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부

한광범

기자

그해 오늘

  • “한국 싫어” 여대생 31회나 찔렀다…취준생 A씨의 범행[그해 오늘]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5년 3월 29일, 울산의 한 버스 정류장에 있던 여대생을 참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이 부산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MBC 화면 캡처)공소 사실에 따르면 남성 A씨(당시 24세)는 2012년 2월 군에서 제대했다. 그러나 이후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군 제대 후 집에서만 생활하는 A씨에 가족들은 “일자리 좀 알아봐라”, “집에서 나가 친구라도 만나라” 등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고 다른 친구들과 비교를 당하는 현실 속에 세상에 대한 반감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다 2014년 7월 26일 오후 8시부터 27일 오전 3시까지 경남 울산에 있는 주점과 식당, 노래방 등에서 아버지와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너는 돈도 안 벌어오고 뭐하는 것이냐”는 핀잔을 듣게 됐다.술에 취한 A씨는 홧김에 집으로 가 주방에서 흉기를 챙긴 뒤 울산 거리를 배회하다 오전 5시 57분쯤 남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 홀로 서 있던 여대생 B양을 발견했다.범행은 순식간이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B양의 등과 가슴, 팔, 목 등을 31회 가량 찔러 살해했다. B양은 갓 대학에 들어간 신입생으로, 친구와 생일파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마침 반대편 차로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40대 남성이 차를 돌려 A씨를 제지하려 했지만 B양을 찌른 후 A씨는 약 160m를 도망갔다. 이후 시민이 계속 A씨를 잡으려 하자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되는 일이 없어 자살을 결심하고 편의점에 가면서 흉기를 가방에 넣어 나왔다”며 “대한민국이 싫었다. 나 혼자 죽기는 그렇고 누구 하나 같이 죽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범행을 저지를 당시 자신의 주량을 초과한 음주로 인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장씨를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에 엄중한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A씨가 회개해 재생할 기회를 갖도록 한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항소심 재판부도 “A씨가 B양을 흉기로 31회나 내려 찍는 등 ‘묻지마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회 공동체 전체가 장씨의 잠재적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원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다만 원심이 명령한 전자장치 부착 10년에 대해서는 “19세 미만을 상대로 특정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부착 기간의 하한을 2배로 가중해야 한다”며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강소영 기자 2024.03.29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5년 3월 29일, 울산의 한 버스 정류장에 있던 여대생을 참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이 부산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MBC 화면 캡처)공소 사실에 따르면 남성 A씨(당시 24세)는 2012년 2월 군에서 제대했다. 그러나 이후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군 제대 후 집에서만 생활하는 A씨에 가족들은 “일자리 좀 알아봐라”, “집에서 나가 친구라도 만나라” 등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고 다른 친구들과 비교를 당하는 현실 속에 세상에 대한 반감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다 2014년 7월 26일 오후 8시부터 27일 오전 3시까지 경남 울산에 있는 주점과 식당, 노래방 등에서 아버지와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너는 돈도 안 벌어오고 뭐하는 것이냐”는 핀잔을 듣게 됐다.술에 취한 A씨는 홧김에 집으로 가 주방에서 흉기를 챙긴 뒤 울산 거리를 배회하다 오전 5시 57분쯤 남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 홀로 서 있던 여대생 B양을 발견했다.범행은 순식간이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B양의 등과 가슴, 팔, 목 등을 31회 가량 찔러 살해했다. B양은 갓 대학에 들어간 신입생으로, 친구와 생일파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마침 반대편 차로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40대 남성이 차를 돌려 A씨를 제지하려 했지만 B양을 찌른 후 A씨는 약 160m를 도망갔다. 이후 시민이 계속 A씨를 잡으려 하자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되는 일이 없어 자살을 결심하고 편의점에 가면서 흉기를 가방에 넣어 나왔다”며 “대한민국이 싫었다. 나 혼자 죽기는 그렇고 누구 하나 같이 죽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범행을 저지를 당시 자신의 주량을 초과한 음주로 인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장씨를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에 엄중한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A씨가 회개해 재생할 기회를 갖도록 한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항소심 재판부도 “A씨가 B양을 흉기로 31회나 내려 찍는 등 ‘묻지마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회 공동체 전체가 장씨의 잠재적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원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다만 원심이 명령한 전자장치 부착 10년에 대해서는 “19세 미만을 상대로 특정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부착 기간의 하한을 2배로 가중해야 한다”며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 성폭행 후 “강간 상황극 몰두”…1심 ‘무죄’→대법 “강간 맞다” [그해 오늘]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1년 3월 28일 대법원은 이른바 ‘강간 상황극’ 사건 피고인 오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성폭행 교사범 이모씨가 ‘강간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사건이 일어난 지 19개월 만이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씨는 왜 2심이 돼서야 유죄가 인정되고 상고심에서 형을 확정받은 것일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피해자 목 잡으며 저항 억압 후 범행사건이 발생한 날은 2019년 8월 5일이었다. 20대 남성이었던 이씨는 이날 오후 10시 5분께 세종시에 있는 자택에서 한 랜덤 채팅 앱에 접속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필을 ‘35세 여성’으로 설정하고 “만나서 상황극 할 사람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30대 남성인 오씨가 연락해오자 “강간 상황극을 하자”는 취지로 말하고 자신의 집 맞은편 건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의 집 주소를 알려줬다. 오씨는 1시간 만에 해당 건물에 도착했고 이씨가 알려준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A씨 집 현관문을 두드렸다. 그는 A씨가 지인인 줄 알고 우연히 문을 연 틈을 타 집 안에 들어갔고 피해자의 목을 잡으며 저항을 억압했다. A씨는 난데없는 괴한의 침입에 112에 신고하려 했지만 오씨에게 휴대전화를 뺏긴 채 범행에 노출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A씨 집을 찾아가 문을 열고 오씨의 범행 장면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후 오씨는 A의 휴대전화를 훔쳐 현장을 빠져나왔으며 자신의 집으로 가던 중 이를 강가에 버렸다. 집에 도착한 뒤에는 랜덤 채팅 앱에서 나눈 메시지를 모두 삭제하고 계정을 없애는 등 범행 흔적을 지우기도 했다. 이씨는 범행을 교사한 당일부터 또 다른 여성 두 명에게 성적 수치심, 불안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20여차례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을 긴급체포한 뒤 각각 성폭력처벌법상 주거침입강간 교사, 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송치했다. 그러나 이씨는 수사기관에 “오씨를 골탕먹이려 했을 뿐 실제 성폭행 사건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장난하는 것 같아 몇 차례 확인했는데 이씨가 계속 자신의 말을 믿게 했다”며 “나는 이씨의 도구로 이용당했을 뿐 누군가를 성폭행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피고인들, 법정서 “고의 아니었다” 주장이씨는 법정에서도 “오씨가 실패할 것으로 알고 그에게 강간 상황극을 하라고 했다”며 “오씨를 도구로 피해자를 강간할 범의가 없었다”고 했다. 오씨는 “이씨에게 속아 강간 상황극을 하는 것으로 알고 성관계한 것”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강간일 수 있음을 몰랐다. 이를 용인하지도 않았으므로 강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오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1심은 각각 징역 13년,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이씨에 대해 “오씨를 강간 도구 삼아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를 강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모든 증거를 종합할 때 오씨는 자신의 행위가 강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거나 알고도 용인해서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씨에게 속은 나머지 강간범 역할을 하며 성관계한다고만 인식한 것으로 보여 유죄로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피고인들과 검찰은 쌍방 항소했고 2심은 이씨의 형량을 낮추면서도 오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씨의 경우 1심에서는 주거침입 강간죄가 적용됐지만 2심에서는 미수죄만 인정돼 징역 9년이 선고됐다. 2심은 오씨에 대해 “자신의 행위가 실제 강간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극도의 긴장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연기에 몰두한 나머지 피해자의 반응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는 오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이어 “피해자가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알려줄 정도로 익명성을 포기하고 이번 상황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앱을 통해 대화한 상대가 ‘35세 여성’이라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 정보만 아는 상황에서 상황극의 시작과 종료 시점, 피임기구 사용 여부 등은 전혀 이야기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씨가 수사기관에 진술할 당시 이씨와 앱을 통해 대화한 것은 “사기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하거나 A씨 집 앞까지 가서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이 장난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고 언급한 점 등도 강간죄를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됐다. 2심 판결에 불복한 이씨와 오씨는 상고했고 대법원이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이재은 기자 2024.03.28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1년 3월 28일 대법원은 이른바 ‘강간 상황극’ 사건 피고인 오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성폭행 교사범 이모씨가 ‘강간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사건이 일어난 지 19개월 만이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씨는 왜 2심이 돼서야 유죄가 인정되고 상고심에서 형을 확정받은 것일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피해자 목 잡으며 저항 억압 후 범행사건이 발생한 날은 2019년 8월 5일이었다. 20대 남성이었던 이씨는 이날 오후 10시 5분께 세종시에 있는 자택에서 한 랜덤 채팅 앱에 접속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필을 ‘35세 여성’으로 설정하고 “만나서 상황극 할 사람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30대 남성인 오씨가 연락해오자 “강간 상황극을 하자”는 취지로 말하고 자신의 집 맞은편 건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의 집 주소를 알려줬다. 오씨는 1시간 만에 해당 건물에 도착했고 이씨가 알려준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A씨 집 현관문을 두드렸다. 그는 A씨가 지인인 줄 알고 우연히 문을 연 틈을 타 집 안에 들어갔고 피해자의 목을 잡으며 저항을 억압했다. A씨는 난데없는 괴한의 침입에 112에 신고하려 했지만 오씨에게 휴대전화를 뺏긴 채 범행에 노출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A씨 집을 찾아가 문을 열고 오씨의 범행 장면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후 오씨는 A의 휴대전화를 훔쳐 현장을 빠져나왔으며 자신의 집으로 가던 중 이를 강가에 버렸다. 집에 도착한 뒤에는 랜덤 채팅 앱에서 나눈 메시지를 모두 삭제하고 계정을 없애는 등 범행 흔적을 지우기도 했다. 이씨는 범행을 교사한 당일부터 또 다른 여성 두 명에게 성적 수치심, 불안감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20여차례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을 긴급체포한 뒤 각각 성폭력처벌법상 주거침입강간 교사, 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송치했다. 그러나 이씨는 수사기관에 “오씨를 골탕먹이려 했을 뿐 실제 성폭행 사건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장난하는 것 같아 몇 차례 확인했는데 이씨가 계속 자신의 말을 믿게 했다”며 “나는 이씨의 도구로 이용당했을 뿐 누군가를 성폭행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피고인들, 법정서 “고의 아니었다” 주장이씨는 법정에서도 “오씨가 실패할 것으로 알고 그에게 강간 상황극을 하라고 했다”며 “오씨를 도구로 피해자를 강간할 범의가 없었다”고 했다. 오씨는 “이씨에게 속아 강간 상황극을 하는 것으로 알고 성관계한 것”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강간일 수 있음을 몰랐다. 이를 용인하지도 않았으므로 강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오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1심은 각각 징역 13년,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이씨에 대해 “오씨를 강간 도구 삼아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를 강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모든 증거를 종합할 때 오씨는 자신의 행위가 강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거나 알고도 용인해서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씨에게 속은 나머지 강간범 역할을 하며 성관계한다고만 인식한 것으로 보여 유죄로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피고인들과 검찰은 쌍방 항소했고 2심은 이씨의 형량을 낮추면서도 오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씨의 경우 1심에서는 주거침입 강간죄가 적용됐지만 2심에서는 미수죄만 인정돼 징역 9년이 선고됐다. 2심은 오씨에 대해 “자신의 행위가 실제 강간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극도의 긴장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연기에 몰두한 나머지 피해자의 반응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는 오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이어 “피해자가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알려줄 정도로 익명성을 포기하고 이번 상황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앱을 통해 대화한 상대가 ‘35세 여성’이라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 정보만 아는 상황에서 상황극의 시작과 종료 시점, 피임기구 사용 여부 등은 전혀 이야기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씨가 수사기관에 진술할 당시 이씨와 앱을 통해 대화한 것은 “사기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하거나 A씨 집 앞까지 가서 “다른 곳에 사는 사람이 장난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고 언급한 점 등도 강간죄를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됐다. 2심 판결에 불복한 이씨와 오씨는 상고했고 대법원이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 “시신만 80조각”…육군 중사는 왜 여자친구를 토막냈나 [그해 오늘]
    사진=SBS 캡처[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08년 3월 27일. 애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남성의 상고가 기각돼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판결이 확정됐다.끔찍한 사건의 전말은 2007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에 사는 여성 A씨(당시 29세)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지만, 무려 열흘 동안이나 A씨의 행방은 묘연했다.단순 가출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주변 지인들을 조사하던 중 A씨의 마지막 목격자였던 남자친구 김모(당시 34세)씨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김씨는 경찰에 “서울역에서 A씨를 배웅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경기도 사단의 군 의무대에서 일하던 육군 중사 김씨는 A씨와 2004년부터 교제해왔다. 두 사람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었지만, 김씨는 A씨가 앓고 있던 피부병 때문에 관계를 청산하려 했다. 평소에도 A씨를 짜증스럽게 생각하며 심한 욕설까지 했던 김씨는 결국 A씨와 심하게 다투자 그를 살해할 결심을 하고 만다.김씨는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A씨를 살해했다. 그리고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A씨 시신의 피를 빼고 80여 조각으로 토막내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저질렀다. 그리고 김씨는 A씨의 시신을 나눠 공중화장실 변기, 야산, 맨홀 등 10여 곳 이상에 유기했다.A씨의 유품 또한 서울역, 야산, 부대 주변 인근 아파트 등에 버렸으며 김씨는 숨진 A씨의 휴대전화로 A씨의 친언니에게 “지금 지방에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사진=SBS 캡처수사를 지속하던 경찰은 A씨가 실종되던 날 김씨가 믹서기, 자동차 세정제, 톱, 세정 솔 등을 구입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의 집 화장실에서 A씨의 혈액 반응이 검출돼 결정적인 증거를 포착했다.증거가 나오자 김씨는 경찰에 “말다툼을 하다 여자친구가 약을 과다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너무 놀라 신고하지 못했다”며 “살인자로 오해 받을까봐 시신을 은닉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국과수 부검 결과, 약물복용이 A씨의 직접적인 사인이 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김씨의 컴퓨터에서 사건 발생 후 인터넷에서 ‘자살방조’, ‘CCTV 보존 기간’ 등의 자료를 검색한 점이 드러났다.군인 신분이었던 김씨의 재판은 군 수사대에 인계됐다. 고등군사법원은 “치밀하게 시신을 훼손한 행동을 봤을 때 경황이 없었다는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김씨가 A씨를 살해했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이에 김씨는 상고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신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그 살해방법을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없더라도 간접증거를 상호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하면 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권혜미 기자 2024.03.27
    사진=SBS 캡처[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08년 3월 27일. 애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남성의 상고가 기각돼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판결이 확정됐다.끔찍한 사건의 전말은 2007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에 사는 여성 A씨(당시 29세)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지만, 무려 열흘 동안이나 A씨의 행방은 묘연했다.단순 가출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주변 지인들을 조사하던 중 A씨의 마지막 목격자였던 남자친구 김모(당시 34세)씨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김씨는 경찰에 “서울역에서 A씨를 배웅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경기도 사단의 군 의무대에서 일하던 육군 중사 김씨는 A씨와 2004년부터 교제해왔다. 두 사람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었지만, 김씨는 A씨가 앓고 있던 피부병 때문에 관계를 청산하려 했다. 평소에도 A씨를 짜증스럽게 생각하며 심한 욕설까지 했던 김씨는 결국 A씨와 심하게 다투자 그를 살해할 결심을 하고 만다.김씨는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A씨를 살해했다. 그리고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A씨 시신의 피를 빼고 80여 조각으로 토막내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저질렀다. 그리고 김씨는 A씨의 시신을 나눠 공중화장실 변기, 야산, 맨홀 등 10여 곳 이상에 유기했다.A씨의 유품 또한 서울역, 야산, 부대 주변 인근 아파트 등에 버렸으며 김씨는 숨진 A씨의 휴대전화로 A씨의 친언니에게 “지금 지방에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사진=SBS 캡처수사를 지속하던 경찰은 A씨가 실종되던 날 김씨가 믹서기, 자동차 세정제, 톱, 세정 솔 등을 구입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의 집 화장실에서 A씨의 혈액 반응이 검출돼 결정적인 증거를 포착했다.증거가 나오자 김씨는 경찰에 “말다툼을 하다 여자친구가 약을 과다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너무 놀라 신고하지 못했다”며 “살인자로 오해 받을까봐 시신을 은닉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국과수 부검 결과, 약물복용이 A씨의 직접적인 사인이 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김씨의 컴퓨터에서 사건 발생 후 인터넷에서 ‘자살방조’, ‘CCTV 보존 기간’ 등의 자료를 검색한 점이 드러났다.군인 신분이었던 김씨의 재판은 군 수사대에 인계됐다. 고등군사법원은 “치밀하게 시신을 훼손한 행동을 봤을 때 경황이 없었다는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김씨가 A씨를 살해했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이에 김씨는 상고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신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그 살해방법을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없더라도 간접증거를 상호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하면 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 "시신 보기 무섭다”…딸 장례식에도 오지 않은 부모[그해 오늘]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2020년 3월 26일 생후 7개월 딸을 6일간 집에 혼자 방치해두고 외출해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부부가 2심에서 일부 감형돼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다.생후 7개월 여자아이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A(21·왼쪽)씨와 B(18)양(사진=뉴스1)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 A(22)씨에게 징역 10년을, 아내 B(19)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1심에서 A씨와 B씨가 각각 징역 20년과 장기 징역 15년~단기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것에서 대폭 감형된 것이다.재판부는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던)아내 B씨가 2심에 이르러 성인이 됐고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징역 7년을 넘을 수 없다”고 B씨의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앞서 부부는 지난 2019년 5월 25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거주하던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에 생후 7개월 된 딸 C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C양을 출산한 후 서로 사이가 나빠지자 육아를 서로에게 미루며 각자 밖에서 술을 마시고 외박을 하는 등 아이를 방치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5월 25일 심하게 다툰 후 C양을 홀로 둔 채 집을 나갔다. 이틀 뒤 A씨는 잠시 집에 들어왔으나 아이를 돌보기 위함이 아니라 집에 냉장고를 팔아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함이었다. A씨는 냉장고 사진만 찍은 후 다시 C양을 두고 나갔다.B씨는 5월 29일 A씨에게 ‘사흘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가 죽었을지도 모르니 집에 가봐라’는 문자를 보내고 정작 본인은 집에 들어가 아이의 상태를 살피지 않았다.이후 5월 31일 집에 귀가한 A씨는 아이가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B씨가 아이의 시신을 보기 무섭다고 하자 C양 시신을 종이박스에 담아서 현관 앞에 두고 나가 모텔 등에서 생활했다.C양을 발견한 것은 6월 2일 이들 부부의 집을 방문한 외할머니로 C양은 반려견으로부터 얼굴과 팔, 다리 등을 긁혀 상처를 입은 채 숨져 있었다. 25일 부모가 먹인 분유를 마지막으로 6일 동안 혼자 방치된 C양은 탈수와 영양실조로 숨졌다.이들 부부는 아이의 장례식 기간에도 술을 먹고 늦잠을 자느라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1심 재판부는 남편 A씨에게 징역 20년을, 미성년자였던 B씨에게 부정기형인 징역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했다.이에 부부는 “형량이 무겁다”며 즉시 항소했다. 그런데 당시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가 항소하지 않으면 2심은 1심 선고 형량 이상의 형을 선고할 수 없는 것에 따라 2심에서 B씨에게 선고 가능한 형량의 상한인 징역 7년형이 내려졌다. A씨는 B씨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징역 10년으로 감형됐다.그러나 대법원은 검찰의 항소 없이는 1심의 하한형 이상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항소심이 선고할 수 있는 정기형의 상한은 부정기형의 장기와 단기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중간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파기환송심에서 A씨에게 기존의 징역 10년, B씨에게 3년 늘어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해당 유형의 살인사건에 대한 양형 기준이 최소 징역 10년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하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채나연 기자 2024.03.26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2020년 3월 26일 생후 7개월 딸을 6일간 집에 혼자 방치해두고 외출해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부부가 2심에서 일부 감형돼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다.생후 7개월 여자아이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A(21·왼쪽)씨와 B(18)양(사진=뉴스1)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 A(22)씨에게 징역 10년을, 아내 B(19)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1심에서 A씨와 B씨가 각각 징역 20년과 장기 징역 15년~단기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것에서 대폭 감형된 것이다.재판부는 “(사건 당시 미성년자였던)아내 B씨가 2심에 이르러 성인이 됐고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징역 7년을 넘을 수 없다”고 B씨의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앞서 부부는 지난 2019년 5월 25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거주하던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에 생후 7개월 된 딸 C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C양을 출산한 후 서로 사이가 나빠지자 육아를 서로에게 미루며 각자 밖에서 술을 마시고 외박을 하는 등 아이를 방치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5월 25일 심하게 다툰 후 C양을 홀로 둔 채 집을 나갔다. 이틀 뒤 A씨는 잠시 집에 들어왔으나 아이를 돌보기 위함이 아니라 집에 냉장고를 팔아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함이었다. A씨는 냉장고 사진만 찍은 후 다시 C양을 두고 나갔다.B씨는 5월 29일 A씨에게 ‘사흘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가 죽었을지도 모르니 집에 가봐라’는 문자를 보내고 정작 본인은 집에 들어가 아이의 상태를 살피지 않았다.이후 5월 31일 집에 귀가한 A씨는 아이가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B씨가 아이의 시신을 보기 무섭다고 하자 C양 시신을 종이박스에 담아서 현관 앞에 두고 나가 모텔 등에서 생활했다.C양을 발견한 것은 6월 2일 이들 부부의 집을 방문한 외할머니로 C양은 반려견으로부터 얼굴과 팔, 다리 등을 긁혀 상처를 입은 채 숨져 있었다. 25일 부모가 먹인 분유를 마지막으로 6일 동안 혼자 방치된 C양은 탈수와 영양실조로 숨졌다.이들 부부는 아이의 장례식 기간에도 술을 먹고 늦잠을 자느라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1심 재판부는 남편 A씨에게 징역 20년을, 미성년자였던 B씨에게 부정기형인 징역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했다.이에 부부는 “형량이 무겁다”며 즉시 항소했다. 그런데 당시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가 항소하지 않으면 2심은 1심 선고 형량 이상의 형을 선고할 수 없는 것에 따라 2심에서 B씨에게 선고 가능한 형량의 상한인 징역 7년형이 내려졌다. A씨는 B씨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징역 10년으로 감형됐다.그러나 대법원은 검찰의 항소 없이는 1심의 하한형 이상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항소심이 선고할 수 있는 정기형의 상한은 부정기형의 장기와 단기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중간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파기환송심에서 A씨에게 기존의 징역 10년, B씨에게 3년 늘어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해당 유형의 살인사건에 대한 양형 기준이 최소 징역 10년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하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 “달리는 ‘지하철 창문’ 뜯어가…하, 자수하면 선처합니다”[그해 오늘]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지난해 오늘,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승객이 열차 창문을 뜯어가는 황당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귀중품은 물론 생활필수품도 아닌 ‘지하철 창문’이 도난당했다는, 뭇사람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 절도 사건의 결말은 어떻게 났을까.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의 노약자석 위쪽 창문이 사라진 모습. (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사건은 지난 3월25일 오전 0시50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지하철 2호선 290편성 4호차(2490칸)의 노약자석 위에 위치한 창문이 돌연 사라진 것이다.객실 내부와 신도림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운행 중인 해당 칸에서 창문 1개를 뜯은 뒤 준비해 온 가방에 담아 훔쳐 간 것으로 파악됐다.사라진 창문은 승객의 머리 위쪽 높이에 설치돼 일부만을 살짝 열 수 있게 한 ‘반개창’으로, 구형 열차에서만 볼 수 있던 ‘과거의 유산’이다.전동차에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환기를 할 필요가 없는 최신식 전동차에는 굳이 여닫는 창문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반개창이 달린 열차는 2021년에 마지막으로 생산됐다.공사는 철도 동호인이 희귀한 전동차 부품을 손에 넣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같은 달 29일 철도 동호인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절도 사실을 밝히며 자진 반납할 기회를 줬다. 하지만 창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공사는 같은 달 30일 서울지하철경찰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창문은 전동차 제조업체에 의뢰해 다시 사들였다. 창문 가격은 100만원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서울교통공사가 확보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창문을 뜯어간 A씨는 키 170~180㎝ 사이의 보통 체격 남성으로, 짧은 스포츠형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 범행 당시 하얀 줄이 있는 검은색 트레이닝복 상의와 어두운 색 하의 차림이었으며, 흰색 바닥의 어두운 계열 운동화와 짙은 색 가방을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A씨는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하철경찰대는 지난해 5월 절도 혐의를 받는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를 재판에 넘기는 대신 형사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형사조정제도를 이용할 경우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민사소송을 따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신속하게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후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해 8월7일 A씨로부터 합의 금액을 돌려받았다.이번 사건은 철도와 전동차에 대한 ‘비뚤어진 열망’에서 비롯됐으리라는 것이 철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지난 2020년 2월에도 10대 청소년들이 지하철 내 행선지를 표시하는 ‘롤지’를 드라이버로 뜯어 훔치다 적발돼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적이 있었다.공사 관계자는 “특정 전동차의 물건이 동호인들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물건으로 여겨지곤 한다”고 설명했다.수집 대상이 되는 물품은 승차권과 교통카드는 물론 기념품, 차량과 장치의 부품, 명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원 기자 2024.03.25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지난해 오늘,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승객이 열차 창문을 뜯어가는 황당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귀중품은 물론 생활필수품도 아닌 ‘지하철 창문’이 도난당했다는, 뭇사람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 절도 사건의 결말은 어떻게 났을까.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의 노약자석 위쪽 창문이 사라진 모습. (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사건은 지난 3월25일 오전 0시50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지하철 2호선 290편성 4호차(2490칸)의 노약자석 위에 위치한 창문이 돌연 사라진 것이다.객실 내부와 신도림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운행 중인 해당 칸에서 창문 1개를 뜯은 뒤 준비해 온 가방에 담아 훔쳐 간 것으로 파악됐다.사라진 창문은 승객의 머리 위쪽 높이에 설치돼 일부만을 살짝 열 수 있게 한 ‘반개창’으로, 구형 열차에서만 볼 수 있던 ‘과거의 유산’이다.전동차에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환기를 할 필요가 없는 최신식 전동차에는 굳이 여닫는 창문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반개창이 달린 열차는 2021년에 마지막으로 생산됐다.공사는 철도 동호인이 희귀한 전동차 부품을 손에 넣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같은 달 29일 철도 동호인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절도 사실을 밝히며 자진 반납할 기회를 줬다. 하지만 창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공사는 같은 달 30일 서울지하철경찰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창문은 전동차 제조업체에 의뢰해 다시 사들였다. 창문 가격은 100만원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서울교통공사가 확보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창문을 뜯어간 A씨는 키 170~180㎝ 사이의 보통 체격 남성으로, 짧은 스포츠형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 범행 당시 하얀 줄이 있는 검은색 트레이닝복 상의와 어두운 색 하의 차림이었으며, 흰색 바닥의 어두운 계열 운동화와 짙은 색 가방을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A씨는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하철경찰대는 지난해 5월 절도 혐의를 받는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를 재판에 넘기는 대신 형사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형사조정제도를 이용할 경우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민사소송을 따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신속하게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후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해 8월7일 A씨로부터 합의 금액을 돌려받았다.이번 사건은 철도와 전동차에 대한 ‘비뚤어진 열망’에서 비롯됐으리라는 것이 철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지난 2020년 2월에도 10대 청소년들이 지하철 내 행선지를 표시하는 ‘롤지’를 드라이버로 뜯어 훔치다 적발돼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적이 있었다.공사 관계자는 “특정 전동차의 물건이 동호인들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물건으로 여겨지곤 한다”고 설명했다.수집 대상이 되는 물품은 승차권과 교통카드는 물론 기념품, 차량과 장치의 부품, 명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모가 조카 죽인 줄 알았는데...“형부랑 낳은 아이다” [그해 오늘]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2016년 3월 24일 경찰은 20대 여성 A씨를 3살짜리 조카가 구토를 하는데도 5차례나 더 발로 차 죽인 폭행치사혐의로 구속했다.사건은 당초 이모가 조카를 학대하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가 사실 조카는 과거 형부한테 성폭행 당해 낳은 친아들이라고 밝히며 형부의 성폭행, 가정폭력 등 수많은 문제가 속속 밝혀졌다.(사건=게티 이미지)비극은 2008년 A씨가 18세 고등학생일 때 부터 시작됐다. 그해 언니 B씨(25)와 형부 C씨(43)가 결혼했는데 언니는 온 몸에 염증이 생기는 루푸스 질환을 앓고 있어 형부가 부부관계를 꺼렸다. B씨가 임신까지 하자 형부는 같은 집에 살고 있던 미성년자 A씨를 범죄 대상으로 노렸다. C씨는 원할 때 마다 A씨를 성폭행했고 A씨는 끝내 임신 후 낙태까지 하게 됐다. 2010년 C씨가 서울로 이사를 가고 2012년 A씨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며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으나 또다시 일이 꼬였다. A씨의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아 언니집에서 함께 살게 됐는데 형부의 성폭행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결국 2013년 12월 A씨는 형부의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에도 형부와 사이에 자녀 두 명을 더 낳았다. 형부는 언니 B씨와도 자녀 2명을 뒀다. A씨는 아픈 언니를 대신해 총 다섯 명의 아이를 양육하는 신세가 됐다.언니도 동생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모르고 있던 건 아니다. 자매가 범행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이유는 둘 다 지능지수가 낮고 성격이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형부의 범행이 알려지면 언니와 사이가 멀어지고 친척들에게 혼날 것이 두려웠다고 한다.(사진=게티 이미지)“형부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는 원망에 휩싸여 살던 A씨의 분노가 2016년 3월 15일 극단적으로 표출됐다. 어린이집을 다녀온 3살 B군에게 “가방에서 도시락통을 꺼내라”고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자 발로 5차례나 걷어찼다.B군이 걷어차여 의식을 잃자 동네 병원을 거쳐 종합병원으로 데려갔지만 B군은 종합병원 도착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를 안고 온 A씨의 표정이 눈물 한 방울 없이 무표정했다고 전했다.A씨는 ‘B군이 자꾸 토해 병원으로 데려왔다’고 주장했으나 병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을 통해 학대 사실을 알게 됐다.A씨는 “형부 C씨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는 자괴감과 형부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아버지를 닮아가는 B군을 보면서 폭발했다고 진술했다.수사가 확대하며 C씨가 평소 자녀들에게 폭력을 일삼은 정황도 드러났다. C씨는 자신의 집에서 숨진 B군을 포함해 자녀들을 수차례 때리거나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며 “한 남자의 몹쓸 짓으로 시작됐고 형부의 아이를 낳았다는 자괴감에 시달려왔다”고 털어놨다.C씨는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B군이 A씨의 아들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A씨를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되려 “처제가 먼저 유혹했다” “동네 사람들이 윤간했다”고 거짓말을 일삼았다.처음에는 형부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A씨는 형부의 이 같은 진술을 듣고 충격받았다. 이후에 태도를 바꿔 형부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형부 C씨에게는 징역 8년6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항소심 재판부도 1심을 인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자신이 낳은 자녀의 생명을 침해한 범죄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초범인 점, 범행 사실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성범죄 피해자인 점, 지적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C씨에 대해서는 “피고의 행위(성폭행)로 A씨가 심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 우울증을 앓게 됐으며 본인의 자녀를 살해하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A씨가 처벌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홍수현 기자 2024.03.24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2016년 3월 24일 경찰은 20대 여성 A씨를 3살짜리 조카가 구토를 하는데도 5차례나 더 발로 차 죽인 폭행치사혐의로 구속했다.사건은 당초 이모가 조카를 학대하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가 사실 조카는 과거 형부한테 성폭행 당해 낳은 친아들이라고 밝히며 형부의 성폭행, 가정폭력 등 수많은 문제가 속속 밝혀졌다.(사건=게티 이미지)비극은 2008년 A씨가 18세 고등학생일 때 부터 시작됐다. 그해 언니 B씨(25)와 형부 C씨(43)가 결혼했는데 언니는 온 몸에 염증이 생기는 루푸스 질환을 앓고 있어 형부가 부부관계를 꺼렸다. B씨가 임신까지 하자 형부는 같은 집에 살고 있던 미성년자 A씨를 범죄 대상으로 노렸다. C씨는 원할 때 마다 A씨를 성폭행했고 A씨는 끝내 임신 후 낙태까지 하게 됐다. 2010년 C씨가 서울로 이사를 가고 2012년 A씨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며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으나 또다시 일이 꼬였다. A씨의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아 언니집에서 함께 살게 됐는데 형부의 성폭행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결국 2013년 12월 A씨는 형부의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에도 형부와 사이에 자녀 두 명을 더 낳았다. 형부는 언니 B씨와도 자녀 2명을 뒀다. A씨는 아픈 언니를 대신해 총 다섯 명의 아이를 양육하는 신세가 됐다.언니도 동생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모르고 있던 건 아니다. 자매가 범행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이유는 둘 다 지능지수가 낮고 성격이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형부의 범행이 알려지면 언니와 사이가 멀어지고 친척들에게 혼날 것이 두려웠다고 한다.(사진=게티 이미지)“형부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는 원망에 휩싸여 살던 A씨의 분노가 2016년 3월 15일 극단적으로 표출됐다. 어린이집을 다녀온 3살 B군에게 “가방에서 도시락통을 꺼내라”고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자 발로 5차례나 걷어찼다.B군이 걷어차여 의식을 잃자 동네 병원을 거쳐 종합병원으로 데려갔지만 B군은 종합병원 도착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를 안고 온 A씨의 표정이 눈물 한 방울 없이 무표정했다고 전했다.A씨는 ‘B군이 자꾸 토해 병원으로 데려왔다’고 주장했으나 병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을 통해 학대 사실을 알게 됐다.A씨는 “형부 C씨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는 자괴감과 형부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아버지를 닮아가는 B군을 보면서 폭발했다고 진술했다.수사가 확대하며 C씨가 평소 자녀들에게 폭력을 일삼은 정황도 드러났다. C씨는 자신의 집에서 숨진 B군을 포함해 자녀들을 수차례 때리거나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며 “한 남자의 몹쓸 짓으로 시작됐고 형부의 아이를 낳았다는 자괴감에 시달려왔다”고 털어놨다.C씨는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B군이 A씨의 아들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A씨를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되려 “처제가 먼저 유혹했다” “동네 사람들이 윤간했다”고 거짓말을 일삼았다.처음에는 형부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A씨는 형부의 이 같은 진술을 듣고 충격받았다. 이후에 태도를 바꿔 형부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형부 C씨에게는 징역 8년6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항소심 재판부도 1심을 인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자신이 낳은 자녀의 생명을 침해한 범죄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초범인 점, 범행 사실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성범죄 피해자인 점, 지적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C씨에 대해서는 “피고의 행위(성폭행)로 A씨가 심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 우울증을 앓게 됐으며 본인의 자녀를 살해하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A씨가 처벌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 64명 생명 앗아갔다…'곰팡이 오염주사' 뭐길래[그해 오늘]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7년 3월 23일, 미국에서 64명의 사망자를 낸 2012년 ‘곰팡이 오염주사 사건’에서 약품 제조회사 사장의 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미국 매사추세츠 주 연방 대배심은 약품제조사 ‘뉴잉글랜드 컴파운딩센터’(NECC)의 배리 캐든 전 사장(50)에 대한 25건의 2급 살인 혐의에서 무죄를 평결했다.그러나 대배심은 공갈과 공모, 사기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이 사건은 2012년 미 전역 20개 주에서 곰팡이의 일종인 아스페르길루스에 오염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수백 명이 집단으로 뇌수막이 걸리면서 시작됐다. 환자들은 모두 이 주사를 척추에 맞고 뇌수막염에 걸렸다.뇌수막염은 뇌와 척수 주변의 막이 세균이나 바이러스·기생충·곰팡이 등에 감염돼 부어오르는 질병으로, 1~4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극심한 두통과 메스꺼움·현기증·고열 등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문제의 주사는 NECC가 조재한 주사액으로 주로 등의 통증을 치료하는 처방약으로 의료기관에서 사용됐으며, 상점에서 흔히 판매되는 형태의 일반 의약품은 아니었다.곰팡이균에 오염된 스테로이드 주사를 척추에 맞으면 균이 중추신경계로 바로 들어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이 주사로 800명에 가까운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64명이 사망해 미국 공중보건사에 ‘오점’을 남겼다.미 식품의약국(FDA)는 NECC에 대한 조사에서 주사제 살균 가정이 조제 기준에 미달하는 등의 문제를 적발했다.더러운 매트와 물이 새는 보일러, 검은 잔해들이 떠다니는 물병 등을 발견한 조사관들은 깨끗하게 관리돼야 할 조제시설이 벌레와 쥐로 들끓었다고 전했다.연방 검찰은 캐든이 “환자보다 이익추구를 우선했다”며 100건에 가까운 혐의를 적용했다.그러나 변호인들은 주사제들이 어떤 경로로 오염됐는지, 그리고 환자 사망 과정에서 캐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검찰이 규명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NECC는 사건 후 파산신청을 했으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2억 달러(224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김민정 기자 2024.03.2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7년 3월 23일, 미국에서 64명의 사망자를 낸 2012년 ‘곰팡이 오염주사 사건’에서 약품 제조회사 사장의 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미국 매사추세츠 주 연방 대배심은 약품제조사 ‘뉴잉글랜드 컴파운딩센터’(NECC)의 배리 캐든 전 사장(50)에 대한 25건의 2급 살인 혐의에서 무죄를 평결했다.그러나 대배심은 공갈과 공모, 사기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이 사건은 2012년 미 전역 20개 주에서 곰팡이의 일종인 아스페르길루스에 오염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수백 명이 집단으로 뇌수막이 걸리면서 시작됐다. 환자들은 모두 이 주사를 척추에 맞고 뇌수막염에 걸렸다.뇌수막염은 뇌와 척수 주변의 막이 세균이나 바이러스·기생충·곰팡이 등에 감염돼 부어오르는 질병으로, 1~4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극심한 두통과 메스꺼움·현기증·고열 등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문제의 주사는 NECC가 조재한 주사액으로 주로 등의 통증을 치료하는 처방약으로 의료기관에서 사용됐으며, 상점에서 흔히 판매되는 형태의 일반 의약품은 아니었다.곰팡이균에 오염된 스테로이드 주사를 척추에 맞으면 균이 중추신경계로 바로 들어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이 주사로 800명에 가까운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64명이 사망해 미국 공중보건사에 ‘오점’을 남겼다.미 식품의약국(FDA)는 NECC에 대한 조사에서 주사제 살균 가정이 조제 기준에 미달하는 등의 문제를 적발했다.더러운 매트와 물이 새는 보일러, 검은 잔해들이 떠다니는 물병 등을 발견한 조사관들은 깨끗하게 관리돼야 할 조제시설이 벌레와 쥐로 들끓었다고 전했다.연방 검찰은 캐든이 “환자보다 이익추구를 우선했다”며 100건에 가까운 혐의를 적용했다.그러나 변호인들은 주사제들이 어떤 경로로 오염됐는지, 그리고 환자 사망 과정에서 캐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검찰이 규명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NECC는 사건 후 파산신청을 했으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2억 달러(224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 "혼외자식 챙겨줘" 뻔뻔한 남편, 이혼해달라는데...[그해 오늘]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딴살림을 차리고 혼외자녀를 낳은 것도 모자라 아내가 혼외자를 챙겨주지 않는다며 집을 나간 남편이 이혼을 청구했다.해당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8년 전 오늘, 2016년 3월 22일 법원에 따르면 A(당시 58)씨는 서른 살에 B(당시 54)씨와 결혼했다.A씨는 결혼 15년 만에 딴살림을 차리고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아내 B씨에게 발각됐고, ‘모든 재산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고 다시는 어떤 여자와도 업무 외적 만남이나 통화를 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가정을 유지했다.그러나 10년 뒤 자동차 블랙박스에 담긴 음성 때문에 또다시 꼬리가 잡혔다.블랙박스에 녹음된 A씨와 지인의 대화에서 A씨가 내연녀와 계속해서 연락해왔으며 혼외자의 선물까지 챙겨온 사실이 드러났다.A씨는 B씨의 추궁에 내연녀와 이메일만 주고받았을 뿐 만나진 않았다고 주장하며, 되려 B씨에게 혼외자를 챙겨주면 안 되겠느냐고 요구했다.결국 별거하자며 집을 나온 A씨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A씨는 사실상 가정이 파탄 난 데다, B씨가 자신도 모르게 3억 원이 넘는 예금을 찾고 시가 17억 원짜리 땅도 가로채려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B씨는 A씨가 집을 나간 뒤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꾸고 자신 명의로 된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남편에게 받은 생활비를 모아 10여 년 전 사둔 땅값이 10배 오른 상태였다.이에 대해 재판부는 남편이 재산을 빼돌리는 걸 막기 위한 아내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특히 가정 파탄의 책임이 A씨에게 있는 만큼 이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1심은 소송을 벌이는 중에도 전화로 애정표현을 하는 등 불화를 극복할 여지가 남았다며 부부의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 나진 않았다고 보고 이혼청구를 기각했다.2심은 “A씨가 과거 부정행위 상대방과 다시 만나 동거하는 것으로 보이고 파탄의 주된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지적했다.또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도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지만 A씨는 그럴 만한 사정도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그러면서 “부인이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이혼청구를 기각했다.대법원에서도 이 판결을 확정하면서, 내연녀와 동거 중인 A씨는 B씨와의 부부 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박지혜 기자 2024.03.2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딴살림을 차리고 혼외자녀를 낳은 것도 모자라 아내가 혼외자를 챙겨주지 않는다며 집을 나간 남편이 이혼을 청구했다.해당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8년 전 오늘, 2016년 3월 22일 법원에 따르면 A(당시 58)씨는 서른 살에 B(당시 54)씨와 결혼했다.A씨는 결혼 15년 만에 딴살림을 차리고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아내 B씨에게 발각됐고, ‘모든 재산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고 다시는 어떤 여자와도 업무 외적 만남이나 통화를 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가정을 유지했다.그러나 10년 뒤 자동차 블랙박스에 담긴 음성 때문에 또다시 꼬리가 잡혔다.블랙박스에 녹음된 A씨와 지인의 대화에서 A씨가 내연녀와 계속해서 연락해왔으며 혼외자의 선물까지 챙겨온 사실이 드러났다.A씨는 B씨의 추궁에 내연녀와 이메일만 주고받았을 뿐 만나진 않았다고 주장하며, 되려 B씨에게 혼외자를 챙겨주면 안 되겠느냐고 요구했다.결국 별거하자며 집을 나온 A씨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A씨는 사실상 가정이 파탄 난 데다, B씨가 자신도 모르게 3억 원이 넘는 예금을 찾고 시가 17억 원짜리 땅도 가로채려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B씨는 A씨가 집을 나간 뒤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꾸고 자신 명의로 된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남편에게 받은 생활비를 모아 10여 년 전 사둔 땅값이 10배 오른 상태였다.이에 대해 재판부는 남편이 재산을 빼돌리는 걸 막기 위한 아내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특히 가정 파탄의 책임이 A씨에게 있는 만큼 이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1심은 소송을 벌이는 중에도 전화로 애정표현을 하는 등 불화를 극복할 여지가 남았다며 부부의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 나진 않았다고 보고 이혼청구를 기각했다.2심은 “A씨가 과거 부정행위 상대방과 다시 만나 동거하는 것으로 보이고 파탄의 주된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지적했다.또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도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지만 A씨는 그럴 만한 사정도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그러면서 “부인이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이혼청구를 기각했다.대법원에서도 이 판결을 확정하면서, 내연녀와 동거 중인 A씨는 B씨와의 부부 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 “당구치고 오니 없던데?”…동거녀 암매장 사건의 전말 [그해 오늘]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6년 3월 21일 경기도 안양의 한 오피스텔 앞에서는 동거녀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30대 남성 이모(당시 36세)씨의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20대 동거녀를 살해 후 암매장한 이모씨(당시 35세)가 2016년 3월 21일 광명시의 한 도로변 공터 범행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이날 이 씨는 남색 야구모자와 파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동거녀에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짧게 말할 뿐이었다. 사건의 시작은 그해 2월 17일이었다. 이날 오전 9시쯤 이 씨의 동거녀 A씨(22)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A씨 언니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후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이 씨는 “한달 가량 동거한 여자친구가 2월 12일 짐을 싸서 집을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단순 가출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다 5일이 지난 2월 22일 해당 오피스텔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와 이 씨가 12일 자정쯤 오피스텔로 들어간 뒤 나오는 장면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2월 14일 오전 1시 25분쯤 이 씨가 대형 박스를 카트에 싣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장면도 확보했다. 참고인 조사 당시 이 씨는 CCTV에 찍힌 상황에 대해 “사무실 계약기간이 끝나 사무실에 있던 사무용품을 집에 가져가니까 A씨가 화를 냈고 싸운 뒤 나가서 친구와 밥을 먹고 당구를 치고 돌아오니까 나가고 없었다”고 진술했다.하지만 이는 거짓이었다. 참고인 조사 뒤 잠적했던 이 씨는 그해 3월 14일 대구의 한 찜질방에서 붙잡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그해 2월 13일 이 씨가 정리한 사무실 물건을 두는 문제로 A씨와 다퉜고 이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는 과정에 홧김에 A씨의 입과 코를 막고 살해했다. 이 씨는 살해 직후 친구와 인근에서 당구를 치고 오피스텔로 돌아와 다음 날 오전 1시 25분쯤 시신이 담긴 박스를 이용하던 렌트차량에 실었다.현장검증에서도 이 씨가 A씨를 때리고 살해하는 과정과 함께 친구와 당구를 치고 오피스텔로 돌아와 A씨의 시신을 대형 박스에 넣어 카트에 실어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재연됐다.이 씨는 A씨 살해 사실을 감추기 위해 A씨 휴대전화로 A씨 언니에 ‘지금 홍대로 가고 있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단순 가출로 꾸미기 위해 서울 홍대 부근에 A씨의 휴대전화를 버리는 등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그리고 A씨의 시신은 안양 오피스텔에서 10km 가량 떨어진 광명의 한 공터에 암매장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 씨에 검찰은 이 씨가 범행 직후 시신을 야산에 묻은 뒤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갖고 홍대 부근에서 피해자의 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을 들어 “계획적 살인”이라고 보고 사형을 구형했다.이후 이 씨 변호인 측은 “이 씨가 학사 장교로 복무하면서 부대장 표창도 받았고, 이혼한 전처와 사이에 어린 두 딸이 있는 점, 과거 자살을 기도하는 등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점” 등을 거론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계획적 살인’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해 7월 15일 이 씨는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강소영 기자 2024.03.21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6년 3월 21일 경기도 안양의 한 오피스텔 앞에서는 동거녀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30대 남성 이모(당시 36세)씨의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20대 동거녀를 살해 후 암매장한 이모씨(당시 35세)가 2016년 3월 21일 광명시의 한 도로변 공터 범행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이날 이 씨는 남색 야구모자와 파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동거녀에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짧게 말할 뿐이었다. 사건의 시작은 그해 2월 17일이었다. 이날 오전 9시쯤 이 씨의 동거녀 A씨(22)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A씨 언니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후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이 씨는 “한달 가량 동거한 여자친구가 2월 12일 짐을 싸서 집을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단순 가출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다 5일이 지난 2월 22일 해당 오피스텔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와 이 씨가 12일 자정쯤 오피스텔로 들어간 뒤 나오는 장면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2월 14일 오전 1시 25분쯤 이 씨가 대형 박스를 카트에 싣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장면도 확보했다. 참고인 조사 당시 이 씨는 CCTV에 찍힌 상황에 대해 “사무실 계약기간이 끝나 사무실에 있던 사무용품을 집에 가져가니까 A씨가 화를 냈고 싸운 뒤 나가서 친구와 밥을 먹고 당구를 치고 돌아오니까 나가고 없었다”고 진술했다.하지만 이는 거짓이었다. 참고인 조사 뒤 잠적했던 이 씨는 그해 3월 14일 대구의 한 찜질방에서 붙잡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그해 2월 13일 이 씨가 정리한 사무실 물건을 두는 문제로 A씨와 다퉜고 이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는 과정에 홧김에 A씨의 입과 코를 막고 살해했다. 이 씨는 살해 직후 친구와 인근에서 당구를 치고 오피스텔로 돌아와 다음 날 오전 1시 25분쯤 시신이 담긴 박스를 이용하던 렌트차량에 실었다.현장검증에서도 이 씨가 A씨를 때리고 살해하는 과정과 함께 친구와 당구를 치고 오피스텔로 돌아와 A씨의 시신을 대형 박스에 넣어 카트에 실어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재연됐다.이 씨는 A씨 살해 사실을 감추기 위해 A씨 휴대전화로 A씨 언니에 ‘지금 홍대로 가고 있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단순 가출로 꾸미기 위해 서울 홍대 부근에 A씨의 휴대전화를 버리는 등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그리고 A씨의 시신은 안양 오피스텔에서 10km 가량 떨어진 광명의 한 공터에 암매장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 씨에 검찰은 이 씨가 범행 직후 시신을 야산에 묻은 뒤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갖고 홍대 부근에서 피해자의 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을 들어 “계획적 살인”이라고 보고 사형을 구형했다.이후 이 씨 변호인 측은 “이 씨가 학사 장교로 복무하면서 부대장 표창도 받았고, 이혼한 전처와 사이에 어린 두 딸이 있는 점, 과거 자살을 기도하는 등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점” 등을 거론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계획적 살인’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해 7월 15일 이 씨는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