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넷제로

  • ‘마스크’가 폐 손상 원인?[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로나19로 3년이나 마스크를 써왔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오는 30일이면 대중교통 등 일부를 제외하곤 해제된다. 마스크를 얼마나 더 써야될까? 앞으론 개인의 선택만 남게된다. 불안과 불확실성이 공존할 때 선택은 때로 고통스럽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선 최근 새로운 건강·보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바로 이런 불안과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다. 바로 코로나의 필수템인 마스크가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논문 발표가 지난주 언론을 통해 확산하면서다. 마스크와 미세플라스틱의 관계를 톺아보자. 사진=연합뉴스◇국내 연구진, 마스크 주원료 PP 인체조직 독성 확인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산화나 풍화 등을 통해 직경 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로 변화한 것으로, 1㎛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의 경우는 폐포까지 도달해 천식이나 폐 섬유화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마스크의 안감과 겉감의 정전기 필터는 모두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이다. 이 플라스틱 섬유 필터는 촘촘한 그물 모양으로 비말 같은 미세 입자가 쉽게 뚫지 못한다. 지난 25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과 전북대 생체안전성연구소장 김범석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PP 나노 플라스틱을 실험용 쥐의 기도에 서서히 투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PP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실험동물의 폐에서 염증성 손상이 유발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호중구성 염증반응도 관찰됐다.또 독성기전 연구에서는 PP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인간폐암 상피세포주(A549)에서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확인했으며,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신호전달경로(MAPK, NF-kappa B)를 통해 세포 손상 및 염증 유발을 확인했다.플라스틱 자체에는 독성이 없으나 ‘나노’ 수준으로 크기가 작아지면 플라스틱은 인체조직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인위적으로 생체와 조직에 나노 플라스틱을 ‘주입한(Instilled)’ 연구다. 즉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폐 손상에 영향을 준다고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마스크는 오히려 대기 중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대기 중에도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떠돌며 호흡을 통해 흡입되고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양재 대기측정소의 강우 시료를 분석한 결과 1ℓ당 594.5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마스크의 나노플라스틱 유입 경로 따져봐야 마스크의 주원료인 PP가 어떤 경로로, 얼마나 인체에 유입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일회용 마스크는 520억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적어도 15억~20억개는 바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잘못 버려지는 마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다는 말이다. 일회용 마스크의 분리배출 방법은 종량제봉투에 버리는 것이다. 부직포, 금속 띠, 종이 등으로 복합재질이여서 일반 쓰레기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일상 생활에서는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여과 성능 기준으로 40시간까지 사용해도 문제없다는 것이 해외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오크리지 과학교육연구소 등은 최근 ‘생태 독성학과 환경 안전’(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저널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연구팀은 수술용 마스크와 N95(의료용 호흡기), KF94, KN95 등 4종의 마스크에 대해 사용 시간과 세탁 여부가 여과 성능(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세척 없이 마스크를 40시간 반복 착용했을 때 KF94 마스크는 첫 효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93.3% 여과 효율을 유지했다. N95는 제품에 따라 83.7%, 99% 효율을 보이며 다소 큰 차이를 보였다. 최초 여과 효율이 67% 수준인 수술용 마스크는 40시간 착용 후 56.3%의 여과 성능을 유지했다.그러나 세탁은 정전기 기능을 저하시킨다. 연구팀은 “N95, KF94, KN95 마스크 부직포의 폴리프로필렌 섬유는 정전기 효과로 미세먼지를 제거하지만 세탁이 정전기 기능을 저하해 마스크 성능도 떨어트린다”고 전했다. 특히 마스크를 세탁하는 것은 미세플라스틱을 해양과 담수로 유출시키는 지름길이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35%가 합성섬유 세탁 과정에서 유출된다.장기간 착용으로 여과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코에 맞춰 착용하는 금속 띠(노즈피스)의 단단함과 고정력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연구진은 “일회용 마스크를 8시간 이상 사용하는 것이 환경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마스크의 여과 성능만 조사했으며 오래 착용할 경우 세균 등 미생물이 자라면서 냄새가 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김경은 기자 2023.01.29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로나19로 3년이나 마스크를 써왔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오는 30일이면 대중교통 등 일부를 제외하곤 해제된다. 마스크를 얼마나 더 써야될까? 앞으론 개인의 선택만 남게된다. 불안과 불확실성이 공존할 때 선택은 때로 고통스럽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선 최근 새로운 건강·보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바로 이런 불안과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다. 바로 코로나의 필수템인 마스크가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논문 발표가 지난주 언론을 통해 확산하면서다. 마스크와 미세플라스틱의 관계를 톺아보자. 사진=연합뉴스◇국내 연구진, 마스크 주원료 PP 인체조직 독성 확인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산화나 풍화 등을 통해 직경 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로 변화한 것으로, 1㎛ 이하의 나노플라스틱의 경우는 폐포까지 도달해 천식이나 폐 섬유화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마스크의 안감과 겉감의 정전기 필터는 모두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이다. 이 플라스틱 섬유 필터는 촘촘한 그물 모양으로 비말 같은 미세 입자가 쉽게 뚫지 못한다. 지난 25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과 전북대 생체안전성연구소장 김범석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PP 나노 플라스틱을 실험용 쥐의 기도에 서서히 투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PP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실험동물의 폐에서 염증성 손상이 유발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호중구성 염증반응도 관찰됐다.또 독성기전 연구에서는 PP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인간폐암 상피세포주(A549)에서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확인했으며,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신호전달경로(MAPK, NF-kappa B)를 통해 세포 손상 및 염증 유발을 확인했다.플라스틱 자체에는 독성이 없으나 ‘나노’ 수준으로 크기가 작아지면 플라스틱은 인체조직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인위적으로 생체와 조직에 나노 플라스틱을 ‘주입한(Instilled)’ 연구다. 즉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폐 손상에 영향을 준다고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마스크는 오히려 대기 중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대기 중에도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떠돌며 호흡을 통해 흡입되고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양재 대기측정소의 강우 시료를 분석한 결과 1ℓ당 594.5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마스크의 나노플라스틱 유입 경로 따져봐야 마스크의 주원료인 PP가 어떤 경로로, 얼마나 인체에 유입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일회용 마스크는 520억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적어도 15억~20억개는 바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잘못 버려지는 마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다는 말이다. 일회용 마스크의 분리배출 방법은 종량제봉투에 버리는 것이다. 부직포, 금속 띠, 종이 등으로 복합재질이여서 일반 쓰레기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일상 생활에서는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여과 성능 기준으로 40시간까지 사용해도 문제없다는 것이 해외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오크리지 과학교육연구소 등은 최근 ‘생태 독성학과 환경 안전’(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저널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연구팀은 수술용 마스크와 N95(의료용 호흡기), KF94, KN95 등 4종의 마스크에 대해 사용 시간과 세탁 여부가 여과 성능(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세척 없이 마스크를 40시간 반복 착용했을 때 KF94 마스크는 첫 효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93.3% 여과 효율을 유지했다. N95는 제품에 따라 83.7%, 99% 효율을 보이며 다소 큰 차이를 보였다. 최초 여과 효율이 67% 수준인 수술용 마스크는 40시간 착용 후 56.3%의 여과 성능을 유지했다.그러나 세탁은 정전기 기능을 저하시킨다. 연구팀은 “N95, KF94, KN95 마스크 부직포의 폴리프로필렌 섬유는 정전기 효과로 미세먼지를 제거하지만 세탁이 정전기 기능을 저하해 마스크 성능도 떨어트린다”고 전했다. 특히 마스크를 세탁하는 것은 미세플라스틱을 해양과 담수로 유출시키는 지름길이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35%가 합성섬유 세탁 과정에서 유출된다.장기간 착용으로 여과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코에 맞춰 착용하는 금속 띠(노즈피스)의 단단함과 고정력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연구진은 “일회용 마스크를 8시간 이상 사용하는 것이 환경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마스크의 여과 성능만 조사했으며 오래 착용할 경우 세균 등 미생물이 자라면서 냄새가 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 미세플라스틱 사용제품 '톱6'는?…‘화장품’은 조족지혈[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전 세계 해양에서 발생하는 2차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1990년 이전에 생산된 플라스틱이다. 50년 이상 마모되고 풍화되며 해양을 플라스틱 스프로 만들고 있다. 아주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환경과 생체를 습격 중이다.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제대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지는 고작 5년여다. 2017년 이후 미세플라스틱을 주제로 발표된 논문 수는 폭증하기 시작했다. 인류가 만든 물질의 위험성은 밝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세플라스틱의 인체에 대한 위험은 아직 ‘모른다’고 하는 게 적절하다. 특히 환경 규제는 대체로 소를 잃은 뒤에야 수리에 나서는 경향이 높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바르고, 흡입하고 있다. 음식은 물론 피부와 호흡을 통해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주 미세플라스틱 규제 동향에서 살펴봤듯이 당분간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야 한다.(미세플라스틱 범벅 종이컵·담배…규제논의는 시늉만[플라스틱 넷제로])출처: 한국환경연구원 ‘미세플라스틱 건강피해 저감연구 3이에 미세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대처방안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폭넓게 규제하고 있는 화장품의 마이크로비즈는 미세플라스틱 배출량 상위 제품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위적으로 투입되는 1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유럽화학물질청(ECAH)이 발생원으로 미세플라스틱 개별 제품군의 특성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배출량과 유출량을 나타내는 것은 인조잔디 충전재다. 배출량 기준으로만 보면 인조잔디 충전재는 마이크로비즈가 투입되는 화장품의 약 930배다. 다음은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제품(1차 미세플라스틱) 상위 6개의 특징과 환경으로의 유출량, 대체품의 존재다. ◇1차 미세플라스틱 사용량 top 6인조잔디는 천연잔디를 모사한 파일(Yarn 또는 Filament)을 인공 합성섬유로 만들기 때문에 2차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충전재(Infill Material)는 주로 폐타이어로 만들어 1차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다. 사용량은 유럽내에서 10만t, 환경으로 배출되는 양은 1만6000t으로 추정된다. 미세플라스틱 사용 제품군중 사용량과 유출량이 가장 많다. 코르크와 코코넛같은 친환경 소재 대체품이 존재한다. 다만 천연재료는 복원력과 미생물 번식 등의 단점이 있다. 대체기술보다 천연잔디 사용이 대안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으며, 인조잔디 사용량 집계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 세계 인조잔디의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판매 점유율은 2018년 기준 77.09%다. 출처: KEI인조잔디 다음으로 유출량이 높은 것은 ‘농업 및 원예’ 용품이다. 멀칭 비닐 등의 이용으로 2차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이자 방출 제어 비료, 코팅 종자 등 광범위한 수준에서 1차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한다. ECHA에 따르면 농업 부문에서는 사용량 전량이 환경으로 배출되며, 환경 중 배출량은 연 1만t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업 규모나 사용량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대체물질 실용 사례가 나오는 정도에 그친다. 세정제에서도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으로 배출된다. ECHA의 분류에 따르면 세정제는 세척제 등 마이크로비즈를 포함하는 것과 섬유유연제와 세제 등의 향기캡슐, 그 외 세제와 식기 세척액, 왁스, 광택제 및 방향제 등 에어케어 제품 등이 있다. 유럽 지역에서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연 약 1만7000t으로 이 중 8500t이 환경에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환경부가 세정기능을 가진 제품군 중 생활화학제품 내 세정제(세정제, 제거제)와 세탁제품(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세척제) 5종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세정제를 중심으로 천연제품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으나 아직 왁스나 폴리시 등 유지 관리제는 대체물질 개발이 더디다.화장품류는 헹굼형 제품과 잔류형 제품으로 크게 구분된다. 헹굼형 제품도 마이크로비즈가 투입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립스틱 및 매니큐어 등 색조 화장을 목적으로 피부에 침투해 발색을 강화하거나 제품 기능 유지를 위해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즉 각질 제거 제품, 세안제, 리무버, 샴푸, 구강관리제, 모발 착색제, 모발 및 체모 표백제와 영양제, 보습제, 보디로션, 파운데이션, 파우더, 컨실러, 마스카라, 아이섀도, 아이펜슬, 아이라이너, 립스틱, 태닝 제품, 헤어케어 제품, 손톱 광택제, 경화제, 접착제 등 다양한 제품에서 사용된다. 미세플라스틱을 규제하는 국가 대부분은 마이크로비즈 투입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비즈 사용 화장품은 발생원 비중이 높지 않다. 헹굼형 제품에서는 6500t의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됐는데, 이중 마이크로비즈는 107t에 불과하다. 잔류형에는 2100t이 사용됐다. 한편, 화장품류를 통틀어 약 3800t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17년부터 헹굼형 제품과 위생용품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마이크로비즈는 천연 대체품이 많아 규제가 용이한 편이다. 다만 잔류형은 천연 성분으로 대체가 가능하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페인트나 분말 코팅제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첨가되는데, 페인트 및 코팅제에 사용되는 유럽내 사용량은 연간 약 5300t이며 이중 2700t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미세플라스틱 의존도가 높으며, 2020년 조사 기준 대체물질 개발 사례가 없었다. 의약품 중에선 체내에서 일정한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활성 물질의 용해도를 높여 흡수와 작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출 제어 코팅제에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되어 있다. 의료기기는 의료용 정제 또는 수처리 등을 위한 이온 교환 수지의 고분자 필터나 중환자 및 중환자실의 혈액 치료를 위한 흡착제와 흡수제 과립, 초음파 변환기 등에서 사용된다고 보고 있다. 의료기기에서는 1100만t이 환경에 배출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페인트나 의약품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규제 논의가 없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차 미세플라스틱 발생량 타이어 마모 단연 1위1차 미세플라스틱에 비해 환경에 훨씬 많은 양을 유출하는 것은 비의도적인 2차 미세플라스틱이다. ‘타이어 마모와 합성섬유 세탁’ 등을 통해 연간 약 수만t이 환경으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2차 미세플라스틱 추정치는 한국환경연구원(KEI)의 국내 연구 사례가 존재한다. 2019년에 진행된 ‘미세플라스틱 건강피해 저감 1차 연구’에 따르면 타이어 마모를 통해 국내에서 연간 4만9228~5만5007t의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고, 발생량의 73%가 수계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내 1차 미세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2020년 진행된 2차 연구에서는 합성섬유 세탁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섬유의 연간 국내 유출량이 약 273~4208t으로 추정됐다. 2차 미세플라스틱 사용저감 정책은 타이어 마모는 도로비점오염원 저감, 재비산먼지 대책, 물청소 등이 있다. 그러나 하수처리시설 등에 따라서 효과가 좌우된다. 타이어의 내구성을 높이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주행거리를 낮추는 것이 보다 근본적 대책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섬유는 세탁시 보풀거름망 등 필터를 통해 약 50%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플리스 재질은 미세섬유의 발생량이 여타 섬유에 비해 높아 별도의 거름망을 세탁시 활용할 필요가 높다고 강조했다. 전자업계에 세탁기 필터 부착을 법제화하는 법안이 지난해 하반기 발의된 바 있다. 연구단은 3년간 수행한 연구를 종합해보면 “미세플라스틱은 지구상의 모든 공간에 분포하는 오염물질이 됐다”며 “관련 연구가 50여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지역이나 국가별로 또는 계절이나 연차별로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어떻게 변하고 분포하는지 예측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총평했다.
    김경은 기자 2023.01.2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전 세계 해양에서 발생하는 2차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1990년 이전에 생산된 플라스틱이다. 50년 이상 마모되고 풍화되며 해양을 플라스틱 스프로 만들고 있다. 아주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환경과 생체를 습격 중이다.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제대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지는 고작 5년여다. 2017년 이후 미세플라스틱을 주제로 발표된 논문 수는 폭증하기 시작했다. 인류가 만든 물질의 위험성은 밝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세플라스틱의 인체에 대한 위험은 아직 ‘모른다’고 하는 게 적절하다. 특히 환경 규제는 대체로 소를 잃은 뒤에야 수리에 나서는 경향이 높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바르고, 흡입하고 있다. 음식은 물론 피부와 호흡을 통해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주 미세플라스틱 규제 동향에서 살펴봤듯이 당분간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야 한다.(미세플라스틱 범벅 종이컵·담배…규제논의는 시늉만[플라스틱 넷제로])출처: 한국환경연구원 ‘미세플라스틱 건강피해 저감연구 3이에 미세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대처방안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폭넓게 규제하고 있는 화장품의 마이크로비즈는 미세플라스틱 배출량 상위 제품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위적으로 투입되는 1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유럽화학물질청(ECAH)이 발생원으로 미세플라스틱 개별 제품군의 특성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배출량과 유출량을 나타내는 것은 인조잔디 충전재다. 배출량 기준으로만 보면 인조잔디 충전재는 마이크로비즈가 투입되는 화장품의 약 930배다. 다음은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제품(1차 미세플라스틱) 상위 6개의 특징과 환경으로의 유출량, 대체품의 존재다. ◇1차 미세플라스틱 사용량 top 6인조잔디는 천연잔디를 모사한 파일(Yarn 또는 Filament)을 인공 합성섬유로 만들기 때문에 2차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충전재(Infill Material)는 주로 폐타이어로 만들어 1차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다. 사용량은 유럽내에서 10만t, 환경으로 배출되는 양은 1만6000t으로 추정된다. 미세플라스틱 사용 제품군중 사용량과 유출량이 가장 많다. 코르크와 코코넛같은 친환경 소재 대체품이 존재한다. 다만 천연재료는 복원력과 미생물 번식 등의 단점이 있다. 대체기술보다 천연잔디 사용이 대안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으며, 인조잔디 사용량 집계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 세계 인조잔디의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판매 점유율은 2018년 기준 77.09%다. 출처: KEI인조잔디 다음으로 유출량이 높은 것은 ‘농업 및 원예’ 용품이다. 멀칭 비닐 등의 이용으로 2차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이자 방출 제어 비료, 코팅 종자 등 광범위한 수준에서 1차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한다. ECHA에 따르면 농업 부문에서는 사용량 전량이 환경으로 배출되며, 환경 중 배출량은 연 1만t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업 규모나 사용량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대체물질 실용 사례가 나오는 정도에 그친다. 세정제에서도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으로 배출된다. ECHA의 분류에 따르면 세정제는 세척제 등 마이크로비즈를 포함하는 것과 섬유유연제와 세제 등의 향기캡슐, 그 외 세제와 식기 세척액, 왁스, 광택제 및 방향제 등 에어케어 제품 등이 있다. 유럽 지역에서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연 약 1만7000t으로 이 중 8500t이 환경에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환경부가 세정기능을 가진 제품군 중 생활화학제품 내 세정제(세정제, 제거제)와 세탁제품(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세척제) 5종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세정제를 중심으로 천연제품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으나 아직 왁스나 폴리시 등 유지 관리제는 대체물질 개발이 더디다.화장품류는 헹굼형 제품과 잔류형 제품으로 크게 구분된다. 헹굼형 제품도 마이크로비즈가 투입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립스틱 및 매니큐어 등 색조 화장을 목적으로 피부에 침투해 발색을 강화하거나 제품 기능 유지를 위해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즉 각질 제거 제품, 세안제, 리무버, 샴푸, 구강관리제, 모발 착색제, 모발 및 체모 표백제와 영양제, 보습제, 보디로션, 파운데이션, 파우더, 컨실러, 마스카라, 아이섀도, 아이펜슬, 아이라이너, 립스틱, 태닝 제품, 헤어케어 제품, 손톱 광택제, 경화제, 접착제 등 다양한 제품에서 사용된다. 미세플라스틱을 규제하는 국가 대부분은 마이크로비즈 투입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비즈 사용 화장품은 발생원 비중이 높지 않다. 헹굼형 제품에서는 6500t의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됐는데, 이중 마이크로비즈는 107t에 불과하다. 잔류형에는 2100t이 사용됐다. 한편, 화장품류를 통틀어 약 3800t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17년부터 헹굼형 제품과 위생용품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마이크로비즈는 천연 대체품이 많아 규제가 용이한 편이다. 다만 잔류형은 천연 성분으로 대체가 가능하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페인트나 분말 코팅제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첨가되는데, 페인트 및 코팅제에 사용되는 유럽내 사용량은 연간 약 5300t이며 이중 2700t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미세플라스틱 의존도가 높으며, 2020년 조사 기준 대체물질 개발 사례가 없었다. 의약품 중에선 체내에서 일정한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활성 물질의 용해도를 높여 흡수와 작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출 제어 코팅제에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되어 있다. 의료기기는 의료용 정제 또는 수처리 등을 위한 이온 교환 수지의 고분자 필터나 중환자 및 중환자실의 혈액 치료를 위한 흡착제와 흡수제 과립, 초음파 변환기 등에서 사용된다고 보고 있다. 의료기기에서는 1100만t이 환경에 배출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페인트나 의약품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규제 논의가 없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차 미세플라스틱 발생량 타이어 마모 단연 1위1차 미세플라스틱에 비해 환경에 훨씬 많은 양을 유출하는 것은 비의도적인 2차 미세플라스틱이다. ‘타이어 마모와 합성섬유 세탁’ 등을 통해 연간 약 수만t이 환경으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2차 미세플라스틱 추정치는 한국환경연구원(KEI)의 국내 연구 사례가 존재한다. 2019년에 진행된 ‘미세플라스틱 건강피해 저감 1차 연구’에 따르면 타이어 마모를 통해 국내에서 연간 4만9228~5만5007t의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고, 발생량의 73%가 수계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내 1차 미세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2020년 진행된 2차 연구에서는 합성섬유 세탁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섬유의 연간 국내 유출량이 약 273~4208t으로 추정됐다. 2차 미세플라스틱 사용저감 정책은 타이어 마모는 도로비점오염원 저감, 재비산먼지 대책, 물청소 등이 있다. 그러나 하수처리시설 등에 따라서 효과가 좌우된다. 타이어의 내구성을 높이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주행거리를 낮추는 것이 보다 근본적 대책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섬유는 세탁시 보풀거름망 등 필터를 통해 약 50%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플리스 재질은 미세섬유의 발생량이 여타 섬유에 비해 높아 별도의 거름망을 세탁시 활용할 필요가 높다고 강조했다. 전자업계에 세탁기 필터 부착을 법제화하는 법안이 지난해 하반기 발의된 바 있다. 연구단은 3년간 수행한 연구를 종합해보면 “미세플라스틱은 지구상의 모든 공간에 분포하는 오염물질이 됐다”며 “관련 연구가 50여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지역이나 국가별로 또는 계절이나 연차별로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어떻게 변하고 분포하는지 예측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총평했다.
  • 미세플라스틱 범벅 종이컵·담배…규제논의는 시늉만[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세플라스틱 범벅이라는 종이컵과 담배필터. 미세플라스틱이 암 치명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오며 우려가 높아지자 미세플라스틱을 유해물질로 지정해 규제해야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미세플라스틱 문제 대응을 위한 다부처 협의체가 출범했다. 지난 2019년 7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된 ‘과학기술 기반 미세플라스틱 문제대응 추진전략’ 이후 무려 3년 5개월만이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다양한 규제 논의가 진전된 반면, 우리나라의 미세플라스틱 관련 논의는 이제 첫 걸음을 겨우 뗐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세부 방안이 나오기까지 지켜 본단 입장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의체 구성 이후 1차 회의에서는 사례조사와 다른 부처와의 사안 공유 등을 통해 많은 과제를 살폈다”며 “다만 (미세플라스틱 규제 논의는) 해외 규제 논의와 연계되는 만큼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미세플라스틱이 안건으로 논의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상당기간 다부처 협의체는 관계부처의 정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데다, 국내 정부 조직상 미세플라스틱 소관 부처나 위원회 등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지 않아 정책 추진 동력도 떨어진다. 국민들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인지도도 높지 않단 점 역시 적극적 규제 논의로 이어지지 않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사진=독일환경청위해성 연구 한계화학제품 규제의 틀 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논의되려면 우선 인체에 위해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돼야한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 입증은 현재 연구수준에선 한계가 커 입증이 쉽지 않다. 다만 동물실험 결과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에 위해하다는 것이 밝혀지는 등 규제 필요성을 높이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실험쥐에 미세플라스틱을 투입한 결과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가속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유발한다는 것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돼 유력 학술지에 등재됐다.이후 암환자들과 임산부들 사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상에서 활발하게 퍼지며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최근 미세플라스틱 연구 가운데서는 플라스틱이 아니여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믿었던 일회용 종이컵과 담배필터에 대한 연구가 화제를 모았다. 유해 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따르면 인도의 한 연구 팀이 종이컵에 85~90도 온수를 100ml 부어 15분간 방치한 결과 대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물속에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종이컵의 안쪽 표면에 얇은 폴리에틸렌(PE) 코팅에서 무려 100ml에 약 2만5000개가 발생했다. 담배꽁초에서는 매년 약 30만톤의 미세섬유가 수환경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논문이 지난 2021년 한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이는 세탁을 통해 발생한 유입량(28만톤)과 유사한 수준이다. 앞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 해양에 분포하는 미세플라스틱의 35%가 세탁과정에서 발생한 미세섬유로, 조사된 발생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대표적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이었던 세탁만큼 담배꽁초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난 셈이다. 이 외에도 자외선차단제, 마스카라, 보건용 마스크, 생리대, 티백차, 껌, 생수, 치아광택제, 콘택트렌즈, 도료 및 페인트, 인조잔디, 타이어, 농업용 폐기물 등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은 다양하다. 바다와 담수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각종 매크로(Macro) 플라스틱이 마모되면서 먹이사슬을 따라 인체에 유입되기도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발생 잠재량은 연간 6만2780~21만5500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해외에 비해 발생량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높은 플라스틱 사용량 △국토 면적당 인구밀집도 △미세플라스틱 저감 정책 미흡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은 규제해야될 물질일까 현재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히 해양 쓰레기로 규제하는 논의를 넘어서고 있다. 캐나다는 플라스틱을 인간의 보건을 위협할 화학물질로 규정했고, 유럽연합에선 광범위한 제품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들의 규제 근거는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과 플라스틱 유출 폭증에 따른 환경 위협이다. 위해성 입증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미세플라스틱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규제 논의는 제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투입된 1차 미세플라스틱과 마모 등에 따라 비의도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기업의 사용을 제한하고 천연제품이나 대체물질을 사용토록 하고, 2차 미세플라스틱 규제는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량 감축과 연계해 이뤄진다. 캐나다는 지난 2021년 4월 플라스틱을 환경보호법 부칙 1에 독성물질로 지정했다. 이 법에 따라 장관은 플라스틱 제조 품목에 위험 관리 조치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실질적 규제조치가 논의되고 있는 유럽연합은 2018년 1월부터 5년여에 걸쳐 이해관계자 논의, 초안 마련, 회원국 협의·투표 등을 거쳐 올해 최종 합의안을 공개한단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초안에 따르면 1차 미세플라스틱을 화학물질 관리 전략에 의거한 ‘유럽 신화학물질 관리 제도(REACH)’의 관리 대상 물질로 포함하며, 제품별 대체물질 기술개발 등을 고려해 5~8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대상 제품은 발생기여도가 높은 화장품, 세정제, 농업 및 원예용품, 의료기기 및 의약제품, 인조잔디 등이다. 아울러 비의도적 유출인 2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는 해양쓰레기 현황조사에서 확인된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을 중심으로 △일회용 면봉 △포크·수저 등 커트러리 △음료용기 및 식품용기 △물티슈 △위생패드 △풍선 및 풍선막대 △필터를 포함하는 담배필터 등이다. 10개 제품에 대해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에 따라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1차 미세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화장품, 위생용품, 세정제 일부에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일회용 종이컵이나 담배필터 등 2차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전문적이고 포괄적으로 다루는 개별 규정은 없다. 주요 발생원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리 조치는 없다. 심지어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기로 했으나, 제주와 세종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전국 시행 시기는 요원하다. 일회용비닐 금지는 1년여의 계도기간을 부여키로하는 등 일회용품 규제정책은 뒷걸음질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선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를 다룰 위원회 등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은 해양수산부, 육상은 환경부, 개별 제품은 법령에서 정하는 소관부처가 담당한다. 철저하게 부처 칸막이가 존재하는 한국 정부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종합적 관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박정규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15일 보고서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관리 정책 추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위계화된 정책 전략이나 비전을 제시하고 중장기적 방향성을 가이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관리부처의 정책적 우선순위나 판단에 따라 특정 제품군 또는 발생원에 한정해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지 일주일 후 다부처 협의체가 만들어졌으나, 종합 정책을 개발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긴 마찬가지다. 다부처 협의체의 위원장은 환경부 환경보건국장으로,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농립축산식품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촌진흥청 등 8개 부처 과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각 부처별 정책 목표가 다른 만큼 미세플라스틱 감축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정책 아젠다를 개발할 동력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기획기사는 이데일리 독자의 미세플라스틱 취재요청에 따라 한국환경연구원의 ‘미세플라스틱의 건강 피해 저감 연구 Ⅲ’ 및 ‘미세플라스틱 발생 저감을 위한 담배필터 관리방안’ 보고서를 중심으로, 유럽연합집행위원회와 캐나다 정부 웹사이트 등을 참고해 작성했다. )
    김경은 기자 2023.01.1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세플라스틱 범벅이라는 종이컵과 담배필터. 미세플라스틱이 암 치명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오며 우려가 높아지자 미세플라스틱을 유해물질로 지정해 규제해야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미세플라스틱 문제 대응을 위한 다부처 협의체가 출범했다. 지난 2019년 7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된 ‘과학기술 기반 미세플라스틱 문제대응 추진전략’ 이후 무려 3년 5개월만이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다양한 규제 논의가 진전된 반면, 우리나라의 미세플라스틱 관련 논의는 이제 첫 걸음을 겨우 뗐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세부 방안이 나오기까지 지켜 본단 입장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의체 구성 이후 1차 회의에서는 사례조사와 다른 부처와의 사안 공유 등을 통해 많은 과제를 살폈다”며 “다만 (미세플라스틱 규제 논의는) 해외 규제 논의와 연계되는 만큼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미세플라스틱이 안건으로 논의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상당기간 다부처 협의체는 관계부처의 정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데다, 국내 정부 조직상 미세플라스틱 소관 부처나 위원회 등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지 않아 정책 추진 동력도 떨어진다. 국민들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책 인지도도 높지 않단 점 역시 적극적 규제 논의로 이어지지 않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사진=독일환경청위해성 연구 한계화학제품 규제의 틀 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논의되려면 우선 인체에 위해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돼야한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 입증은 현재 연구수준에선 한계가 커 입증이 쉽지 않다. 다만 동물실험 결과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에 위해하다는 것이 밝혀지는 등 규제 필요성을 높이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실험쥐에 미세플라스틱을 투입한 결과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가속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유발한다는 것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돼 유력 학술지에 등재됐다.이후 암환자들과 임산부들 사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소셜네트워크상에서 활발하게 퍼지며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최근 미세플라스틱 연구 가운데서는 플라스틱이 아니여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믿었던 일회용 종이컵과 담배필터에 대한 연구가 화제를 모았다. 유해 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따르면 인도의 한 연구 팀이 종이컵에 85~90도 온수를 100ml 부어 15분간 방치한 결과 대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물속에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종이컵의 안쪽 표면에 얇은 폴리에틸렌(PE) 코팅에서 무려 100ml에 약 2만5000개가 발생했다. 담배꽁초에서는 매년 약 30만톤의 미세섬유가 수환경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논문이 지난 2021년 한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이는 세탁을 통해 발생한 유입량(28만톤)과 유사한 수준이다. 앞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 해양에 분포하는 미세플라스틱의 35%가 세탁과정에서 발생한 미세섬유로, 조사된 발생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대표적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이었던 세탁만큼 담배꽁초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난 셈이다. 이 외에도 자외선차단제, 마스카라, 보건용 마스크, 생리대, 티백차, 껌, 생수, 치아광택제, 콘택트렌즈, 도료 및 페인트, 인조잔디, 타이어, 농업용 폐기물 등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은 다양하다. 바다와 담수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각종 매크로(Macro) 플라스틱이 마모되면서 먹이사슬을 따라 인체에 유입되기도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발생 잠재량은 연간 6만2780~21만5500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해외에 비해 발생량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높은 플라스틱 사용량 △국토 면적당 인구밀집도 △미세플라스틱 저감 정책 미흡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은 규제해야될 물질일까 현재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히 해양 쓰레기로 규제하는 논의를 넘어서고 있다. 캐나다는 플라스틱을 인간의 보건을 위협할 화학물질로 규정했고, 유럽연합에선 광범위한 제품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들의 규제 근거는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과 플라스틱 유출 폭증에 따른 환경 위협이다. 위해성 입증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미세플라스틱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규제 논의는 제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투입된 1차 미세플라스틱과 마모 등에 따라 비의도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기업의 사용을 제한하고 천연제품이나 대체물질을 사용토록 하고, 2차 미세플라스틱 규제는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량 감축과 연계해 이뤄진다. 캐나다는 지난 2021년 4월 플라스틱을 환경보호법 부칙 1에 독성물질로 지정했다. 이 법에 따라 장관은 플라스틱 제조 품목에 위험 관리 조치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실질적 규제조치가 논의되고 있는 유럽연합은 2018년 1월부터 5년여에 걸쳐 이해관계자 논의, 초안 마련, 회원국 협의·투표 등을 거쳐 올해 최종 합의안을 공개한단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초안에 따르면 1차 미세플라스틱을 화학물질 관리 전략에 의거한 ‘유럽 신화학물질 관리 제도(REACH)’의 관리 대상 물질로 포함하며, 제품별 대체물질 기술개발 등을 고려해 5~8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대상 제품은 발생기여도가 높은 화장품, 세정제, 농업 및 원예용품, 의료기기 및 의약제품, 인조잔디 등이다. 아울러 비의도적 유출인 2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는 해양쓰레기 현황조사에서 확인된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을 중심으로 △일회용 면봉 △포크·수저 등 커트러리 △음료용기 및 식품용기 △물티슈 △위생패드 △풍선 및 풍선막대 △필터를 포함하는 담배필터 등이다. 10개 제품에 대해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에 따라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1차 미세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화장품, 위생용품, 세정제 일부에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일회용 종이컵이나 담배필터 등 2차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전문적이고 포괄적으로 다루는 개별 규정은 없다. 주요 발생원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리 조치는 없다. 심지어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기로 했으나, 제주와 세종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전국 시행 시기는 요원하다. 일회용비닐 금지는 1년여의 계도기간을 부여키로하는 등 일회용품 규제정책은 뒷걸음질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선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를 다룰 위원회 등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은 해양수산부, 육상은 환경부, 개별 제품은 법령에서 정하는 소관부처가 담당한다. 철저하게 부처 칸막이가 존재하는 한국 정부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종합적 관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박정규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15일 보고서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관리 정책 추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위계화된 정책 전략이나 비전을 제시하고 중장기적 방향성을 가이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관리부처의 정책적 우선순위나 판단에 따라 특정 제품군 또는 발생원에 한정해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지 일주일 후 다부처 협의체가 만들어졌으나, 종합 정책을 개발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긴 마찬가지다. 다부처 협의체의 위원장은 환경부 환경보건국장으로,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농립축산식품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식품의약품안전처·농촌진흥청 등 8개 부처 과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각 부처별 정책 목표가 다른 만큼 미세플라스틱 감축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정책 아젠다를 개발할 동력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기획기사는 이데일리 독자의 미세플라스틱 취재요청에 따라 한국환경연구원의 ‘미세플라스틱의 건강 피해 저감 연구 Ⅲ’ 및 ‘미세플라스틱 발생 저감을 위한 담배필터 관리방안’ 보고서를 중심으로, 유럽연합집행위원회와 캐나다 정부 웹사이트 등을 참고해 작성했다. )
  •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일회용컵에 300원의 보증금을 메겨 재활용률을 올리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각종 논란으로 누더기가 되면서 사문화 우려가 나온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논란에서 우리나라의 자원순환 정책 및 재활용 생태계의 문제가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일회용컵에 대해 보증금제도를 적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최초다. 세종과 제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선도적으로 시행한 지난 한 달, 매장 당 하루 평균 9개꼴로 반납이 이뤄졌다. 저조한 성과다. 다만 보증금 반납 처리가 8주 이내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약 4~5주간 반납 실적은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환경부는 실제로는 20~30%의 반납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데는 그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지만, 환경 영향을 줄이도록 의무가 부가되는 주체의 반발은 필연적이다. 특히 주요 원인이 기형적인 제도라면 정책은 희화화될 뿐 정책 수용성은 먼 이야기가 된다. 순환경제의 기본은 생산단계에서 재활용·재사용을 고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정책 역시 설계 단계에서 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만들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논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세 가지 문제를 짚어봤다.사진=이데일리DB①재활용 시스템 고려없이 제도 설계…모순적 제도설계일회용컵은 재활용이 쉽지 않다. 재활용 원료로 저품질이다. 오염을 제거해야하고, 종이컵은 플라스틱 코팅을 해리(분자가 분해되는 것) 처리해야하며 보증금제 부착 라벨도 제거해야 한다. 종이컵은 물론 플라스틱 음료컵은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한단 이야기다. 처리비용이 재활용 원료로의 판매 수익을 초과하는 상태다. 3곳의 재활용 업체와 2곳의 회수 업체가 현재 세종과 제주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은 제도 운영 재원은 ‘미반환 보증금’이다. 문제는 제도가 정책목표를 달성할수록 이같은 회수·재활용 업체의 손해를 메우고 대상 매장을 지원하는 재원인 ‘미반환 보증금’은 마르게 된다는 점이다. 일회용컵 회수율이 오를수록 미반환 보증금은 줄어드니 제도 운영 기반이 흔들리는 ‘예견된 아이러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정책 목표는 회수율 90%다. 일회용컵을 재활용하겠다고 만든 제도인 만큼 결국 처리비용은 종량제봉투제처럼 일반회계 등에서 충당하거나 보증금 인상 수순으로 밟을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러나 재활용은 국가·지자체의 책임이 없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데 대한 근거가 없고, 보증금 인상은 저항이 높아 더 쉽지 않은 문제다. ②생산자 부담 사라지고 소상공인 열정페이로일회용컵은 폐기물부담금 대상이다. 그러나 보증금제 대상 일회용컵은 이런 생산자의 폐기물부담금 부담을 없애고,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들에게 회수체계에 대한 부담을 지게 했다. 즉 소상공인들이다. 생산업자는 재활용 의무에서 제외되고, 최종 유통업자에게만 의무를 부가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매장에서는 컵을 ‘수거’하고 ‘세척’하고, 마개와 컵홀더를 ‘분리’해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을 따로 모아 회수 업체에 전달한다. 이를 ‘수거-회수-선별-재활용’의 통상 재활용 단계에서 보면 사실상 ‘수거, 선별’ 업무를 이들이 담당하는 셈이다. 세척은 소비자 의무이지만, 씻지 않았다고 안 받을 수 없는 노릇이다. 회수 업체들은 일정량 이상 모였을 때 회수 신청을 받기 때문에 작은 매장에선 ‘보관’도 사소한 문제는 아니다. ‘한국형’ 재활용 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례없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전에 없던 재활용 업무가 더해지니 반발이 거센 건 당연했다. △라벨 제작비(개당 6.99원) △간이회수기 지원 △카드수수료 △회수 처리지원금(표준용기 사용시 개당 4원) 등이 지난해 5월 이후 매장 지원방안 논의를 거쳐 도입됐다. ③버리기엔 아까운 300원…다른 매장으로 발길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발을 감수하고라도 정책이 정착될 수 있을지 여부다.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이긴하나 가격 인상 효과에 따른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가 나온다.보증금제 대상인 다회용컵과 빈병 등과 비교해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소비를 회피할 요인이 더 크다. 다회용컵은 보증금이 높은 만큼 반환율(보증금 1000원, 회수율 80%)도 높지만, 반환하지 않더라도 개인컵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회용컵은 가정에선 거의 쓰레기일 뿐이다. 300원이 고스란히 가격 인상으로만 여겨질 공산이 크다는 말이다. 아울러 빈병(보증금 150원, 회수율 63%)과 비교하면 입구의 크기가 커 섭취 후 이동 과정의 보관 용이성이 떨어진다. 문제는 보증금 300원이 만만찮다는거다. 반환이 어려울 것으로 기대될 때 심리적 소비 저항이 발생할 수 있는 금액이다. 보증금 300원은 ‘반환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정해진 가격이다. 심리적으로 ‘버리기는 아까운 돈’이란 말이다. 대상 점주들은 30~40%의 매출 감소를 토로했다. 소비자들이 미실시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주장이다. 보증금제의 주요 성패 요인 중 하나는 반환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도 예외의 범위가 너무 크다. 매장 100군데 이상 프랜차이즈가 아닌 매장은 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전체의 30%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2일 제주와 세종에 선도사업이 시행됐으나, 대상 매장 40%가 이런 형평성을 이유로 보이콧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독일 내에선 최종 유통업자에게도 다회용(리유저블) 컵과 그릇 제공 의무가 생겼다. 5명 이하 기업과 사업장 규모 80㎡ 이하를 제외하고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은 재사용 가능 포장재를 제공해야 한다. 리컵 등 스타트업들 다양한 다회용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많은 소규모 매장에서는 다회용기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해외에선 징벌적 세금부과하거나 다회용기로 전환이 법 제정 당시 재활용 업계와 환경부 내부에서도 부정적 시각을 개시했으나 결국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맹목적 목표하에 법이 통과됐다. 이후 거듭되는 유예와 누더기식 제도 변경으로 일회용컵 사용이 획기적으로 감축되기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고시를 통해 전국 시행에 대해 ‘3년 내’ 기한을 제시, 전국 확대 시행은 제주와 세종에서 1년여의 시행 결과를 평가한 이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짧지 않은 시간을 이대로 흘려 버려야할 수도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해 10월 순환경제 선도국 독일에 대한 기획기사를 통해 독일의 다회용컵 사용 시스템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소형 매장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수의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가 회수체계를 공유하면서 형성된 시장 친화적, 친환경적 생태계다. 독일 정부는 플라스틱 포장재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 등 최종 유통업자에게도 재사용(리유저블) 포장재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발생했다. 법적으로 소비자들은 다회용기와 일회용을 선택할 수 있지만, 독일 사회는 이미 다회용기 시스템이 공고히 자리잡은 상태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시장에 독일 정부는 이처럼 법적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재사용 시장을 촉진한 것이다. 여기에 일회용품 제품 생산업자에게는 징벌적 세금을 메겨 일회용품 사용 유인을 크게 떨어뜨릴 계획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의 경우 kg당 1.23유로(1600원)로, 우리나라는 이와 유사한 폐기물 부담금이 kg당 150원 수준이다. 당근책도 있다. 재사용 용기에 대해서도 친환경 마크인 ‘블루엔젤(Blue engel)’ 수여 기준을 제정함으로써 인증 기업에 강력한 홍보 수단을 제공했다. 블루엔젤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과 권위 있는 환경마크다. 리유저블컵은 인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물질의 사용을 피해야하고, 최소 500번의 헹굼 주기를 견뎌야하며 수명이 다하면 회수해 기계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 재사용 컵 시스템 사업자는 물류계획, 운송경로, 운송차량 등이 생태적으로 환경에 유리한지를 보여줘야한다. 어차피 일회용을 줄이는 것은 번거롭기엔 마찬가지다. 다회용기는 환경에도 일회용품 재활용보다 유리하다. 생산단계에서는 일회용품에 비해 높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만, 사용 횟수가 늘수록 환경적으로 유리해는 속도가 더 가팔라지기 때문이다.국내에서도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들이 있지만, 아직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3번째 사용부터 다회용 패키징이 일회용보다 환경영향이 더 적게 나타났다. 출처: 사회적가치연구원
    김경은 기자 2023.01.0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일회용컵에 300원의 보증금을 메겨 재활용률을 올리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각종 논란으로 누더기가 되면서 사문화 우려가 나온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논란에서 우리나라의 자원순환 정책 및 재활용 생태계의 문제가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일회용컵에 대해 보증금제도를 적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최초다. 세종과 제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선도적으로 시행한 지난 한 달, 매장 당 하루 평균 9개꼴로 반납이 이뤄졌다. 저조한 성과다. 다만 보증금 반납 처리가 8주 이내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약 4~5주간 반납 실적은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환경부는 실제로는 20~30%의 반납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데는 그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지만, 환경 영향을 줄이도록 의무가 부가되는 주체의 반발은 필연적이다. 특히 주요 원인이 기형적인 제도라면 정책은 희화화될 뿐 정책 수용성은 먼 이야기가 된다. 순환경제의 기본은 생산단계에서 재활용·재사용을 고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정책 역시 설계 단계에서 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만들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논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세 가지 문제를 짚어봤다.사진=이데일리DB①재활용 시스템 고려없이 제도 설계…모순적 제도설계일회용컵은 재활용이 쉽지 않다. 재활용 원료로 저품질이다. 오염을 제거해야하고, 종이컵은 플라스틱 코팅을 해리(분자가 분해되는 것) 처리해야하며 보증금제 부착 라벨도 제거해야 한다. 종이컵은 물론 플라스틱 음료컵은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한단 이야기다. 처리비용이 재활용 원료로의 판매 수익을 초과하는 상태다. 3곳의 재활용 업체와 2곳의 회수 업체가 현재 세종과 제주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은 제도 운영 재원은 ‘미반환 보증금’이다. 문제는 제도가 정책목표를 달성할수록 이같은 회수·재활용 업체의 손해를 메우고 대상 매장을 지원하는 재원인 ‘미반환 보증금’은 마르게 된다는 점이다. 일회용컵 회수율이 오를수록 미반환 보증금은 줄어드니 제도 운영 기반이 흔들리는 ‘예견된 아이러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정책 목표는 회수율 90%다. 일회용컵을 재활용하겠다고 만든 제도인 만큼 결국 처리비용은 종량제봉투제처럼 일반회계 등에서 충당하거나 보증금 인상 수순으로 밟을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러나 재활용은 국가·지자체의 책임이 없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데 대한 근거가 없고, 보증금 인상은 저항이 높아 더 쉽지 않은 문제다. ②생산자 부담 사라지고 소상공인 열정페이로일회용컵은 폐기물부담금 대상이다. 그러나 보증금제 대상 일회용컵은 이런 생산자의 폐기물부담금 부담을 없애고,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들에게 회수체계에 대한 부담을 지게 했다. 즉 소상공인들이다. 생산업자는 재활용 의무에서 제외되고, 최종 유통업자에게만 의무를 부가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매장에서는 컵을 ‘수거’하고 ‘세척’하고, 마개와 컵홀더를 ‘분리’해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을 따로 모아 회수 업체에 전달한다. 이를 ‘수거-회수-선별-재활용’의 통상 재활용 단계에서 보면 사실상 ‘수거, 선별’ 업무를 이들이 담당하는 셈이다. 세척은 소비자 의무이지만, 씻지 않았다고 안 받을 수 없는 노릇이다. 회수 업체들은 일정량 이상 모였을 때 회수 신청을 받기 때문에 작은 매장에선 ‘보관’도 사소한 문제는 아니다. ‘한국형’ 재활용 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례없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전에 없던 재활용 업무가 더해지니 반발이 거센 건 당연했다. △라벨 제작비(개당 6.99원) △간이회수기 지원 △카드수수료 △회수 처리지원금(표준용기 사용시 개당 4원) 등이 지난해 5월 이후 매장 지원방안 논의를 거쳐 도입됐다. ③버리기엔 아까운 300원…다른 매장으로 발길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발을 감수하고라도 정책이 정착될 수 있을지 여부다.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이긴하나 가격 인상 효과에 따른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가 나온다.보증금제 대상인 다회용컵과 빈병 등과 비교해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소비를 회피할 요인이 더 크다. 다회용컵은 보증금이 높은 만큼 반환율(보증금 1000원, 회수율 80%)도 높지만, 반환하지 않더라도 개인컵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회용컵은 가정에선 거의 쓰레기일 뿐이다. 300원이 고스란히 가격 인상으로만 여겨질 공산이 크다는 말이다. 아울러 빈병(보증금 150원, 회수율 63%)과 비교하면 입구의 크기가 커 섭취 후 이동 과정의 보관 용이성이 떨어진다. 문제는 보증금 300원이 만만찮다는거다. 반환이 어려울 것으로 기대될 때 심리적 소비 저항이 발생할 수 있는 금액이다. 보증금 300원은 ‘반환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정해진 가격이다. 심리적으로 ‘버리기는 아까운 돈’이란 말이다. 대상 점주들은 30~40%의 매출 감소를 토로했다. 소비자들이 미실시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주장이다. 보증금제의 주요 성패 요인 중 하나는 반환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도 예외의 범위가 너무 크다. 매장 100군데 이상 프랜차이즈가 아닌 매장은 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전체의 30%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2일 제주와 세종에 선도사업이 시행됐으나, 대상 매장 40%가 이런 형평성을 이유로 보이콧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독일 내에선 최종 유통업자에게도 다회용(리유저블) 컵과 그릇 제공 의무가 생겼다. 5명 이하 기업과 사업장 규모 80㎡ 이하를 제외하고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은 재사용 가능 포장재를 제공해야 한다. 리컵 등 스타트업들 다양한 다회용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많은 소규모 매장에서는 다회용기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해외에선 징벌적 세금부과하거나 다회용기로 전환이 법 제정 당시 재활용 업계와 환경부 내부에서도 부정적 시각을 개시했으나 결국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맹목적 목표하에 법이 통과됐다. 이후 거듭되는 유예와 누더기식 제도 변경으로 일회용컵 사용이 획기적으로 감축되기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고시를 통해 전국 시행에 대해 ‘3년 내’ 기한을 제시, 전국 확대 시행은 제주와 세종에서 1년여의 시행 결과를 평가한 이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짧지 않은 시간을 이대로 흘려 버려야할 수도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해 10월 순환경제 선도국 독일에 대한 기획기사를 통해 독일의 다회용컵 사용 시스템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소형 매장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수의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가 회수체계를 공유하면서 형성된 시장 친화적, 친환경적 생태계다. 독일 정부는 플라스틱 포장재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 등 최종 유통업자에게도 재사용(리유저블) 포장재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발생했다. 법적으로 소비자들은 다회용기와 일회용을 선택할 수 있지만, 독일 사회는 이미 다회용기 시스템이 공고히 자리잡은 상태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시장에 독일 정부는 이처럼 법적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재사용 시장을 촉진한 것이다. 여기에 일회용품 제품 생산업자에게는 징벌적 세금을 메겨 일회용품 사용 유인을 크게 떨어뜨릴 계획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의 경우 kg당 1.23유로(1600원)로, 우리나라는 이와 유사한 폐기물 부담금이 kg당 150원 수준이다. 당근책도 있다. 재사용 용기에 대해서도 친환경 마크인 ‘블루엔젤(Blue engel)’ 수여 기준을 제정함으로써 인증 기업에 강력한 홍보 수단을 제공했다. 블루엔젤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과 권위 있는 환경마크다. 리유저블컵은 인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물질의 사용을 피해야하고, 최소 500번의 헹굼 주기를 견뎌야하며 수명이 다하면 회수해 기계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 재사용 컵 시스템 사업자는 물류계획, 운송경로, 운송차량 등이 생태적으로 환경에 유리한지를 보여줘야한다. 어차피 일회용을 줄이는 것은 번거롭기엔 마찬가지다. 다회용기는 환경에도 일회용품 재활용보다 유리하다. 생산단계에서는 일회용품에 비해 높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만, 사용 횟수가 늘수록 환경적으로 유리해는 속도가 더 가팔라지기 때문이다.국내에서도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들이 있지만, 아직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3번째 사용부터 다회용 패키징이 일회용보다 환경영향이 더 적게 나타났다. 출처: 사회적가치연구원
  • 순환경제가 뭐길래[플라스틱 넷제로]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하 순환경제법)’이 통과됐다. 이 법은 2018년 1월 시행된 ‘자원순환기본법’ 전부개정안이다. 전부개정은 법령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방식이지만, 기존 법을 폐지·제정함으로써 기존 법령을 대체하는 것과 달리 기존 법령과 제도상 동질성을 강조할 때 쓰는 방식이다. 자원순환과 순환경제. 비슷한 개념의 두 용어의 처지는 어디에서 갈리게 됐을까. 법 개정의 취지를 보면 “자원순환법이 폐기물 처분에 중점을 뒀다면 순환경제법은 생산·소비·유통 전 과정에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폐기물 발생 억제, 순환 이용 촉진을 도모한다”고 설명한다. 즉 자원순환이 제품의 사용 이후인 폐기물의 재활용에 초점을 둔 것과 달리 순환경제는 생산이나 소비 단계에서도 순환성을 고려하도록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싱크탱크나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되어 온 순환경제라는 개념이 점차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해외에서도 순환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갖춰오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생산-소비-폐기’의 선형(Linear)적 흐름이 아닌 경제계에 투입된 물질이 폐기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반복 사용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순환경제를 하나의 경제 패러다임으로 보는 시각으로, 주요 특징은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개념을 넘어서는 것이다. 2002년 절약, 재사용이나 재활용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으며, 제품의 나쁜 디자인이 문제라는 지적을 제기한 저서인 ‘요람에서 요람으로(크래들 투 크래들)’의 세계적 반향은 이후로도 순환경제에 대한 산업계의 논의 흐름을 주도해오고 있다.국내에서도 친환경 경제체제의 하나로 정의하면서 순환경제를 자원순환 개념에서 보다 포괄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자원의 효율적 사용에 초점을 두고 신규로 투입될 천연자원의 양과 폐기되는 물질의 양을 최소화하는 것과 경제계 내에서 순환되는 물질의 양을 극대화시키는 경제체제”라고 규정했다. 순환경제법에선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버려지는 자원의 순환망을 구축해 투입되는 자원과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경제체제”로 정의했다. 제품의 사용에 초점을 둔 논의에 한발 더 나아가 ‘서비스’로 순환경제를 확대하는 시각에서는 에어비앤비나 우버같은 공유경제도 하나의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에 포함한다. 폐기물의 정의를 버려진 제품에 나아가 제품의 역량까지 확대하면서다. 자동차의 경우 사용기간의 90%가 유휴상태에 있다. 공유경제를 불필요하게 쉬고 있는 제품에서 부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즉 순환경제를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으며, 폐기물을 부(富)로 전환하는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이는 순환경제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해법 중 하나로 보는 유럽의 그린딜(Green Deal) 정책에도 녹아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는 폐기물을 덜 쓴 자원이자 제품이고 자산으로 정의하고, 폐기물을 △버려진 자원 △버려진 라이프사이클 제품 △버려진 역량 △버려진 내재가치 등 4가지로 분류한다. 버려진 자원은 소비하고 나면 영원히 없어지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버려진 라이프사이클 제품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쓸모가 있음에도 인위적으로 수명을 짧게 하거나 폐기되는 제품이다. 버려진 역량은 불필요하게 쉬는 제품을, 버려진 내재가치는 폐기된 제품에서 회수되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되지 않은 부품, 물질, 에너지를 말한다. “모든 폐기물은 경제적 기회다. 이를 부로 전환하는 비즈니스 솔루션을 찾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김경은 기자 2023.01.01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하 순환경제법)’이 통과됐다. 이 법은 2018년 1월 시행된 ‘자원순환기본법’ 전부개정안이다. 전부개정은 법령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방식이지만, 기존 법을 폐지·제정함으로써 기존 법령을 대체하는 것과 달리 기존 법령과 제도상 동질성을 강조할 때 쓰는 방식이다. 자원순환과 순환경제. 비슷한 개념의 두 용어의 처지는 어디에서 갈리게 됐을까. 법 개정의 취지를 보면 “자원순환법이 폐기물 처분에 중점을 뒀다면 순환경제법은 생산·소비·유통 전 과정에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폐기물 발생 억제, 순환 이용 촉진을 도모한다”고 설명한다. 즉 자원순환이 제품의 사용 이후인 폐기물의 재활용에 초점을 둔 것과 달리 순환경제는 생산이나 소비 단계에서도 순환성을 고려하도록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싱크탱크나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되어 온 순환경제라는 개념이 점차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해외에서도 순환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갖춰오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생산-소비-폐기’의 선형(Linear)적 흐름이 아닌 경제계에 투입된 물질이 폐기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반복 사용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순환경제를 하나의 경제 패러다임으로 보는 시각으로, 주요 특징은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개념을 넘어서는 것이다. 2002년 절약, 재사용이나 재활용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으며, 제품의 나쁜 디자인이 문제라는 지적을 제기한 저서인 ‘요람에서 요람으로(크래들 투 크래들)’의 세계적 반향은 이후로도 순환경제에 대한 산업계의 논의 흐름을 주도해오고 있다.국내에서도 친환경 경제체제의 하나로 정의하면서 순환경제를 자원순환 개념에서 보다 포괄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자원의 효율적 사용에 초점을 두고 신규로 투입될 천연자원의 양과 폐기되는 물질의 양을 최소화하는 것과 경제계 내에서 순환되는 물질의 양을 극대화시키는 경제체제”라고 규정했다. 순환경제법에선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버려지는 자원의 순환망을 구축해 투입되는 자원과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경제체제”로 정의했다. 제품의 사용에 초점을 둔 논의에 한발 더 나아가 ‘서비스’로 순환경제를 확대하는 시각에서는 에어비앤비나 우버같은 공유경제도 하나의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에 포함한다. 폐기물의 정의를 버려진 제품에 나아가 제품의 역량까지 확대하면서다. 자동차의 경우 사용기간의 90%가 유휴상태에 있다. 공유경제를 불필요하게 쉬고 있는 제품에서 부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즉 순환경제를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으며, 폐기물을 부(富)로 전환하는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이는 순환경제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해법 중 하나로 보는 유럽의 그린딜(Green Deal) 정책에도 녹아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는 폐기물을 덜 쓴 자원이자 제품이고 자산으로 정의하고, 폐기물을 △버려진 자원 △버려진 라이프사이클 제품 △버려진 역량 △버려진 내재가치 등 4가지로 분류한다. 버려진 자원은 소비하고 나면 영원히 없어지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버려진 라이프사이클 제품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쓸모가 있음에도 인위적으로 수명을 짧게 하거나 폐기되는 제품이다. 버려진 역량은 불필요하게 쉬는 제품을, 버려진 내재가치는 폐기된 제품에서 회수되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되지 않은 부품, 물질, 에너지를 말한다. “모든 폐기물은 경제적 기회다. 이를 부로 전환하는 비즈니스 솔루션을 찾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 기업 90%가 영업비밀이라는 플라스틱 출고량에 대해[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출고량은 영업상·경영상 외부에 누출될 수 없는 기업의 비밀 정보다.”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제도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플라스티 오염을 초래한다는 비판에도, 기업들과 EPR 제도 운영기관들은 철저한 비밀주의와 외부감시의 사각지대에서 비판받지 않는 깜깜이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는 약 두 달간 비밀에 쌓인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플라스틱 출고량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추적했다.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환경공단에 대해 지난 11월 17일 EPR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출고량 상위 30개 기업의 명단 및 출고(수입)량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구했으나, 공단은 거부의 사유로 “제3자 의견검토 결과 법인등의 경영상ㆍ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한해서다. 이덕순 한국환경공단 포장재EPR운영부 과장은 “개인정보로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정보가 국민들의 알권리에 우선하는 영업비밀로서의 가치를 지녔는지 여부를 판단할 권한은 환경공단에 있지 않아 보인다. CJ제일제당, 롯데칠성 등 일부 기업은 플라스틱 출고량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해당 사유로 정보제공을 거부할 권한은 공단 및 공단이 의뢰한 제3자에게 있지 않다는 말이다. 환경공단이 과거에 보여온 행태에 비춰서도 업체의 이익보호보다 국민의 알권리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해결의지, 정보공개의무 준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만큼 이데일리는 개별 기업의 정보제공 불가 의견 입증 자료 제출과 함께 정보공개를 재요구했다. 환경공단은 과거 2015년 이후 4년간 적발되기 전까지 재활용업체10곳의 EPR 분담금 86억원 부당수급을 눈감아주고 허위 조사서를 써주기도 했다. 환경공단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매년 4~5등급으로 최하위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무와 관련해 개인 직원이 물품 구매나 용역 계약, 공사 계약 관리·감독을 하는 과정에서 금품·향응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이는 근본적으로 EPR 분담금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과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 환경공단이 자체 감사로 마무리하면서 대외엔 그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으려는 철저한 깜깜이 운영의 결과이기도하다. 사건이 드러난 이후로도 여전히 2000억원 이상의 돈이 몰리는 EPR 분담금이 어떤 재활용업체에 얼마나 지원됐는지는 공개가 거부되고 있다. 사진=AFP지난 22일 공단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플라스틱 출고량 상위 30개 기업에 대한 정보공개 결과, 30곳 중 27곳이 정보제공을 거부했다. 1위 롯데칠성음료, 3위 CJ제일제당, 27위 애경산업의 3~4개년 출고량이 전부였다. 롯데칠성은 2021년 기준 5만4381톤을, CJ제일제당은 3만4804톤을, 애경산업은 9533만톤을 생산했다. 정보 제공을 거부한 기업은 거부사유로 “해당 정보는 기업의 영업상 비밀에 해당돼, 외부에 공개될 경우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고 밝혔다. 정보제공을 거부한 상위 기업으로 추정되는 곳은 △농심 △오뚜기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삼다수) △롯데제과 △오뚜기 △코카콜라코리아 △빙그레 △매일유업 등으로 추정된다. 그린피스가 3년째 진행 중인 시민참여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22년 내가 쓴 플라스틱 추적기’에 따르면 시민들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롯데칠성음료가 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농심 2.9%,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2.8%, 동원F&B 2.3%, 롯데제과 2.2%, CJ제일제당1.8%, 오뚜기 1.8%, 코카콜라 1.7%, 빙그레 1.5%, 매일유업 1.4% 순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22일부터 8월28일까지 7일 동안 35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 기간 시민들이 사용한 일회용 플라스틱 중 식품 포장재가 10만6316개(73.2%)로 가장 많았다. 출고량 정보 공개가 기업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향후 기업들에 대한 정보공개 요구는 더욱 강화될 것이 자명하다. 이같은 비밀주의가 오히려 기업들의 환경에 대한 낮은 인식을 드러내면서 기업 이미지 악화에 기여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더 커진단 이야기이다. 글로벌 최대 순환경제 비영리단체인 엘런 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재단의 글로벌 공약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arbon Disclosure Project)의 환경정보에 플라스틱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향후 수 천개의 기업들이 플라스틱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CDP는 엘렌 맥아더 재단의 플라스틱 보고 프레임워크에 기반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품목 제거 △100% 재사용, 재활용, 퇴비 가능한 플라스틱 혁신 △순환경제 등 세 가지 조치에 초점을 맞춘다. 기업들은 플라스틱 판매 총량, 재활용·재생가능한 내용물 비중 등 수치화된 데이터를 입력해야 한다.CDP는 약 90개국에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영국의 국제기구로 전 세계 1만8700개 기업의 환경경영정보를 글로벌 금융기관 등 800여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미 연방정부와 거래하는 계약자에게 CDP를 통해 환경 데이터를 공개하고 과학기반 탈탄소 목표를 설정하게 요구하고 있다.
    김경은 기자 2022.12.2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출고량은 영업상·경영상 외부에 누출될 수 없는 기업의 비밀 정보다.”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제도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플라스티 오염을 초래한다는 비판에도, 기업들과 EPR 제도 운영기관들은 철저한 비밀주의와 외부감시의 사각지대에서 비판받지 않는 깜깜이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는 약 두 달간 비밀에 쌓인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플라스틱 출고량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추적했다.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환경공단에 대해 지난 11월 17일 EPR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출고량 상위 30개 기업의 명단 및 출고(수입)량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구했으나, 공단은 거부의 사유로 “제3자 의견검토 결과 법인등의 경영상ㆍ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한해서다. 이덕순 한국환경공단 포장재EPR운영부 과장은 “개인정보로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정보가 국민들의 알권리에 우선하는 영업비밀로서의 가치를 지녔는지 여부를 판단할 권한은 환경공단에 있지 않아 보인다. CJ제일제당, 롯데칠성 등 일부 기업은 플라스틱 출고량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해당 사유로 정보제공을 거부할 권한은 공단 및 공단이 의뢰한 제3자에게 있지 않다는 말이다. 환경공단이 과거에 보여온 행태에 비춰서도 업체의 이익보호보다 국민의 알권리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해결의지, 정보공개의무 준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만큼 이데일리는 개별 기업의 정보제공 불가 의견 입증 자료 제출과 함께 정보공개를 재요구했다. 환경공단은 과거 2015년 이후 4년간 적발되기 전까지 재활용업체10곳의 EPR 분담금 86억원 부당수급을 눈감아주고 허위 조사서를 써주기도 했다. 환경공단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매년 4~5등급으로 최하위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무와 관련해 개인 직원이 물품 구매나 용역 계약, 공사 계약 관리·감독을 하는 과정에서 금품·향응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이는 근본적으로 EPR 분담금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과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 환경공단이 자체 감사로 마무리하면서 대외엔 그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으려는 철저한 깜깜이 운영의 결과이기도하다. 사건이 드러난 이후로도 여전히 2000억원 이상의 돈이 몰리는 EPR 분담금이 어떤 재활용업체에 얼마나 지원됐는지는 공개가 거부되고 있다. 사진=AFP지난 22일 공단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플라스틱 출고량 상위 30개 기업에 대한 정보공개 결과, 30곳 중 27곳이 정보제공을 거부했다. 1위 롯데칠성음료, 3위 CJ제일제당, 27위 애경산업의 3~4개년 출고량이 전부였다. 롯데칠성은 2021년 기준 5만4381톤을, CJ제일제당은 3만4804톤을, 애경산업은 9533만톤을 생산했다. 정보 제공을 거부한 기업은 거부사유로 “해당 정보는 기업의 영업상 비밀에 해당돼, 외부에 공개될 경우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고 밝혔다. 정보제공을 거부한 상위 기업으로 추정되는 곳은 △농심 △오뚜기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삼다수) △롯데제과 △오뚜기 △코카콜라코리아 △빙그레 △매일유업 등으로 추정된다. 그린피스가 3년째 진행 중인 시민참여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22년 내가 쓴 플라스틱 추적기’에 따르면 시민들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롯데칠성음료가 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농심 2.9%,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2.8%, 동원F&B 2.3%, 롯데제과 2.2%, CJ제일제당1.8%, 오뚜기 1.8%, 코카콜라 1.7%, 빙그레 1.5%, 매일유업 1.4% 순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22일부터 8월28일까지 7일 동안 35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 기간 시민들이 사용한 일회용 플라스틱 중 식품 포장재가 10만6316개(73.2%)로 가장 많았다. 출고량 정보 공개가 기업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향후 기업들에 대한 정보공개 요구는 더욱 강화될 것이 자명하다. 이같은 비밀주의가 오히려 기업들의 환경에 대한 낮은 인식을 드러내면서 기업 이미지 악화에 기여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더 커진단 이야기이다. 글로벌 최대 순환경제 비영리단체인 엘런 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재단의 글로벌 공약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arbon Disclosure Project)의 환경정보에 플라스틱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향후 수 천개의 기업들이 플라스틱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CDP는 엘렌 맥아더 재단의 플라스틱 보고 프레임워크에 기반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품목 제거 △100% 재사용, 재활용, 퇴비 가능한 플라스틱 혁신 △순환경제 등 세 가지 조치에 초점을 맞춘다. 기업들은 플라스틱 판매 총량, 재활용·재생가능한 내용물 비중 등 수치화된 데이터를 입력해야 한다.CDP는 약 90개국에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영국의 국제기구로 전 세계 1만8700개 기업의 환경경영정보를 글로벌 금융기관 등 800여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미 연방정부와 거래하는 계약자에게 CDP를 통해 환경 데이터를 공개하고 과학기반 탈탄소 목표를 설정하게 요구하고 있다.
  •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양대 산유국의 태클[플라스틱 넷제로]
    캐나다 예술가 겸 환경보호 활동가인 ‘벤자민 본 웡’의 작품. TurnOffThePlasticTap 홈페이지[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 전 세계가 드디어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플라스틱 문제에 해결에 있어 항상 논쟁 발화 국가인 양대 석유 생산국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도 테이블의 반대편에 앉았다. 일주일간의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위한 첫번째 정부간 협상위원회(INC-1)가 지난 2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해양 쓰레기와 생태계다양성 논의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플라스틱이 주인공으로, 그것도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모두 다루는 구속력있는 국제조약을 오는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지난 3월 2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175개국이 서명했다(UNEP5-2). 이번 회의에서 역시 이 문제에 있어 여전히 논쟁적인 쟁점을 이끄는 두 국가와 플라스틱 산업계의 목소리가 크게 대변되면서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파리기후협약과 비슷한 자발적이고 국가주도적인 방식을 따를 것을 지지했다. 미국은 이 협정이 각국이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파리기후협정의 구조와 유사하기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사우디아라비아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초점을 맞춘 조약을 원하고 있으며 이 조약은 국가적 상황에 기초한 것이라고 표명했다. 아울러 회담에 참여한 플라스틱 관련 산업계 대표들은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생산을 약화시키는 조치보다 폐기물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플라스틱 산업 협회 회장은 “위원회가 우리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며 “재활용을 늘리는 것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최고의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럽연합과 스위스, 개최국 우루과이,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큰 영향을 받는 작은 섬 국가들을 포함한 40개 이상의 국가로 구성된 ‘고위 야망 연합’은 생산에 대한 통제를 포함해 의무적인 글로벌 조치를 둘 것을 요구했다. 스위스는 입장문을 통해 “공동의 국제적인 규제 틀이 없다면,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의 세계적이고 증가하는 도전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부기구인 영국 환경 조사국의 크리스 딕슨 해양 캠페이너는 “우리는 파리 협정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라며 “그렇다면 왜 우리는 본질적으로 실패한 것을 모델로 새로운 협약을 협상하려고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9년 제4차 UNEA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급격히 줄이는데 반대한 바 있다. 결국 ‘2025년 일회용 플라스틱 단계적 폐지’에서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상당히 줄이는 것’으로 완화된 합의안이 도출됐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 서명안(UNEP5-2)아직 디테일이라는 악마를 본격적으로 마주하기 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 제한 △순환성 설계 및 재사용 촉진 △재활용 강화 △누출 최소화 및 청소 등 다방면의 조치 모두에 대한 국제협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개발국가에 대한 원조의 강화가 필수이며, 이는 결국 파리협약처럼 기금 마련 주체와 규모 등을 놓고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OECD는 기초 폐기물 관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에서 연간 250억유로(한화 33조2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서명안의 취지가 흔들리는데 대해 환경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린피스USA의 그라함 포브스(Graham Forbes) 글로벌 플라스틱 프로젝트 책임자는 “우리는 거대 석유 및 석유 화학 회사들의 명령에 따라 산유국들이 조약 논의를 지배하고 늦추고 야망을 약화시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플라스틱 산업이 제멋대로 한다면 플라스틱 생산은 향후 10~15년 내에 두 배로 증가하고, 2050년까지 세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플라스틱은 “다른 형태의 화석 연료”라며 각국이 오염과 생산을 단속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국가들이 낭비를 넘어 플라스틱 수도꼭지를 잠글 것을 촉구한다”라고 트위터에서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논의는 플라스틱 오염을 단지 해양 쓰레기 해결에 그치는 것에서 한발 짝 진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는 일부 관측통들을 인용해 플라스틱 오염이 단지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토 부온산테(Vito Buonsante) 국제 오염물질 제거 네트워크(IPEN)의 정책 고문은 “플라스틱은 더 이상 단순한 해양 쓰레기 문제로 간주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물질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경은 기자 2022.12.18
    캐나다 예술가 겸 환경보호 활동가인 ‘벤자민 본 웡’의 작품. TurnOffThePlasticTap 홈페이지[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 전 세계가 드디어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플라스틱 문제에 해결에 있어 항상 논쟁 발화 국가인 양대 석유 생산국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도 테이블의 반대편에 앉았다. 일주일간의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위한 첫번째 정부간 협상위원회(INC-1)가 지난 2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해양 쓰레기와 생태계다양성 논의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플라스틱이 주인공으로, 그것도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모두 다루는 구속력있는 국제조약을 오는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지난 3월 2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175개국이 서명했다(UNEP5-2). 이번 회의에서 역시 이 문제에 있어 여전히 논쟁적인 쟁점을 이끄는 두 국가와 플라스틱 산업계의 목소리가 크게 대변되면서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파리기후협약과 비슷한 자발적이고 국가주도적인 방식을 따를 것을 지지했다. 미국은 이 협정이 각국이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파리기후협정의 구조와 유사하기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사우디아라비아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초점을 맞춘 조약을 원하고 있으며 이 조약은 국가적 상황에 기초한 것이라고 표명했다. 아울러 회담에 참여한 플라스틱 관련 산업계 대표들은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생산을 약화시키는 조치보다 폐기물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플라스틱 산업 협회 회장은 “위원회가 우리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며 “재활용을 늘리는 것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최고의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럽연합과 스위스, 개최국 우루과이,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큰 영향을 받는 작은 섬 국가들을 포함한 40개 이상의 국가로 구성된 ‘고위 야망 연합’은 생산에 대한 통제를 포함해 의무적인 글로벌 조치를 둘 것을 요구했다. 스위스는 입장문을 통해 “공동의 국제적인 규제 틀이 없다면,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의 세계적이고 증가하는 도전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부기구인 영국 환경 조사국의 크리스 딕슨 해양 캠페이너는 “우리는 파리 협정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라며 “그렇다면 왜 우리는 본질적으로 실패한 것을 모델로 새로운 협약을 협상하려고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9년 제4차 UNEA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급격히 줄이는데 반대한 바 있다. 결국 ‘2025년 일회용 플라스틱 단계적 폐지’에서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상당히 줄이는 것’으로 완화된 합의안이 도출됐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 서명안(UNEP5-2)아직 디테일이라는 악마를 본격적으로 마주하기 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 제한 △순환성 설계 및 재사용 촉진 △재활용 강화 △누출 최소화 및 청소 등 다방면의 조치 모두에 대한 국제협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개발국가에 대한 원조의 강화가 필수이며, 이는 결국 파리협약처럼 기금 마련 주체와 규모 등을 놓고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OECD는 기초 폐기물 관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에서 연간 250억유로(한화 33조2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서명안의 취지가 흔들리는데 대해 환경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린피스USA의 그라함 포브스(Graham Forbes) 글로벌 플라스틱 프로젝트 책임자는 “우리는 거대 석유 및 석유 화학 회사들의 명령에 따라 산유국들이 조약 논의를 지배하고 늦추고 야망을 약화시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플라스틱 산업이 제멋대로 한다면 플라스틱 생산은 향후 10~15년 내에 두 배로 증가하고, 2050년까지 세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플라스틱은 “다른 형태의 화석 연료”라며 각국이 오염과 생산을 단속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국가들이 낭비를 넘어 플라스틱 수도꼭지를 잠글 것을 촉구한다”라고 트위터에서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논의는 플라스틱 오염을 단지 해양 쓰레기 해결에 그치는 것에서 한발 짝 진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는 일부 관측통들을 인용해 플라스틱 오염이 단지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토 부온산테(Vito Buonsante) 국제 오염물질 제거 네트워크(IPEN)의 정책 고문은 “플라스틱은 더 이상 단순한 해양 쓰레기 문제로 간주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물질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 ‘환경일류’ 獨정부의 놀라운 자기비판 vs 무너진 韓 환경거버넌스[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제사회는 지난 2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맺기로 서명안에 동의하고 이달 초 우루과이에서 첫 정부간협상위원회를 열고 본격 논의를 시작했다. 이미 30년이나 논의가 차근차근 이뤄진 기후위기협약에 비해 2년이라는 매우 촉박한 타임라인이다. 그러나 터무니 없단식의 비관론은 많지 않다.플라스틱 문제는 완벽성에 이르기엔 부족한 수준이지만, 통제 가능한 정책수단의 정도나 과학기술의 진보가 기후위기대응에 비하면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이뤄져있다. 무엇보다 환경문제에 있어선 대체로 개도국 수준으로 평가받는 이 분야에선 한국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선도국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하다. 한국 국민들만큼 분리수거를 잘 이행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붕괴된 국내 ‘환경 거버넌스’가 적정한 진용을 갖추기만 해도 충분히 해결가능 한 과제란 말이다. 자국의 엉망인 시스템에 실망하고 대체로 거치는 과정은 해외 선진 사례를 찾는 것이다. 기자 역시 성숙한 사례를 발견하기 위해 많은 곳을 물색했다. ‘독일’ 말고 주목해야 할 나라는 없었다. 독일과 한국의 환경정책의 차이를 직접 비교한 제대로된 연구는 없지만, 두 나라의 환경정책을 다룬 논문·책·보고서 등을 닥치는대로 읽었다. 여기에 독일에서 만난 취재원들과 환경부 출입기자로서 개인적 소견을 더해 내린 결론은 ‘환경에 대한 진정성과 정책의 일관성’의 차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메인 거리에서도 트램과 자동차, 자전거가 한 도로에서 다닌다. 자전거 이동이 편리하도록 보행자도로와 도로 사이의 턱이 낮다. 시의 거의 모든 도로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다. 도로의 폭이 좁거나 자동차 전용도로인 경우엔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별도의 자전거 길이 조성되어 있어 이동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환경만큼은 일류, 독일 정부의 놀라운 자기검열환경정책은 정권이 교체되면서 크게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지만, 독일은 제20대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16년 만에 제1당 자리를 탈환해 정권이 교체됐지만 환경정책은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 독일 현지 취재원의 전언이다. 사민당은 녹색당 및 자민당과 함께 이른바 ‘신호등 연정’을 구성, 녹색당의 차기 정부 포함 및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 등에 힘입어 향후 독일 정부의 환경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독일의 환경정책은 정치체제가 바뀌어도 변화하지 않는 유일한 분야다. 고유경 원광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단절과 굴곡으로 점철된 20세기 독일 현대사에서 유독 환경이란 주제는 놀라운 연속성을 나타낸다”며 “독일에서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국가 기관은 명칭만 변했을 뿐 어떤 정치체제의 극적인 변화에도 단절없이 계속됐다”고 평했다. 전세계 1위의 기술 수준과 관련 산업 규모, 연구기관의 수 등 환경분야에 있어 독일이 갖고 있는 기록은 셀 수 없이 많다. 일관성이 낳은 독일의 주요 자산이다. 정책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하고 독일의 환경산업은 규제에 따라 혁신을 일궈낸다. 직업상 기자의 시각으로 본 독일의 독특한 점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높은 독일 정부의 자기비판 수준이었다. 독일은 환경정책의 두뇌인 독일 연방청(UBA)이 실증적 정책수단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실행하고, 입법과 규정을 마련한다. 나아가 관련 통계를 생산하고, 정책목표 이행 수준 달성 여부를 끊임없이 추적해 보고서를 생산한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으로 쓰여진 이같은 연구 보고서는 이해가 쉽도록 요약 보고서를 만들어 일반에 공개한다. 한국 언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정부 발표를 재생산하고 비교·평가하는 것을 정부 기관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의 상당수 정책 발표는 언론을 통하지 않는다”고 현지 취재원은 귀띔했다. 이같은 자기검열이 바로 독일 환경정책의 일관성의 비결은 아닐까. 독일과 오랜 앙숙인 영국의 대표적 언론인이자 국제평론가인 존 캠프너(John Kampfner)는 미국 평론가 조지 윌(George Will)이 2019년 초 “오늘날의 독일은 세상이 봐왔던 최고의 독일이다”라고 평가한 데 크게 공감하며 ‘독일은 왜 잘하는가(Why the Germans do it better)’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독일 역시 많은 사회경제정치적 문제가 산적해 있긴 하나, 독일의 성숙함과 끊임없는 자아비판을 본받으려는 흐름이 이처럼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그는 전한다.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는 최대한 제거하는 것은 국제적 탈플라스틱 논의 흐름 중 하나다. 제품과 포장재를 연결하는 철심 끈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다. 정부 정책 목표에 기업들이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무책임한 정부 그리고 붕괴된 한국의 환경 거버넌스반면 한국의 환경정책은 지키지 못할 목표만 요란하게 던지고 말아 버린다. 이를 무책임이라고 평한다면 지나치게 몰아세운 것일까.지난 2018년 이후 2022년까지 총 4차례의 비슷비슷한 자기복제식의 탈플라스틱 대책이 나왔다. 2020년 12월24일 ‘플라스틱 전주기 발생 저감 및 재활용 대책 수립’ 발표에서 “환경부는 이번 탈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2020년 대비’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줄이겠다”고 했다. 이후 2년여만인 지난 10월 또 한번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 20% 감축”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2021년 대비’로 슬쩍 기준 시점을 뒤로 미룬다. 이 기간 주지하다시피 플라스틱 폐기물은 그야말로 폭증했다. 생활계 폐플라스틱은 2019년 418만톤에서 2021년 492만톤으로 2년새 17.7% 증가했다.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 할 때 불가피한 상황일 수 있으나, 이 외에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정책은 많다. ‘폐기물부담금 현실화’는 2018년 등장 이후 매번 오르는 대책 중 하나이나 4년째 150원/kg이다. 2020년까지 유색 페트병 비율을 0%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유색 막걸리병이나 음료병은 여전히 유통된다. 일회용컵과 비닐봉지 35% 절감, 재활용 불가 이물질 비율 10% 축소 등 폭포처럼 쏟아낸 정책목표는 현재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국제사회와 달리 1회용컵 보증금제나 일회용 비닐봉투 등에 대한 퇴출정책은 사실상 유예되기까지 했다.법과 제도면에서는 한국도 뒤지지 않는다. 그렇듯한 정책은 많다. 허나 정책을 만드는 것은 그럴듯한 것을 만들어 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4차례의 대책이 나온 동안 4명의 환경부 장관이 교체되고 정권이 바뀌었다. 정부는 정책을 남발하고 책임 지지 않는다. 외부에서는 알 수 없도록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며 벌어지는 이해관계자간 야합과 이권 나눠먹기, 정책 수준의 낮은 성숙도 등 환경 거버넌스가 붕괴된 대한민국의 한 단면이다. 환경 거버넌스란 정부, 단체, 기관, 기업체, 주민 등이 자율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의 책임을 가지고 협력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말한다.
    김경은 기자 2022.12.11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제사회는 지난 2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2024년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맺기로 서명안에 동의하고 이달 초 우루과이에서 첫 정부간협상위원회를 열고 본격 논의를 시작했다. 이미 30년이나 논의가 차근차근 이뤄진 기후위기협약에 비해 2년이라는 매우 촉박한 타임라인이다. 그러나 터무니 없단식의 비관론은 많지 않다.플라스틱 문제는 완벽성에 이르기엔 부족한 수준이지만, 통제 가능한 정책수단의 정도나 과학기술의 진보가 기후위기대응에 비하면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이뤄져있다. 무엇보다 환경문제에 있어선 대체로 개도국 수준으로 평가받는 이 분야에선 한국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선도국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하다. 한국 국민들만큼 분리수거를 잘 이행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붕괴된 국내 ‘환경 거버넌스’가 적정한 진용을 갖추기만 해도 충분히 해결가능 한 과제란 말이다. 자국의 엉망인 시스템에 실망하고 대체로 거치는 과정은 해외 선진 사례를 찾는 것이다. 기자 역시 성숙한 사례를 발견하기 위해 많은 곳을 물색했다. ‘독일’ 말고 주목해야 할 나라는 없었다. 독일과 한국의 환경정책의 차이를 직접 비교한 제대로된 연구는 없지만, 두 나라의 환경정책을 다룬 논문·책·보고서 등을 닥치는대로 읽었다. 여기에 독일에서 만난 취재원들과 환경부 출입기자로서 개인적 소견을 더해 내린 결론은 ‘환경에 대한 진정성과 정책의 일관성’의 차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메인 거리에서도 트램과 자동차, 자전거가 한 도로에서 다닌다. 자전거 이동이 편리하도록 보행자도로와 도로 사이의 턱이 낮다. 시의 거의 모든 도로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다. 도로의 폭이 좁거나 자동차 전용도로인 경우엔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별도의 자전거 길이 조성되어 있어 이동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환경만큼은 일류, 독일 정부의 놀라운 자기검열환경정책은 정권이 교체되면서 크게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지만, 독일은 제20대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16년 만에 제1당 자리를 탈환해 정권이 교체됐지만 환경정책은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 독일 현지 취재원의 전언이다. 사민당은 녹색당 및 자민당과 함께 이른바 ‘신호등 연정’을 구성, 녹색당의 차기 정부 포함 및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 등에 힘입어 향후 독일 정부의 환경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독일의 환경정책은 정치체제가 바뀌어도 변화하지 않는 유일한 분야다. 고유경 원광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단절과 굴곡으로 점철된 20세기 독일 현대사에서 유독 환경이란 주제는 놀라운 연속성을 나타낸다”며 “독일에서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국가 기관은 명칭만 변했을 뿐 어떤 정치체제의 극적인 변화에도 단절없이 계속됐다”고 평했다. 전세계 1위의 기술 수준과 관련 산업 규모, 연구기관의 수 등 환경분야에 있어 독일이 갖고 있는 기록은 셀 수 없이 많다. 일관성이 낳은 독일의 주요 자산이다. 정책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하고 독일의 환경산업은 규제에 따라 혁신을 일궈낸다. 직업상 기자의 시각으로 본 독일의 독특한 점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높은 독일 정부의 자기비판 수준이었다. 독일은 환경정책의 두뇌인 독일 연방청(UBA)이 실증적 정책수단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실행하고, 입법과 규정을 마련한다. 나아가 관련 통계를 생산하고, 정책목표 이행 수준 달성 여부를 끊임없이 추적해 보고서를 생산한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으로 쓰여진 이같은 연구 보고서는 이해가 쉽도록 요약 보고서를 만들어 일반에 공개한다. 한국 언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정부 발표를 재생산하고 비교·평가하는 것을 정부 기관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의 상당수 정책 발표는 언론을 통하지 않는다”고 현지 취재원은 귀띔했다. 이같은 자기검열이 바로 독일 환경정책의 일관성의 비결은 아닐까. 독일과 오랜 앙숙인 영국의 대표적 언론인이자 국제평론가인 존 캠프너(John Kampfner)는 미국 평론가 조지 윌(George Will)이 2019년 초 “오늘날의 독일은 세상이 봐왔던 최고의 독일이다”라고 평가한 데 크게 공감하며 ‘독일은 왜 잘하는가(Why the Germans do it better)’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독일 역시 많은 사회경제정치적 문제가 산적해 있긴 하나, 독일의 성숙함과 끊임없는 자아비판을 본받으려는 흐름이 이처럼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그는 전한다.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는 최대한 제거하는 것은 국제적 탈플라스틱 논의 흐름 중 하나다. 제품과 포장재를 연결하는 철심 끈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다. 정부 정책 목표에 기업들이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무책임한 정부 그리고 붕괴된 한국의 환경 거버넌스반면 한국의 환경정책은 지키지 못할 목표만 요란하게 던지고 말아 버린다. 이를 무책임이라고 평한다면 지나치게 몰아세운 것일까.지난 2018년 이후 2022년까지 총 4차례의 비슷비슷한 자기복제식의 탈플라스틱 대책이 나왔다. 2020년 12월24일 ‘플라스틱 전주기 발생 저감 및 재활용 대책 수립’ 발표에서 “환경부는 이번 탈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2020년 대비’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줄이겠다”고 했다. 이후 2년여만인 지난 10월 또 한번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 20% 감축”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2021년 대비’로 슬쩍 기준 시점을 뒤로 미룬다. 이 기간 주지하다시피 플라스틱 폐기물은 그야말로 폭증했다. 생활계 폐플라스틱은 2019년 418만톤에서 2021년 492만톤으로 2년새 17.7% 증가했다.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 할 때 불가피한 상황일 수 있으나, 이 외에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정책은 많다. ‘폐기물부담금 현실화’는 2018년 등장 이후 매번 오르는 대책 중 하나이나 4년째 150원/kg이다. 2020년까지 유색 페트병 비율을 0%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유색 막걸리병이나 음료병은 여전히 유통된다. 일회용컵과 비닐봉지 35% 절감, 재활용 불가 이물질 비율 10% 축소 등 폭포처럼 쏟아낸 정책목표는 현재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국제사회와 달리 1회용컵 보증금제나 일회용 비닐봉투 등에 대한 퇴출정책은 사실상 유예되기까지 했다.법과 제도면에서는 한국도 뒤지지 않는다. 그렇듯한 정책은 많다. 허나 정책을 만드는 것은 그럴듯한 것을 만들어 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4차례의 대책이 나온 동안 4명의 환경부 장관이 교체되고 정권이 바뀌었다. 정부는 정책을 남발하고 책임 지지 않는다. 외부에서는 알 수 없도록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며 벌어지는 이해관계자간 야합과 이권 나눠먹기, 정책 수준의 낮은 성숙도 등 환경 거버넌스가 붕괴된 대한민국의 한 단면이다. 환경 거버넌스란 정부, 단체, 기관, 기업체, 주민 등이 자율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의 책임을 가지고 협력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말한다.
  • 포장재 지옥 한국 vs 청정 독일…결정적 차이 낳은 원인은?[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나라가 독일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을 가장 잘하는 국가로 알려져있지만, 통계 집계 방식에 따른 허상일 뿐 실상은 다르다. 불과 10년여 전 만해도 우리나라와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재활용을 잘하는 국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선도국과 추종국 신세로 나뉘고 있다. 독일의 재활용률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이 기간 제자리에서 멤돈다. 독일은 전 세계 환경 산업을 이끌며 유럽연합 최대 경제 대국의 지위에서 EU 환경 규제논의를 선도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독일의 약 3배다. 반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독일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국 재활용 통계에 한국은 59%로, 독일(65%)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국가로 발표되면서 우리나라가 재활용을 잘하는 국가로 알려지게 됐다. 이후 각 정부가 발표한 생활계 폐기물의 공식 통계를 보면 한국은 2020년 59.7%로 지난 7년간 같은 자리에서 멤돌았다. 반면 독일의 생활 폐기물 재활용률은 2002년 56%에서 2013년 63.8%, 2020년 67.4%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2020년까지 생활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65%로 높이겠다는 독일 정부가 설정한 목표가 달성된 것을 의미한다고 독일 환경청(UBA)은 설명했다. 시민들 분리수거 열심히 해도…재활용 안돼 ‘허탈’애초에 우리나라가 2위라는 것도 통계상 수치일 뿐 실상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폐기물 가운데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의 가장 우선에 있는 생활계 폐기물, 이 중에서도 가장 관리가 까다로우며 전 세계적 화두인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을 보면 통계상 수치가 국제 기준에서 크게 동떨어져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지난 2020년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은 70%다. 여기엔 에너지회수 재활용률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폐플라스틱이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는 물질재활용률은 18%로 추정된다. 멜라민 그릇 같은 소각이 어려운 열경화성 폐플라스틱까지 확대할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 공식 통계치는 2019년 기준 47%, 에너지회수까지 포함하면 99.4%에 달한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폐기물 에너지회수를 플라스틱 재활용 통계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에 실재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의 수준은 전세계 평균(9%·OECD 통계)에 비하면 높은 편이나, OECD 가입국(16%)과 유사한 정도로 파악된다. 유럽의 평균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4.5%다(유로 플라스틱스). 폐기물 통계는 이같이 국가별 차이가 크다. OECD는 “국가마다 이용 가능한 데이터, 측정 방법론 등이 크게 달라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실질 재활용률 산정을 위해 통계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인구 8300만명, 세계 경제 순위 4위인 독일의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628만톤이다. 인구 5200만명, 세계 경제 순위 10위인 한국의 1098만톤보다 적다. 1인당 약 3배 더 배출하는 것이다.우리나라 국민들의 분리수거 의무는 독일에 비해 훨씬 높고, 더 철저한데도 재활용은 덜 되고 있으며, 더 많은 플라스틱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유통단계에서 포장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독일 슈퍼마켓[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소비자 규제 재활용 효과 크지 않아”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의무를 부가하는 우리나라의 폐기물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게르하르트 코치크 UBA 플라스틱 및 포장재 부문 담당은 독일 데사우에 위치한 UBA 본청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보다 생산자에 재활용 책임을 부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독일은 제품을 제조·판매·유통하는 기업이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한다. 기업의 규모에 따른 예외는 없다. 플라스틱 시대 쓰레기 홍수에 독일이 나홀로 선전하며 전 세계의 규제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이유다. 한국은 재활용 의무를 소비자와 생산자, 지방자치단체가 나누어 부담한다. 생산자는 수거의 책임은 없고 선별과 재활용 비용만 부과한다. 이에 반해 독일은 수거, 선별, 재활용 전 과정이 모두 생산자 책임이다. 독일 시민들은 종이, 병을 별도로 분리배출하고 그 외 재활용 가능 폐기물은 모두 노란색 봉투에 넣는다. 물론 이마저도 잘 지키지 않는 이들도 많다. 분리수거는 확실히 우리나라 시민들이 월등하게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거과정에서 섞여버리면서 무용지물이 될 때도 많다. 반대로 독일은 대충 버려도 수거와 선별과정에서 첨단기술이 동원된다. 이 같은 차이의 원인에 대해 코치크 역시 독일의 재활용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자동화된 선별 기기가 사람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폐기물을 분리하기 때문에 독일 소비자에게 선별 부담을 더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재활용 설비의 대부분은 독일로부터 들여온다. 오히려 독일의 재활용 산업은 전 세계 관련 시장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고, 환경보호산업은 독일 산업생산의 6.2%를 차지할 만큼 주요 산업이 됐다. 관련 기술 보유 수준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는 않은 국가의 190%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일본, 캐나다, 한국 등은 독일의 재활용 기술을 복제하기 바쁘다.1990년엔 작은 폐기물 처리 회사에 불과했던 기업들은 효율적인 재활용 및 에너지 생성을 위해 고도로 전문화된 공급업체 및 전문가가 됐다. 독일 최대 규모의 쓰레기처리 전문기업 레몬디스가 대표적 예다. 전세계 30개국에서 3만30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1년 115억 유로(한화 15조 8000억원)의 매출액 기록했다. 독일 뤼넨에서 유럽에서 가장 큰 재활용 센터를 운영하며, 자체 개발 기술을 통해 이 시설에서만 2500만톤의 자재를 다시 생산 단계로 돌려보내고 있다. 리페 공장에서만 연간 탄소배출량을 50만 톤 절감, 레몬디스는 리페 공장과 유사한 공장과 시설을 전 세계적으로 500개 보유하고 있다. 이에 생산자 부담 수준이 EPR 도입 국가 중 단연 가장 높지만, 실제 기업들 부담은 높지 않다고 게르하르트 코치크는 역설했다. 코치크 담당은 “EPR 시행 초기엔 수동으로 선별해 비용이 높았지만, 선별 자동화와 포장재 부피를 줄이며 비용을 낮춰 나갔다”고 말했다. 독일의 포장재의 부피는 1993년 기준 전년 대비 50만t이 줄었고, 3년새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4배 끌어올렸다. 아울러 현재 생산자가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부담은 소매가격의 1%로 낮은 상태라고 UBA는 추정한다.UBA는 포장재 재활용성 강화를 위해 구속력 있는 최소 표준을 제시한다. 분류와 회수 관행을 고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UBA가 제시한 표준은 크게 세 가지다. △이 포장을 위해 고품질 기계적 재활용을 위한 분류 및 회수 인프라가 존재하는가 △포장의 분류 가능성 및 기술적으로 구성 요소의 분리 가능성이 있는가 △ 재활용 관행에 따라 재활용을 방해할 수 있는 포장 구성 요소가 포함되진 않는가(예. 실리콘)
    김경은 기자 2022.12.0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나라가 독일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을 가장 잘하는 국가로 알려져있지만, 통계 집계 방식에 따른 허상일 뿐 실상은 다르다. 불과 10년여 전 만해도 우리나라와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재활용을 잘하는 국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선도국과 추종국 신세로 나뉘고 있다. 독일의 재활용률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이 기간 제자리에서 멤돈다. 독일은 전 세계 환경 산업을 이끌며 유럽연합 최대 경제 대국의 지위에서 EU 환경 규제논의를 선도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독일의 약 3배다. 반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독일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국 재활용 통계에 한국은 59%로, 독일(65%)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국가로 발표되면서 우리나라가 재활용을 잘하는 국가로 알려지게 됐다. 이후 각 정부가 발표한 생활계 폐기물의 공식 통계를 보면 한국은 2020년 59.7%로 지난 7년간 같은 자리에서 멤돌았다. 반면 독일의 생활 폐기물 재활용률은 2002년 56%에서 2013년 63.8%, 2020년 67.4%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2020년까지 생활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65%로 높이겠다는 독일 정부가 설정한 목표가 달성된 것을 의미한다고 독일 환경청(UBA)은 설명했다. 시민들 분리수거 열심히 해도…재활용 안돼 ‘허탈’애초에 우리나라가 2위라는 것도 통계상 수치일 뿐 실상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폐기물 가운데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의 가장 우선에 있는 생활계 폐기물, 이 중에서도 가장 관리가 까다로우며 전 세계적 화두인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을 보면 통계상 수치가 국제 기준에서 크게 동떨어져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지난 2020년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은 70%다. 여기엔 에너지회수 재활용률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폐플라스틱이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는 물질재활용률은 18%로 추정된다. 멜라민 그릇 같은 소각이 어려운 열경화성 폐플라스틱까지 확대할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 공식 통계치는 2019년 기준 47%, 에너지회수까지 포함하면 99.4%에 달한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폐기물 에너지회수를 플라스틱 재활용 통계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에 실재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의 수준은 전세계 평균(9%·OECD 통계)에 비하면 높은 편이나, OECD 가입국(16%)과 유사한 정도로 파악된다. 유럽의 평균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4.5%다(유로 플라스틱스). 폐기물 통계는 이같이 국가별 차이가 크다. OECD는 “국가마다 이용 가능한 데이터, 측정 방법론 등이 크게 달라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실질 재활용률 산정을 위해 통계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인구 8300만명, 세계 경제 순위 4위인 독일의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628만톤이다. 인구 5200만명, 세계 경제 순위 10위인 한국의 1098만톤보다 적다. 1인당 약 3배 더 배출하는 것이다.우리나라 국민들의 분리수거 의무는 독일에 비해 훨씬 높고, 더 철저한데도 재활용은 덜 되고 있으며, 더 많은 플라스틱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유통단계에서 포장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독일 슈퍼마켓[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소비자 규제 재활용 효과 크지 않아”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의무를 부가하는 우리나라의 폐기물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게르하르트 코치크 UBA 플라스틱 및 포장재 부문 담당은 독일 데사우에 위치한 UBA 본청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보다 생산자에 재활용 책임을 부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독일은 제품을 제조·판매·유통하는 기업이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한다. 기업의 규모에 따른 예외는 없다. 플라스틱 시대 쓰레기 홍수에 독일이 나홀로 선전하며 전 세계의 규제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이유다. 한국은 재활용 의무를 소비자와 생산자, 지방자치단체가 나누어 부담한다. 생산자는 수거의 책임은 없고 선별과 재활용 비용만 부과한다. 이에 반해 독일은 수거, 선별, 재활용 전 과정이 모두 생산자 책임이다. 독일 시민들은 종이, 병을 별도로 분리배출하고 그 외 재활용 가능 폐기물은 모두 노란색 봉투에 넣는다. 물론 이마저도 잘 지키지 않는 이들도 많다. 분리수거는 확실히 우리나라 시민들이 월등하게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거과정에서 섞여버리면서 무용지물이 될 때도 많다. 반대로 독일은 대충 버려도 수거와 선별과정에서 첨단기술이 동원된다. 이 같은 차이의 원인에 대해 코치크 역시 독일의 재활용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자동화된 선별 기기가 사람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폐기물을 분리하기 때문에 독일 소비자에게 선별 부담을 더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재활용 설비의 대부분은 독일로부터 들여온다. 오히려 독일의 재활용 산업은 전 세계 관련 시장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고, 환경보호산업은 독일 산업생산의 6.2%를 차지할 만큼 주요 산업이 됐다. 관련 기술 보유 수준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는 않은 국가의 190%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일본, 캐나다, 한국 등은 독일의 재활용 기술을 복제하기 바쁘다.1990년엔 작은 폐기물 처리 회사에 불과했던 기업들은 효율적인 재활용 및 에너지 생성을 위해 고도로 전문화된 공급업체 및 전문가가 됐다. 독일 최대 규모의 쓰레기처리 전문기업 레몬디스가 대표적 예다. 전세계 30개국에서 3만30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1년 115억 유로(한화 15조 8000억원)의 매출액 기록했다. 독일 뤼넨에서 유럽에서 가장 큰 재활용 센터를 운영하며, 자체 개발 기술을 통해 이 시설에서만 2500만톤의 자재를 다시 생산 단계로 돌려보내고 있다. 리페 공장에서만 연간 탄소배출량을 50만 톤 절감, 레몬디스는 리페 공장과 유사한 공장과 시설을 전 세계적으로 500개 보유하고 있다. 이에 생산자 부담 수준이 EPR 도입 국가 중 단연 가장 높지만, 실제 기업들 부담은 높지 않다고 게르하르트 코치크는 역설했다. 코치크 담당은 “EPR 시행 초기엔 수동으로 선별해 비용이 높았지만, 선별 자동화와 포장재 부피를 줄이며 비용을 낮춰 나갔다”고 말했다. 독일의 포장재의 부피는 1993년 기준 전년 대비 50만t이 줄었고, 3년새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4배 끌어올렸다. 아울러 현재 생산자가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부담은 소매가격의 1%로 낮은 상태라고 UBA는 추정한다.UBA는 포장재 재활용성 강화를 위해 구속력 있는 최소 표준을 제시한다. 분류와 회수 관행을 고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UBA가 제시한 표준은 크게 세 가지다. △이 포장을 위해 고품질 기계적 재활용을 위한 분류 및 회수 인프라가 존재하는가 △포장의 분류 가능성 및 기술적으로 구성 요소의 분리 가능성이 있는가 △ 재활용 관행에 따라 재활용을 방해할 수 있는 포장 구성 요소가 포함되진 않는가(예. 실리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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