 근대, 그리고 로맨스…'신령이야기'
    김정유 기자 2026.09.26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밀리의 서재 ‘신령이야기’매우 신선한 조합이다. 신령을 다루면서 동시에 근대 시절을 엮었다. 한쪽은 판타지이지만 또 다른 한쪽은 과학적이다. 상반되는 두 소재를 하나로 묶었다는 측면에서 ‘시도’ 자체가 흥미롭다. 밀리의 서재의 독점작인 ‘신령이야기’는 구한말 조선을 배경으로 한 신령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그렸다. 다양한 소재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내용이 산만할 것 같았지만, 비교적 몰입도 있게 이야기를 전개한다.이야기의 시작점이 흥미롭다. 조선의 왕 ‘이정’이 꿈속에서 국가가 패망하는 미래를 보고, 서구식 과학 문물을 도입하는대신 이를 막는 신령들을 주살하라고 명한다. 일반적인 콘텐츠에서 신령은 인간들을 보호해주는 역할로 우러러보는 존재다. 하지만 ‘신령이야기’ 속 신령들은 인간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피해자로 나온다. 신통력이 있지만 총이나 칼로 죽음을 당하는 존재여서 ‘신’이라기 보다는 인간이나 동물에 가까운 느낌이다. 웹툰 속에는 국가 공인 신령 전문 사냥꾼 ‘착령군’이 나온다. 마치 구한말 호랑이 사냥꾼인 ‘척호군’을 모티브로 한 듯한 느낌인데, 때문에 낯설지 않은 느낌을 준다. 조선의 왕이 모든 신령을 국가 발전을 방해하는 존재로 치부하고 척살하라는 명을 내리면서 이야기는 인간과 신령들의 대립으로 흘러간다. 신령들도 ‘신령군’을 조직하며 맞선다. 주인공은 마르골이란 마을의 사냥꾼 ‘예슬’이다. 여우 신령 ‘나루’와 우연한 계기로 연인이 된 인물인데, 자신의 짝이 조정에 의해 납치되자 신령군에 합류하게 된다. 나라에 반기를 들면서까지 나루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일반적인 만화 속 남녀 주인공 구도와 정반대다. 인간과 신령이란 종족의 경계를 넘어 이 작품 속 감정선을 이끈다. 웹툰의 큰 틀은 인간의 발전과 신령의 생존이다. 신령이 이전 작품들과 달리 신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보호해야 할 약자 위치에 놓이면서 멸종위기종 동물과 같은 느낌을 준다. 조선의 왕 이정도 상당히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지는데, 자신의 욕심이 아닌 나라의 명운을 우선시해 힘든 결정을 내린다.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특이한 이야기 전개는 아니지만, 소재가 특이하고 또 이를 뒤틀면서 신선함을 가져다 준다. 구한 말, 신령 등 희귀한 소재를 다루면서 웹툰 자체에 차별성을 부여한다. 작화는 크게 개성이 도드라지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코믹과 액션, 진지한 심리 묘사 등을 적절히 잘 소화한다. 웹툰 스토리 전개에 있어 크게 튀지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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