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네이버웹툰 ‘초인의 시대’초능력을 가진 초인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소재가 아니다. 이미 많은 영화와 드라마, 만화 등에서 주로 다뤄지는 매력있는 소재다. 많이 다뤄지는만큼, 히어로물에 개성을 부여하는 건 상당히 까다롭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초인의 시대’는 모든 부분에서 개성이 묻어나는 웹툰이다. 엄청 신선하다곤 말할 순 없지만 기존의 소재를 매우 개성있게 표현하는 게 장점이다.‘초인의 시대’는 소년만화에 히어물을 적당히 섞은 작품이다. 학교를 다니는 초인들의 이중생활, 그리고 이들이 극중 괴물 ‘이인종’과 싸우는 상황을 매끄럽게 연결시킨다. 그렇다고 웹툰이 가볍지는 않다. 적당히 무거우면서 긴장감을 주되, 곳곳에 가벼운 웃음거리도 전달해준다. 웹툰은 이인종으로 인해 멸망의 위기에 처한 인류가 초인들로 인해 생존하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은 고등학생 ‘임강’으로 ‘하얀모자 초인’으로 활동한다. 다른 초인들과 비밀리에 이인종과 싸우면서서 조용히 인류를 지킨다. 평범한 일상과 초인으로서의 사명 사이에서 고뇌하는 초인들의 모습도 흥미요소다. 초인에 대한 인류의 이율배반적인 시각도 잘 묘사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소재 영화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도 히어로이지만 시민들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는 배트맨의 고뇌를 잘 그렸는데, ‘초인의 시대’ 역시 이 같은 역설적인 시선을 적절하게 잘 표현했다. 때문에 깊이감이 조금 더 느껴진다.세계관도 상당히 크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러시아, 영국, 일본 등 각 국가들의 초인들이 등장한다. 이와 함께 각자 개성있는 초능력이 등장하는데 이를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초능력에 대한 묘사는 액션 작화가 어느 정도 뒷받침해야 극대화하는데, ‘초인의 시대’는 액션신이 상당히 훌륭하다. 역동적인 액션신으로 인해 꽤나 많은 분량임에도 한 회차가 금방 끝나는 느낌이다.캐릭터 작화도 상당히 개성적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소년만화풍 작화와 달리 세밀한 표정, 주름 등 어찌보면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 묘사가 이 웹툰의 차별성을 더 살려준다. 작화 자체가 개성이 있어 한번에 많은 회차를 보더라도 지루함이 덜하다. ‘초인의 시대’는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를 통해 발굴돼 2019년 7월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평점 9.94점에 관심수 50만 이상을 기록한 인기작이다. ‘초인의 시대’는 오는 27일 연재 복귀를 앞두고 있다.
‘언더독’의 성장이야기…‘초능력 F반’
김정유 기자2025.06.1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리디 ‘초능력 F반’리디에서 연재 중인 ‘초능력 F반’은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철학을 관통한다. 자신의 존재가 보잘 것 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나름의 가치가 다 부여된 존재라는 걸 이 웹툰은 전달해준다. 초능력이라는 재미난 소재를 사용했지만 전반의 이야기는 현실 속 일상과 닮아보인다. ‘초능력 F반’은 초능력이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F반은 쓸모없어 보이는 초능력만 가진 학생들을 모아놓은 클래스다. 주인공의 초능력은 남의 생일이 숫자로 보이는 ‘하찮은’ 능력이다. F반의 다른 친구들의 능력도 ‘쓰레기를 꽁초로 바꾸는 능력’, ‘머리색으로 불운을 감지하는 능력’ 등이다. 때문에 F반은 학교 내외부 모두에서 무시를 받는다. 안에서는 능력치가 출중한 A반 학생들에게 무시 당하고, 밖에는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초능력 학교인만큼 예산이 아깝다는 이유로 일반 시민들에게도 괄시를 받는다. 이 작품이 다른 히어로물과 다른 점이다. 타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먼치킨형’이라면 ‘초능력 F반’은 부족한 능력치의 일반인보다도 더 못한 존재다.웹툰은 이처럼 괄시를 받는 F반이 내면의 열등감과 외부 시련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내용을 그린다. 사회적으로 차별받던 ‘무쓸모’의 초능력 캐릭터들이 새로운 담임선생님 ‘고훈’을 만나 각자의 가치를 깨닫고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은 성장형 소년만화를 보는 듯하다.동시에 웹툰은 부족한 주인공들을 통해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거나 포기 하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작품 전반에서 강조한다. 작화도 개성 있다. 소년만화의 그림체에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의 묘사, 화려한 색감 등 극의 분위기를 잘 살린다.
무협에 재벌 이야기까지?…‘은해상단 막내아들’
김정유 기자2025.06.07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카카오페이지 ‘은해상단 막내아들’2022년 웹소설 원작 ‘재벌집 막내아들’이 드라마화 돼 큰 화제를 낳았다. 재벌집을 배경으로 한 회귀물인데, ‘대기업 오너가’란 배경이 특이해 독자들에게 흥미를 던져줬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웹툰 ‘은해상단 막내아들’은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갔다. 상단을 배경으로 한 무협물에 회귀물을 집어넣었다. ‘재벌집 막내아들’과 같은 재벌집이지만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전자가 현실세계의 재벌을 다뤘다면, ‘은해상단 막내아들’은 세계관 전반이 판타지다. 동양 판타지를 기본으로 하되 주요 소재를 상단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무협까지 포함시켜 각 장르의 재미만을 뽑아온 느낌이다. ‘은해상단 막내아들’ 역시 향란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무려 700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웹툰은 죽음을 맞은 주인공 ‘은서호’가 과거 어린 시절로 돌아와 상단을 운영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원래는 몸이 약하고 상재(장사 재능)만 있던 주인공이지만, 한번의 죽음을 맞은 후 회귀해 무공을 연마하기 시작한다. 몰살 당한 가문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주인공의 전략이 빛을 발한다. 무협물인만큼 남성 독자들이 많겠지만, 웹툰은 10~20대 여성 독자들도 흡수하기 위해 일부를 각색했다. 우선 주인공부터 미청년이고, 특이하게도 무협물에 정령이 등장한다. 예컨대 돈의 정령, 돼지 금령이 등 포인트가 되는 캐릭터들이 나와 웹툰을 풍성하게 채운다. 작화는 일반적인 로맨스 판타지 분위기가 흐른다. 무협물에 100% 들어맞는 작화의 느낌은 아니지만, 여성 독자들에게 어필할만한 그림체가 돋보인다. 가끔 보여주는 개그와 유머도 극의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살려준다. 회귀물과 재벌 이야기가 그리운 독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전달해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