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한광범

기자

그해 오늘

  • 5살 아이에게 이런 짓을…내연녀 아들 폭행해 시력 잃게 한 20대[그해 오늘]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7년 7월 27일, 내연녀의 5살 아이를 폭행해 시력을 잃게 한 20대 남성과 이를 방치한 아이 친모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이모(27) 씨는 2016년 7월부터 10월까지 전남 목포에 있는 내연녀 최모 씨(35) 씨의 집에서 최씨의 아들 A(당시 5세)군을 폭행해 광대뼈 주위를 함몰시켜 시력을 잃게 하는 등 8차례에 걸쳐 상습 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어머니 최씨는 폭행당한 A군이 눈의 출혈과 통증을 수차례 호소했음에도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이씨는 최씨가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자 외출이 힘들다며 A군의 두 다리와 오른팔, 늑골 등에 골절상을 입힐 정도로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최씨는 A군을 때린 뒤 병원에 데려가 “놀다가 넘어졌다”는 등 거짓말을 하고 진료를 받기도 했다.재판에서는 이씨에게 아동학대중상해죄와 별도로 살인미수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지가 쟁점이 됐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짐작할 수 있는데도 그런 결과가 발생하도록 놔두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폭행을 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1심은 이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이는 관련법상 최고 13년으로 돼 있는 양형기준을 넘어선 것이지만 재판부는 아동학대를 정도에 따라 살인행위에 버금간다는 판단을 했다.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혐의 가운데 살인미수는 무죄”라면서도 “살인행위에 미치지는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행위로 판단된다”고 중형 배경을 설명했다.이어 “최근 우리나라에서 참혹한 아동학대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과거 수준의 처벌로는 아동학대 범죄를 근절하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사회적 인식도 있다”고 전했다.더불어 “이씨는 피해 아동을 한쪽 눈이 없는 영구 장애 상태로 만들었고 담관을 손상해 몇 개월 뒤 간 손상으로 사망할 수 있는 상태에 빠뜨렸다”며 “피해 아동에게 평생에 걸친 큰 고통을 안기고도 범행을 숨기기 급급했다”고 판시했다.친모 최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한 재판부는 “이씨의 폭력 속에서 오로지 엄마만을 믿고 찾았던 피해 아동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줘 죄질이 무겁다”며 “다만 최씨가 직접적인 상해를 입힌 것이 아니고 생계를 위해 피해 아동을 직접 돌볼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했다”고 밝혔다.반면 2심은 “폭행으로 사망할 것이라는 예견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살인미수도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1심에서 양형기준을 상회한 형량이 선고된 만큼 징역 18년을 그대로 유지했다.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민정 기자 2024.07.27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7년 7월 27일, 내연녀의 5살 아이를 폭행해 시력을 잃게 한 20대 남성과 이를 방치한 아이 친모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이모(27) 씨는 2016년 7월부터 10월까지 전남 목포에 있는 내연녀 최모 씨(35) 씨의 집에서 최씨의 아들 A(당시 5세)군을 폭행해 광대뼈 주위를 함몰시켜 시력을 잃게 하는 등 8차례에 걸쳐 상습 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어머니 최씨는 폭행당한 A군이 눈의 출혈과 통증을 수차례 호소했음에도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이씨는 최씨가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자 외출이 힘들다며 A군의 두 다리와 오른팔, 늑골 등에 골절상을 입힐 정도로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최씨는 A군을 때린 뒤 병원에 데려가 “놀다가 넘어졌다”는 등 거짓말을 하고 진료를 받기도 했다.재판에서는 이씨에게 아동학대중상해죄와 별도로 살인미수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지가 쟁점이 됐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짐작할 수 있는데도 그런 결과가 발생하도록 놔두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폭행을 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1심은 이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이는 관련법상 최고 13년으로 돼 있는 양형기준을 넘어선 것이지만 재판부는 아동학대를 정도에 따라 살인행위에 버금간다는 판단을 했다.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혐의 가운데 살인미수는 무죄”라면서도 “살인행위에 미치지는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행위로 판단된다”고 중형 배경을 설명했다.이어 “최근 우리나라에서 참혹한 아동학대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과거 수준의 처벌로는 아동학대 범죄를 근절하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사회적 인식도 있다”고 전했다.더불어 “이씨는 피해 아동을 한쪽 눈이 없는 영구 장애 상태로 만들었고 담관을 손상해 몇 개월 뒤 간 손상으로 사망할 수 있는 상태에 빠뜨렸다”며 “피해 아동에게 평생에 걸친 큰 고통을 안기고도 범행을 숨기기 급급했다”고 판시했다.친모 최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한 재판부는 “이씨의 폭력 속에서 오로지 엄마만을 믿고 찾았던 피해 아동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줘 죄질이 무겁다”며 “다만 최씨가 직접적인 상해를 입힌 것이 아니고 생계를 위해 피해 아동을 직접 돌볼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했다”고 밝혔다.반면 2심은 “폭행으로 사망할 것이라는 예견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살인미수도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1심에서 양형기준을 상회한 형량이 선고된 만큼 징역 18년을 그대로 유지했다.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 "백혈병 걸려 감형을"...'9살 사망' 음주운전범이 한 말 [그해 오늘]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염치없지만 피고인은 현재 백혈병에 걸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풍전등화 같은 상황이라 구금생활을 버텨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지난해 7월 26일, 이른바 ‘청담동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 고모(당시 40) 씨 측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한 말이다. 고 씨 변호인은 “잘못하면 7년의 수형이 종신형이 될 수도 있다”라며 감형을 주장했다.만취 상태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생을 차로 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고모 씨가 지난 2022년 12월 9일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고 씨는 2022년 12월 2일 낮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SUV를 운전하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당시 9살 초등학생 이동원 군을 들이받고 현장을 이탈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사고 당시 고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사고 목격자는 “차 문이 열려 있었는데 창문으로 술 냄새가 많이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씨는 사고를 낸 뒤에도 집까지 운전했고, 검찰은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를 적용했다.그러면서 대법원이 스쿨존 음주 사고 양형 기준을 최대 징역 15년 형으로 강화하기로 한 점을 강조하면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당시 새 기준 적용 전이었지만 이런 변화를 반영해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하지만 1·2심 재판부는 고 씨가 20~30m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현장으로 돌아온 점, 소극적으로나마 구호 조치를 한 점 등을 들어 뺑소니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또 ‘하나의 교통사고에서 여러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별개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1심에서 선고된 징역 7년은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2020년 도입된 이른바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 사망 사고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부터 약 1년 동안 민식이법 관련 판결 226건 가운데 징역형이 내려진 건 전체의 5%인 12건에 불과했다. 형량은 최소 징역 8개월, 최대 징역 5년이었다.이 가운데 음주운전으로 스쿨존 교통사고를 내 재판에 간 5건이 모두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강력한 법이 있지만 법원이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2022년 12월 13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 앞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현장을 지나는 학생들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이동원 군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고 씨의 음주운전으로 아들 이 군을 잃은 아버지는 올해 2월 29일 고 씨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되자 “대낮에 음주운전을 해 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학교 후문 바로 앞에서 하늘나라로 보낸 자가 고작 5년의 형량을 받는 것이 진정 정의냐”고 반발했다.이어 “법원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판결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동원이의 희생이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 매번 음주운전 사망 사건이 날 때마다 제가 오히려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이 군 아버지 질문에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행정·입법·사법부는 아무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사법 체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음주측정 시간 지연, 운전자 바꿔치기 등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이 활개를 치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지난 5월 사고를 낸 뒤 음주운전이 들통 날 상황에서 술을 더 마셔서 사고 전 음주 상태였는지 알 수 없게 만든 가수 김호중 씨 사건을 계기로 ‘김호중 따라 하기’도 속출하고 있다.온라인에선 김 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에 걸리면 무조건 도주하고,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가 소주를 마신다’라는 얘기마저 나왔다.이와 관련해 올해 6월 민형배,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호중 식 술 타기’ 수법을 막기 위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심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박지혜 기자 2024.07.2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염치없지만 피고인은 현재 백혈병에 걸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풍전등화 같은 상황이라 구금생활을 버텨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지난해 7월 26일, 이른바 ‘청담동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 고모(당시 40) 씨 측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한 말이다. 고 씨 변호인은 “잘못하면 7년의 수형이 종신형이 될 수도 있다”라며 감형을 주장했다.만취 상태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생을 차로 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고모 씨가 지난 2022년 12월 9일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고 씨는 2022년 12월 2일 낮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SUV를 운전하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당시 9살 초등학생 이동원 군을 들이받고 현장을 이탈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사고 당시 고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사고 목격자는 “차 문이 열려 있었는데 창문으로 술 냄새가 많이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씨는 사고를 낸 뒤에도 집까지 운전했고, 검찰은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를 적용했다.그러면서 대법원이 스쿨존 음주 사고 양형 기준을 최대 징역 15년 형으로 강화하기로 한 점을 강조하면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당시 새 기준 적용 전이었지만 이런 변화를 반영해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하지만 1·2심 재판부는 고 씨가 20~30m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현장으로 돌아온 점, 소극적으로나마 구호 조치를 한 점 등을 들어 뺑소니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또 ‘하나의 교통사고에서 여러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별개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1심에서 선고된 징역 7년은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2020년 도입된 이른바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 사망 사고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부터 약 1년 동안 민식이법 관련 판결 226건 가운데 징역형이 내려진 건 전체의 5%인 12건에 불과했다. 형량은 최소 징역 8개월, 최대 징역 5년이었다.이 가운데 음주운전으로 스쿨존 교통사고를 내 재판에 간 5건이 모두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강력한 법이 있지만 법원이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2022년 12월 13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 앞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현장을 지나는 학생들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이동원 군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고 씨의 음주운전으로 아들 이 군을 잃은 아버지는 올해 2월 29일 고 씨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되자 “대낮에 음주운전을 해 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학교 후문 바로 앞에서 하늘나라로 보낸 자가 고작 5년의 형량을 받는 것이 진정 정의냐”고 반발했다.이어 “법원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판결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동원이의 희생이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 매번 음주운전 사망 사건이 날 때마다 제가 오히려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이 군 아버지 질문에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행정·입법·사법부는 아무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사법 체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음주측정 시간 지연, 운전자 바꿔치기 등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이 활개를 치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지난 5월 사고를 낸 뒤 음주운전이 들통 날 상황에서 술을 더 마셔서 사고 전 음주 상태였는지 알 수 없게 만든 가수 김호중 씨 사건을 계기로 ‘김호중 따라 하기’도 속출하고 있다.온라인에선 김 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에 걸리면 무조건 도주하고,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가 소주를 마신다’라는 얘기마저 나왔다.이와 관련해 올해 6월 민형배,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호중 식 술 타기’ 수법을 막기 위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심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 “무섭고 섬뜩”…신림동 원룸 떨게 한 ‘삐에로 가면’ 괴담 [그해 오늘]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9년 7월 25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을 공포에 몰아넣은 한 영상 속 남성이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삐에로 가면을 쓰고 원룸을 배회하던 남성을 검거했다. 그리고 남성의 신원과 그 이유가 밝혀지자 네티즌들은 “이유가 더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유튜브 캡처)◆유튜브에 올라온 1분 29초 영상A씨가 붙잡히기 이틀 전인 7월 23일. 유튜브 채널 ‘김경준’에는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상황’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해당 영상은 피에로 가면을 쓴 한 남성이 오피스텔 복도로 추정되는 곳에서 서성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남성은 문 앞에 놓인 택배 상자를 집어 든 뒤 인기척이 느껴지는 지 확인하려는 듯 문에 귀를 대보고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러나 열리지 않자 남성은 문 앞에 있던 택배를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후 집 안에 있던 주민이 나와 상황을 살피는 모습도 담겼다.한 원룸의 CCTV 영상으로 보이는 해당 영상은 금세 온라인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큰 관심과 우려를 일으켰다. 이는 같은 해 5월 28일 발생한 ‘신림동 주거침입 사건’과 맞물려 더 큰 공포심을 자아냈다. 해당 사건은 30대 남성이 신림동 한 빌라에서 집 안으로 들어가던 20세 여성을 뒤쫓아 주거침입을 하려 했던 사건으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에선 간발의 차이로 남성이 여성을 따라 들어가는 데 실패한 모습이 공개돼 “소름 돋는다”는 반응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다.또 그해 7월 11일에는 이른 새벽 신림동 한 원룸 화장실 창문으로 침입한 남성이 샤워 중이던 여성의 목을 조르고 반항하자 달아난 사건 등 여성 1인 가구를 상대로 한 범죄가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높아진 시기였다.이 가운데 공개된 ‘피에로 영상’에 네티즌들은 “무서워서 어떻게 살겠나”, “가면이 너무 섬뜩하다”라며 경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상황? 연출? 진실은그러나 일각에서는 “CCTV 각도가 좀 이상하다”, “영상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집에 사람이 있는데 택배 물품이 계속 문 앞에 있는 게 이상하다” 등 영상이 연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사진=유튜브 캡처)특히 보통 CCTV는 천장에 붙어 있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형태인데, 해당 영상은 높은 곳에서 정면을 보는 형태였던 것.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창문틀이나 선반 같은 곳에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혀 찍은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온라인을 삽시간에 떠들썩하게 만든 이 영상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된 지 이틀 만인 7월 25일 00시 15분 영상 속 건물에 사는 A씨를 붙잡았다. 영상을 본 해당 건물 관리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곳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 A씨를 특정할 수 있었고 이후 영상의 진실이 드러났다. A씨는 1인 스타트업 택배 대리수령 업체 대표로 밝혀졌다. 자신이 만든 앱을 홍보하기 위해 이같이 연출한 영상을 올린 것. 즉, 대중적인 논란을 노린 악의적인 바이럴 마케팅이었던 것이다.논란에 대해 A씨는 직접 온라인에 글을 올리고 영상 속 상황에 대해 “제 방문 앞에 있는 박스를 훔쳐 가는 것처럼 촬영하고 뒷부분에는 방 안에 사람이 있는 척 방문을 연 장면을 촬영해 편집했다”며 “공포를 극대화하는 극적 정치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A씨는 “멍청하고 짧은 생각이었다. 부끄럽게도 어떻게 하면 사이코패스처럼 보일까 고민했다”면서 “영상만 봐도 섬뜩한 공포로 느껴졌을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음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그는 이같은 영상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새로운 포털사이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구글, 네이버에 덤볐다가 실패하고 모든 것을 잃은 가난한 스타트업이다.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 원짜리 미니원룸에 살고 있다”고 한 뒤 “돈이 없으니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해 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혼자 사는 여성들이 택배 받는 게 두려워 ‘곽두팔’이라는 센 남성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불안감을 없애고 싶었다”며 “이런 이유로 CCTV 구도로 택배를 훔쳐가는 영상을 촬영해 ‘이런 무서운 택배 도둑은 없어야 한다!’는 식의 영상 컨텐츠를 제작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그러면서 “많이 놀라셨을 네티즌분들과 고생하신 강력계 형사님들, 관악경찰서 관계자 분들, 놀라셨을 신림동 주민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죄의 말을 전했다.영상이 논란이 된 후 이를 알게 된 A씨 거주 원룸의 집주인은 A씨에 바로 집을 비워달라고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긴 글에서 A씨는 “집주인이 짐을 빼고 나가라고 했지만 겨우 하루 연장했다. 당장 갈 곳없이 반강제로 쫓겨 나가게 됐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가슴이 아프다”면서 “모쪼록 이번 논란을 통해 여성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더욱 공감하게 됐다. 앞으로 여성 젠더 감수성을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공부하겠다”고 전했다.
    강소영 기자 2024.07.25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9년 7월 25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을 공포에 몰아넣은 한 영상 속 남성이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삐에로 가면을 쓰고 원룸을 배회하던 남성을 검거했다. 그리고 남성의 신원과 그 이유가 밝혀지자 네티즌들은 “이유가 더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유튜브 캡처)◆유튜브에 올라온 1분 29초 영상A씨가 붙잡히기 이틀 전인 7월 23일. 유튜브 채널 ‘김경준’에는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상황’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해당 영상은 피에로 가면을 쓴 한 남성이 오피스텔 복도로 추정되는 곳에서 서성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남성은 문 앞에 놓인 택배 상자를 집어 든 뒤 인기척이 느껴지는 지 확인하려는 듯 문에 귀를 대보고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러나 열리지 않자 남성은 문 앞에 있던 택배를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후 집 안에 있던 주민이 나와 상황을 살피는 모습도 담겼다.한 원룸의 CCTV 영상으로 보이는 해당 영상은 금세 온라인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큰 관심과 우려를 일으켰다. 이는 같은 해 5월 28일 발생한 ‘신림동 주거침입 사건’과 맞물려 더 큰 공포심을 자아냈다. 해당 사건은 30대 남성이 신림동 한 빌라에서 집 안으로 들어가던 20세 여성을 뒤쫓아 주거침입을 하려 했던 사건으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에선 간발의 차이로 남성이 여성을 따라 들어가는 데 실패한 모습이 공개돼 “소름 돋는다”는 반응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다.또 그해 7월 11일에는 이른 새벽 신림동 한 원룸 화장실 창문으로 침입한 남성이 샤워 중이던 여성의 목을 조르고 반항하자 달아난 사건 등 여성 1인 가구를 상대로 한 범죄가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높아진 시기였다.이 가운데 공개된 ‘피에로 영상’에 네티즌들은 “무서워서 어떻게 살겠나”, “가면이 너무 섬뜩하다”라며 경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상황? 연출? 진실은그러나 일각에서는 “CCTV 각도가 좀 이상하다”, “영상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집에 사람이 있는데 택배 물품이 계속 문 앞에 있는 게 이상하다” 등 영상이 연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사진=유튜브 캡처)특히 보통 CCTV는 천장에 붙어 있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형태인데, 해당 영상은 높은 곳에서 정면을 보는 형태였던 것.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창문틀이나 선반 같은 곳에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혀 찍은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온라인을 삽시간에 떠들썩하게 만든 이 영상에 대해 경찰 수사가 진행된 지 이틀 만인 7월 25일 00시 15분 영상 속 건물에 사는 A씨를 붙잡았다. 영상을 본 해당 건물 관리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곳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 A씨를 특정할 수 있었고 이후 영상의 진실이 드러났다. A씨는 1인 스타트업 택배 대리수령 업체 대표로 밝혀졌다. 자신이 만든 앱을 홍보하기 위해 이같이 연출한 영상을 올린 것. 즉, 대중적인 논란을 노린 악의적인 바이럴 마케팅이었던 것이다.논란에 대해 A씨는 직접 온라인에 글을 올리고 영상 속 상황에 대해 “제 방문 앞에 있는 박스를 훔쳐 가는 것처럼 촬영하고 뒷부분에는 방 안에 사람이 있는 척 방문을 연 장면을 촬영해 편집했다”며 “공포를 극대화하는 극적 정치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A씨는 “멍청하고 짧은 생각이었다. 부끄럽게도 어떻게 하면 사이코패스처럼 보일까 고민했다”면서 “영상만 봐도 섬뜩한 공포로 느껴졌을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음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그는 이같은 영상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새로운 포털사이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구글, 네이버에 덤볐다가 실패하고 모든 것을 잃은 가난한 스타트업이다.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 원짜리 미니원룸에 살고 있다”고 한 뒤 “돈이 없으니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해 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혼자 사는 여성들이 택배 받는 게 두려워 ‘곽두팔’이라는 센 남성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불안감을 없애고 싶었다”며 “이런 이유로 CCTV 구도로 택배를 훔쳐가는 영상을 촬영해 ‘이런 무서운 택배 도둑은 없어야 한다!’는 식의 영상 컨텐츠를 제작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그러면서 “많이 놀라셨을 네티즌분들과 고생하신 강력계 형사님들, 관악경찰서 관계자 분들, 놀라셨을 신림동 주민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죄의 말을 전했다.영상이 논란이 된 후 이를 알게 된 A씨 거주 원룸의 집주인은 A씨에 바로 집을 비워달라고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긴 글에서 A씨는 “집주인이 짐을 빼고 나가라고 했지만 겨우 하루 연장했다. 당장 갈 곳없이 반강제로 쫓겨 나가게 됐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가슴이 아프다”면서 “모쪼록 이번 논란을 통해 여성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더욱 공감하게 됐다. 앞으로 여성 젠더 감수성을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공부하겠다”고 전했다.
  • 법원도 엄벌...이혼 4년된 전처에 흉기 휘두른 경찰 [그해 오늘]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9년 7월 24일. 경기도 도심의 한 아파트에서 대낮에 잔혹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범인과 20여년간 결혼 생활을 했던 전처(당시 57세)였다. 오랫동안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범인 A씨(당시 54세)는 왜 전 아내에 흉기를 휘둘렀을까.두 사람은 지난 1991년 결혼해 24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5년에는 결국 협의 이혼을 하게 됐고, 그로부터 4년을 동거하며 살았다. A씨는 평소 아내에 폭언을 퍼붓거나 외도를 의심하는 등 가정 폭력을 해왔고, 아내는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살았다.결국 A씨는 그 해 6월부터 전처와 별거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A씨는 전처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하며 이혼할 때 이전해준 재산을 다시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범행 당일, A씨는 휴가를 내고 전처의 집을 찾아와 “같이 죽자”며 유서까지 썼다. 두려움에 떨던 전처는 A씨가 안방으로 이동하는 사이 현관문을 열고 도망쳤다.전처가 도망가는 것을 본 A씨는 분노에 휩싸여 그의 머리채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고 여러 차례 휘둘렀다. 전처는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고, 그대로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함께 근무한 직장 동료 등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면서도 A씨에게 권고형인 징역 16년보다 더 높은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해 자식들도 A씨에게 엄벌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기 때문이다.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칼로 찌르던 중 그 칼날이 부러지자 주방에서 다른 칼을 가져와 피해자를 계속하여 찌르는 등 그 범행수법 또한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경찰공무원으로서 법을 엄격히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본분을 망각한 채 이와 같은 중대한 범행을 저질러 경찰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김혜선 기자 2024.07.24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9년 7월 24일. 경기도 도심의 한 아파트에서 대낮에 잔혹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범인과 20여년간 결혼 생활을 했던 전처(당시 57세)였다. 오랫동안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범인 A씨(당시 54세)는 왜 전 아내에 흉기를 휘둘렀을까.두 사람은 지난 1991년 결혼해 24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5년에는 결국 협의 이혼을 하게 됐고, 그로부터 4년을 동거하며 살았다. A씨는 평소 아내에 폭언을 퍼붓거나 외도를 의심하는 등 가정 폭력을 해왔고, 아내는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살았다.결국 A씨는 그 해 6월부터 전처와 별거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A씨는 전처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하며 이혼할 때 이전해준 재산을 다시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범행 당일, A씨는 휴가를 내고 전처의 집을 찾아와 “같이 죽자”며 유서까지 썼다. 두려움에 떨던 전처는 A씨가 안방으로 이동하는 사이 현관문을 열고 도망쳤다.전처가 도망가는 것을 본 A씨는 분노에 휩싸여 그의 머리채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고 여러 차례 휘둘렀다. 전처는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고, 그대로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함께 근무한 직장 동료 등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면서도 A씨에게 권고형인 징역 16년보다 더 높은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해 자식들도 A씨에게 엄벌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기 때문이다.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칼로 찌르던 중 그 칼날이 부러지자 주방에서 다른 칼을 가져와 피해자를 계속하여 찌르는 등 그 범행수법 또한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경찰공무원으로서 법을 엄격히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본분을 망각한 채 이와 같은 중대한 범행을 저질러 경찰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 중학생 딸, 친구까지 성폭행…죽음 내몬 50대 계부 [그해 오늘]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1년 7월 23일 청주지법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 남성은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먹인 혐의는 인정했지만 성폭력과 관련된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의붓딸과 그의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계부 A씨가 피소 172일 만에 법정에 선 날이었다. 2021년 8월 19일 오전 11시 충북 청주 성안길에 ‘오창 여중생 사망 100일 추모제’ 헌화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뉴시스)◇피소 후 구속되기까지 113일 소요사건이 발생한 때는 2020년이었다. 당시 A씨는 청주시 청원구 자택에서 잠을 자던 딸 B(당시 13세)양을 억압한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듬해 1월에는 B양의 친구인 C(당시 13세)양이 B양 방에서 자는 것을 발견하고 성폭행했다. 사건 후 B양은 A씨가 자신의 친구를 성폭행한 사실을 알게 됐고 C양의 권유로 한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게 됐다. 상담 과정에서 B양은 계부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이야기했고 이를 들은 의사는 이튿날인 2월 27일 경찰에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C양 측은 이에 앞선 2월 1일 이미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이었다.경찰이 B양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전해 들은 것은 같은 해 3월 B양이 다니던 중학교에서였다. 그러나 B양의 친모인 D씨는 한 달여 뒤 B양이 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녹음하러 간 자리에서 조사를 중단시켰다. 그는 오히려 “성폭행당한 일이 없는데 왜 성폭행을 당했다고 이야기하느냐”며 조사를 받으려는 B양을 막기도 했다.경찰은 C양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지 한 달여 만인 3월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다. A씨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검찰은 8일 뒤 경찰이 두 번째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때는 피해자 조사의 절차상 문제와 객관적 자료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두 달 뒤인 5월 성범죄 피해가 의심된다는 병원 진료기록부 등을 첨부했지만 돌아온 것은 검찰의 보강수사 지시였다. 이 기간 조사를 받던 B양과 C양은 5월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흔적은 없는 상태였다. 결국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같은 달 25일이 돼서야 발부됐다. C양 측이 고소장을 낸 지 113일 만이었다.C양의 유족 측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경찰 수사 보고서가 공개되자 “영장 발부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신속하게 분리됐더라면 두 중학생이 그렇게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4개월여간 수사가 지연된 배경에는 경찰의 부실 수사와 검찰의 영장 반려가 반복된 상황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특히 B양이 조사받을 당시 D씨가 동석해 진술 녹화가 중단된 점도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 요인이 되기도 했다. D씨는 A씨와 B양을 분리하라는 경찰 안내로 친딸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홀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며 사실상 문제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부 징역 25년 확정…‘방임’ 친모는 징역 1년6월재판에 넘겨진 A씨는 아동학대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B양은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그로 인해 가족이 해체될 것을 두려워하며 피고인을 두둔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극심한 내적 갈등과 심적 고통을 겪었다”며 “친구인 C양 또한 친구의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로 가늠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붓아버지로 자녀를 건전하게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 의무를 저버린 채 범행했다. 이 사건 범행이 만 13세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루어진 점을 보면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 측과 검찰은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가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한 것이 피해자들의 죽음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 됐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B양이 갖고 있던 자신에 대한 강한 애착 관계와 이별에 대한 공포감 등을 이용해 피해 진술을 번복하게 하고 C양의 동향을 보고하거나 그 진술을 몰래 녹음하게 하는 등 딸을 자신의 방어수단으로 이용했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뉘우치지 않고 있고 C양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며 형이 확정됐다. D씨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재은 기자 2024.07.23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1년 7월 23일 청주지법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 남성은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먹인 혐의는 인정했지만 성폭력과 관련된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의붓딸과 그의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계부 A씨가 피소 172일 만에 법정에 선 날이었다. 2021년 8월 19일 오전 11시 충북 청주 성안길에 ‘오창 여중생 사망 100일 추모제’ 헌화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뉴시스)◇피소 후 구속되기까지 113일 소요사건이 발생한 때는 2020년이었다. 당시 A씨는 청주시 청원구 자택에서 잠을 자던 딸 B(당시 13세)양을 억압한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듬해 1월에는 B양의 친구인 C(당시 13세)양이 B양 방에서 자는 것을 발견하고 성폭행했다. 사건 후 B양은 A씨가 자신의 친구를 성폭행한 사실을 알게 됐고 C양의 권유로 한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게 됐다. 상담 과정에서 B양은 계부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이야기했고 이를 들은 의사는 이튿날인 2월 27일 경찰에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C양 측은 이에 앞선 2월 1일 이미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이었다.경찰이 B양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전해 들은 것은 같은 해 3월 B양이 다니던 중학교에서였다. 그러나 B양의 친모인 D씨는 한 달여 뒤 B양이 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녹음하러 간 자리에서 조사를 중단시켰다. 그는 오히려 “성폭행당한 일이 없는데 왜 성폭행을 당했다고 이야기하느냐”며 조사를 받으려는 B양을 막기도 했다.경찰은 C양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지 한 달여 만인 3월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다. A씨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검찰은 8일 뒤 경찰이 두 번째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때는 피해자 조사의 절차상 문제와 객관적 자료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두 달 뒤인 5월 성범죄 피해가 의심된다는 병원 진료기록부 등을 첨부했지만 돌아온 것은 검찰의 보강수사 지시였다. 이 기간 조사를 받던 B양과 C양은 5월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흔적은 없는 상태였다. 결국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같은 달 25일이 돼서야 발부됐다. C양 측이 고소장을 낸 지 113일 만이었다.C양의 유족 측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경찰 수사 보고서가 공개되자 “영장 발부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신속하게 분리됐더라면 두 중학생이 그렇게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4개월여간 수사가 지연된 배경에는 경찰의 부실 수사와 검찰의 영장 반려가 반복된 상황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특히 B양이 조사받을 당시 D씨가 동석해 진술 녹화가 중단된 점도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 요인이 되기도 했다. D씨는 A씨와 B양을 분리하라는 경찰 안내로 친딸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홀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며 사실상 문제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부 징역 25년 확정…‘방임’ 친모는 징역 1년6월재판에 넘겨진 A씨는 아동학대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B양은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그로 인해 가족이 해체될 것을 두려워하며 피고인을 두둔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극심한 내적 갈등과 심적 고통을 겪었다”며 “친구인 C양 또한 친구의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로 가늠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붓아버지로 자녀를 건전하게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 의무를 저버린 채 범행했다. 이 사건 범행이 만 13세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루어진 점을 보면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 측과 검찰은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가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한 것이 피해자들의 죽음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 됐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B양이 갖고 있던 자신에 대한 강한 애착 관계와 이별에 대한 공포감 등을 이용해 피해 진술을 번복하게 하고 C양의 동향을 보고하거나 그 진술을 몰래 녹음하게 하는 등 딸을 자신의 방어수단으로 이용했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뉘우치지 않고 있고 C양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며 형이 확정됐다. D씨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 “죄악 처벌” 사이비 교주의 악행…희생된 20대 여교사 [그해 오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5년 전인 2019년 7월 22일. 수년간 ‘사이비 교주’ 행세를 해오며 20대 초등학교 여교사를 살해한 40대 남성 김모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김씨의 범행은 2010년도부터 시작됐다. 제주 지역의 교회를 돌아다니며 신도들에 접근한 김씨는 자신을 “버클리 음대 출신 작곡가”라고 속이며 신뢰를 얻었다.주로 심리적 상태가 불안정한 신도들만 노렸던 김씨는 그들에게 상담을 해주면서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주종관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나는 신을 대변한다”, “나는 하나님의 우체부”라며 사이비 교주처럼 행동했다.40대 남성 김모씨에 살해 당한 피해자 A씨.(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김씨는 신도들에게 청소, 설거지 등의 집안일을 시킴과 동시에 “재물과 하나님을 겸해 섬길 수 없으니,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돈을 하나님께 드리라”는 말로 그들의 돈을 가로챘다. 그 기간만 2010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7년이 넘으며 횟수는 166회, 돈은 3억9000만원에 이른다.또 김씨는 신도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죄 지은 걸 회개해야 한다”며 둔기 등으로 때리는 폭행도 일삼았다.피해를 입은 신도들은 김씨의 범행을 견디지 못해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러자 김씨는 마지막으로 남은 여성 A씨(당시 27세)에 강한 집착을 보였고, A씨마저 집안일을 하지 않고 연락을 잘 받지 않자 앙심을 품었다. 그리고 김씨의 분노는 끔찍한 비극을 낳았다.2018년 6월 2일 오전. 김씨는 합숙소로 사용된 제주 서귀포시 한 아파트에 A씨를 불러냈다. 김씨가 A씨를 불러낼 당시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죄악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피의자인 40대 남성 김씨가 2018년 6월2일 피해자 사망 직전 범행이 발생한 서귀포시 강정동의 모 아파트를 찾아 엘리베이터 탑승하는 모습.(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김씨는 A씨가 도착하자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이어가다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의 사인은 ‘췌장 내 파열과 복강 내 과다출혈’이었다.A씨가 사망한 사실을 안 김씨는 곧바로 자신의 몸에 묻은 A씨의 혈흔 등을 제거하고는 119에 신고해 “A씨가 어딘가에 부딪혀 경련을 일으켰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 심지어 김씨는 사건 당일 A씨의 유족을 찾아가 “A씨가 경련으로 쓰러진 후 신고가 늦어 죽은 것 같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그러나 A씨의 부검 결과에서 타살 혐의점이 확인되자 경찰은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됐다. 아파트 CCTV 확인 결과, 현장에는 김씨 외에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말을 안 들어 홧김에 배를 발로 찼다”며 혐의를 시인했다.(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김씨에게는 살인과 특수폭행, 사기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과 검사 측은 법리 오해와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일과 신앙적 주종 관계로 만든 다음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등 범행 경위와 수법에 비추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특히 한 피해자는 생명을 빼앗아 범행의 결과가 중대하다”고 했다.다만 김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1억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권혜미 기자 2024.07.2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5년 전인 2019년 7월 22일. 수년간 ‘사이비 교주’ 행세를 해오며 20대 초등학교 여교사를 살해한 40대 남성 김모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김씨의 범행은 2010년도부터 시작됐다. 제주 지역의 교회를 돌아다니며 신도들에 접근한 김씨는 자신을 “버클리 음대 출신 작곡가”라고 속이며 신뢰를 얻었다.주로 심리적 상태가 불안정한 신도들만 노렸던 김씨는 그들에게 상담을 해주면서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주종관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나는 신을 대변한다”, “나는 하나님의 우체부”라며 사이비 교주처럼 행동했다.40대 남성 김모씨에 살해 당한 피해자 A씨.(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김씨는 신도들에게 청소, 설거지 등의 집안일을 시킴과 동시에 “재물과 하나님을 겸해 섬길 수 없으니,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돈을 하나님께 드리라”는 말로 그들의 돈을 가로챘다. 그 기간만 2010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7년이 넘으며 횟수는 166회, 돈은 3억9000만원에 이른다.또 김씨는 신도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죄 지은 걸 회개해야 한다”며 둔기 등으로 때리는 폭행도 일삼았다.피해를 입은 신도들은 김씨의 범행을 견디지 못해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러자 김씨는 마지막으로 남은 여성 A씨(당시 27세)에 강한 집착을 보였고, A씨마저 집안일을 하지 않고 연락을 잘 받지 않자 앙심을 품었다. 그리고 김씨의 분노는 끔찍한 비극을 낳았다.2018년 6월 2일 오전. 김씨는 합숙소로 사용된 제주 서귀포시 한 아파트에 A씨를 불러냈다. 김씨가 A씨를 불러낼 당시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죄악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피의자인 40대 남성 김씨가 2018년 6월2일 피해자 사망 직전 범행이 발생한 서귀포시 강정동의 모 아파트를 찾아 엘리베이터 탑승하는 모습.(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김씨는 A씨가 도착하자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이어가다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의 사인은 ‘췌장 내 파열과 복강 내 과다출혈’이었다.A씨가 사망한 사실을 안 김씨는 곧바로 자신의 몸에 묻은 A씨의 혈흔 등을 제거하고는 119에 신고해 “A씨가 어딘가에 부딪혀 경련을 일으켰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 심지어 김씨는 사건 당일 A씨의 유족을 찾아가 “A씨가 경련으로 쓰러진 후 신고가 늦어 죽은 것 같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그러나 A씨의 부검 결과에서 타살 혐의점이 확인되자 경찰은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됐다. 아파트 CCTV 확인 결과, 현장에는 김씨 외에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말을 안 들어 홧김에 배를 발로 찼다”며 혐의를 시인했다.(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김씨에게는 살인과 특수폭행, 사기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과 검사 측은 법리 오해와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일과 신앙적 주종 관계로 만든 다음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등 범행 경위와 수법에 비추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특히 한 피해자는 생명을 빼앗아 범행의 결과가 중대하다”고 했다.다만 김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1억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 "저렴한 원룸 있다"며 집 나선 동생…결국 돌아오지 못했다[그해 오늘]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1년 전 오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약 140m를 뛰어다니며 시민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공격했고, 가장 처음 공격을 받았던 20대 남성은 온몸이 난자당해 사망했다. 당시 사망한 20대 남성을 포함한 피해자 4명은 모두 비슷한 또래 남성이었다.지난해 7월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4).(사진=연합뉴스)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조선(34)은 범행 당일 인천 자택에서 서울 금천구 할머니 댁에 택시를 타고 이동해 금천구의 한 마트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훔쳤다.이후 조씨는 택시를 타고 신림역 인근으로 이동해 일면식 없는 남성 A(22)씨를 흉기로 약 18회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렀다.조씨가 당시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들의 얼굴과 목 부위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탓에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조씨의 범행으로 A씨는 숨졌으며 남성 3명은 크게 다쳤다. 범행 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걸터앉아 있던 조씨는 경찰에 체포될 당시 욕설을 내뱉으며 “세상 살기가 싫다. 뜻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경찰은 조씨의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또 주거지인 인천이 아닌 신림역 일대에서 범행을 벌인 것에 대해서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한 것”이라는 진술 또한 받았다.경찰은 곧바로 인천 조씨의 자택과 서울 할머니 집을 수색했으며, 휴대전화 1개와 범행 전날 조씨가 망가트린 컴퓨터를 증거물로 확보했다.조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포렌식해 인터넷 검색 기록을 분석한 결과 조씨는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사람 죽이는 칼 종류,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입원’, ‘정신병원 탈출’ 등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이후 경찰은 조씨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했다. 진단검사(PCL-R)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로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조선은 이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조선은 범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으나 범행 계획 시점이나 ‘홍콩 묻지마 살인 사건’을 검색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이후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피의자 조선을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모욕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중 모욕 혐의는 지난 2022년 12월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동성애자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 모욕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검찰은 조씨가 잇따른 실패를 겪고 은둔생활을 하던 중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로 고소를 당한 뒤 범행 나흘 전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사회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이 폭발해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검찰은 재판부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1심 재판부는 2024년 1월 31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2024년 6월 14일, 2심에서도 무기징역 판결이 내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행위나 결과, 피해 정도를 보면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의 가능성도 있지만, 법원으로서는 특수성 및 엄격성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조씨는 이같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며 상고장을 제출했고 ‘신림동 칼부림’ 사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한편 고인이 된 20대 피해자는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온 대학생이며, 사건 당일 신림동에 저렴한 원룸을 구하기 위해 혼자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유족이라고 밝힌 B씨는 사건 발생 이후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신림역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다.그는 “고인은 신림에 저렴한 원룸을 구하기 위해 혼자 부동산을 방문했다가 다른 부동산에 전화를 하고자 나오던 중에 피의자를 마주쳐 이런 잔인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남겨진 칼자국과 상처를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이어 “조씨는 착하고 불쌍한 제 동생이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다”며 “유족들은 조씨가 반성하지도 않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을 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사건이 단순 묻지마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벌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최근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신림동 등산로 살인’ 최윤종, ‘과외앱 살인 정유정, ’신림동 칼부림‘ 조선 등이 무기 징역을 선고받자 이들의 사회 복귀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현행 형법에는 무기징역·금고를 선고받더라도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살인 등을 저지른 흉악범이 사형 선고만 피하면 가석방 심사를 받아 출소 후 중범죄를 또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에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추진해 지난해 10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찬반양론 속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지 못하고 5월 29일 제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채나연 기자 2024.07.2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1년 전 오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약 140m를 뛰어다니며 시민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공격했고, 가장 처음 공격을 받았던 20대 남성은 온몸이 난자당해 사망했다. 당시 사망한 20대 남성을 포함한 피해자 4명은 모두 비슷한 또래 남성이었다.지난해 7월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4).(사진=연합뉴스)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조선(34)은 범행 당일 인천 자택에서 서울 금천구 할머니 댁에 택시를 타고 이동해 금천구의 한 마트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훔쳤다.이후 조씨는 택시를 타고 신림역 인근으로 이동해 일면식 없는 남성 A(22)씨를 흉기로 약 18회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렀다.조씨가 당시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들의 얼굴과 목 부위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탓에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조씨의 범행으로 A씨는 숨졌으며 남성 3명은 크게 다쳤다. 범행 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걸터앉아 있던 조씨는 경찰에 체포될 당시 욕설을 내뱉으며 “세상 살기가 싫다. 뜻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경찰은 조씨의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또 주거지인 인천이 아닌 신림역 일대에서 범행을 벌인 것에 대해서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한 것”이라는 진술 또한 받았다.경찰은 곧바로 인천 조씨의 자택과 서울 할머니 집을 수색했으며, 휴대전화 1개와 범행 전날 조씨가 망가트린 컴퓨터를 증거물로 확보했다.조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포렌식해 인터넷 검색 기록을 분석한 결과 조씨는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사람 죽이는 칼 종류,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입원’, ‘정신병원 탈출’ 등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이후 경찰은 조씨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했다. 진단검사(PCL-R)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로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조선은 이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조선은 범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으나 범행 계획 시점이나 ‘홍콩 묻지마 살인 사건’을 검색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이후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피의자 조선을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모욕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중 모욕 혐의는 지난 2022년 12월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동성애자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 모욕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검찰은 조씨가 잇따른 실패를 겪고 은둔생활을 하던 중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로 고소를 당한 뒤 범행 나흘 전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사회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이 폭발해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검찰은 재판부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1심 재판부는 2024년 1월 31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2024년 6월 14일, 2심에서도 무기징역 판결이 내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행위나 결과, 피해 정도를 보면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의 가능성도 있지만, 법원으로서는 특수성 및 엄격성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조씨는 이같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며 상고장을 제출했고 ‘신림동 칼부림’ 사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한편 고인이 된 20대 피해자는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온 대학생이며, 사건 당일 신림동에 저렴한 원룸을 구하기 위해 혼자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유족이라고 밝힌 B씨는 사건 발생 이후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신림역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다.그는 “고인은 신림에 저렴한 원룸을 구하기 위해 혼자 부동산을 방문했다가 다른 부동산에 전화를 하고자 나오던 중에 피의자를 마주쳐 이런 잔인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남겨진 칼자국과 상처를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이어 “조씨는 착하고 불쌍한 제 동생이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다”며 “유족들은 조씨가 반성하지도 않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을 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사건이 단순 묻지마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벌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최근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신림동 등산로 살인’ 최윤종, ‘과외앱 살인 정유정, ’신림동 칼부림‘ 조선 등이 무기 징역을 선고받자 이들의 사회 복귀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현행 형법에는 무기징역·금고를 선고받더라도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살인 등을 저지른 흉악범이 사형 선고만 피하면 가석방 심사를 받아 출소 후 중범죄를 또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에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추진해 지난해 10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찬반양론 속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지 못하고 5월 29일 제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 흉기로 동거녀 모녀 살해…"남자 문제 때문" 거짓이었다[그해 오늘]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해 7월 20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의 한 빌라. 50대 남성 김 씨는 이 날, 이 곳에서 자신과 오랜 기간 교제한 중국 국적의 동거녀 A씨와 그의 어머니 B씨를 흉기로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남양주 원룸 모녀 살해' 사건을 저지른 김모씨가 작년 7월 2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그의 계획대로 범행은 이뤄졌고, A씨와 B씨를 잇따라 살해한 김 씨는 집 안에 있던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과 시계 등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도주했다.그는 이 과정에서 어린이집에 있는 A씨의 아들 C(5)군을 데리고 나와 충남 서천 자신의 본가에 맡기기도 했다.같은 날 오후 10시께 ‘친구의 신변이 위험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빌라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A씨와 B씨를 발견했다. 이후 충남 보령의 한 길거리에서 검거된 김 씨. 수사 과정에서 그가 도주로를 미리 검색하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C군은 김 씨의 본가에서 무사히 발견됐다.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남자 문제로 다투다가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범행 후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것이 확인돼 강도살인 혐의가 적용됐다.이에 대해 김 씨는 “(A씨의) 아이를 키우는데 돈이 들 것 같아 가져갔다”는 입장이지만, 김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범행 전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집안에 있는 귀중품과 도주방법 등을 미리 알아본 것으로 확인했다.경찰은 김 씨가 사전에 범죄를 계획한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범행 후 A씨의 아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나와 고향집에 맡긴 행위에 대해서도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했다.경찰 관계자는 “법적 권한도 없이 거짓말로 아이를 속여 고향집에 맡긴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타국에서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고, 딸을 만나러 온 모친도 허무하게 숨졌다”며 “피해자가 저항할 틈도 없이 흉기로 공격하고, 이를 목격한 피해자 모친도 흉기가 분리될 정도로 강력하게 공격하는 등 범행이 중대하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1심 선고 후 김 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은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 또 검찰은 항소심에서 중범죄에 해당하는 ‘극단적 인명경시’에 의한 살인을 주장하며 김 씨의 범행이 가중유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살인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기준은 범행동기에 따라 △참작동기 살인 4∼6년(가중될 경우 5∼8년) △보통동기 살인 10∼16년(〃 1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비난동기 살인 15∼20년(〃 18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중대범죄 결합 살인 20년 이상 또는 무기(〃 2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 23년 이상 또는 무기(〃 무기 이상) 등으로 나뉜다.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살해욕의 발로·충족’이라기보다 원심 판단과 마찬가지로 가정불화, 인간적 무시 등을 이유로 한 ‘보통 동기 살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사 주장을 배척했다. 검찰은 1심과 같이 김 씨에게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이로원 기자 2024.07.20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해 7월 20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의 한 빌라. 50대 남성 김 씨는 이 날, 이 곳에서 자신과 오랜 기간 교제한 중국 국적의 동거녀 A씨와 그의 어머니 B씨를 흉기로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남양주 원룸 모녀 살해' 사건을 저지른 김모씨가 작년 7월 2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그의 계획대로 범행은 이뤄졌고, A씨와 B씨를 잇따라 살해한 김 씨는 집 안에 있던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과 시계 등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도주했다.그는 이 과정에서 어린이집에 있는 A씨의 아들 C(5)군을 데리고 나와 충남 서천 자신의 본가에 맡기기도 했다.같은 날 오후 10시께 ‘친구의 신변이 위험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빌라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A씨와 B씨를 발견했다. 이후 충남 보령의 한 길거리에서 검거된 김 씨. 수사 과정에서 그가 도주로를 미리 검색하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C군은 김 씨의 본가에서 무사히 발견됐다.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남자 문제로 다투다가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범행 후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것이 확인돼 강도살인 혐의가 적용됐다.이에 대해 김 씨는 “(A씨의) 아이를 키우는데 돈이 들 것 같아 가져갔다”는 입장이지만, 김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범행 전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집안에 있는 귀중품과 도주방법 등을 미리 알아본 것으로 확인했다.경찰은 김 씨가 사전에 범죄를 계획한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범행 후 A씨의 아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나와 고향집에 맡긴 행위에 대해서도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했다.경찰 관계자는 “법적 권한도 없이 거짓말로 아이를 속여 고향집에 맡긴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타국에서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고, 딸을 만나러 온 모친도 허무하게 숨졌다”며 “피해자가 저항할 틈도 없이 흉기로 공격하고, 이를 목격한 피해자 모친도 흉기가 분리될 정도로 강력하게 공격하는 등 범행이 중대하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1심 선고 후 김 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은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 또 검찰은 항소심에서 중범죄에 해당하는 ‘극단적 인명경시’에 의한 살인을 주장하며 김 씨의 범행이 가중유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살인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기준은 범행동기에 따라 △참작동기 살인 4∼6년(가중될 경우 5∼8년) △보통동기 살인 10∼16년(〃 1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비난동기 살인 15∼20년(〃 18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중대범죄 결합 살인 20년 이상 또는 무기(〃 2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 23년 이상 또는 무기(〃 무기 이상) 등으로 나뉜다.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살해욕의 발로·충족’이라기보다 원심 판단과 마찬가지로 가정불화, 인간적 무시 등을 이유로 한 ‘보통 동기 살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사 주장을 배척했다. 검찰은 1심과 같이 김 씨에게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 초등 여학생 성폭행...‘합의’했다는 20대 그놈 [그해 오늘]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2020년 7월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초등학생을 꾀어내 코인노래방에서 성폭행한 20대는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도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해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5)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검찰의 공소사실과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1월 8월 오후 부천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초등학생인 B(12)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열세 살.이들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A씨는 B양을 코인노래방으로 불러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B양은 점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A씨에게 그 어떠한 형태의 신체 접촉도 하지 않겠다 의사를 밝혔다. 성관계도 물론이다.그러나 A씨는 재판 내내 B양이 자신과 합의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B씨의 위력에 의한 성관계를 가진 이후 B양이 A씨에게 연락을 취해왔기 때문이다.성 경험이 없던 B양은 임신 가능성이 두려워 A씨에게 다시 연락해 질내 사정을 했는지 물어봤는데 A씨는 이를 합의된 성관계의 증거라 주장했다.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보다 13살 많은 성인 남성이고, 사건 당일 성 경험이 없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했다”며 “그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고인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피고인은 상호 동의하에 성관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는 신체접촉 또는 성관계를 할 의사가 없음을 반복해 밝혔고, 사건 이후 성 관계를 하고 싶다고 말한 것에 바로 거절했다”며 “피해자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서 두려움과 당혹감으로 인해 강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사건 범행 후 피해자가 다시 피고인에게 연락해 질내 사정 여부를 확인했지만, 피해자는 이전 성 경험이 없고 초등학생이라 성관계 후 임신 가능성 등에 문의할 사람이 피고인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연락했다고 해서 합의로 성관계를 했다고 추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수현 기자 2024.07.19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2020년 7월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초등학생을 꾀어내 코인노래방에서 성폭행한 20대는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도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해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5)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검찰의 공소사실과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1월 8월 오후 부천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초등학생인 B(12)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열세 살.이들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A씨는 B양을 코인노래방으로 불러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B양은 점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A씨에게 그 어떠한 형태의 신체 접촉도 하지 않겠다 의사를 밝혔다. 성관계도 물론이다.그러나 A씨는 재판 내내 B양이 자신과 합의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B씨의 위력에 의한 성관계를 가진 이후 B양이 A씨에게 연락을 취해왔기 때문이다.성 경험이 없던 B양은 임신 가능성이 두려워 A씨에게 다시 연락해 질내 사정을 했는지 물어봤는데 A씨는 이를 합의된 성관계의 증거라 주장했다.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보다 13살 많은 성인 남성이고, 사건 당일 성 경험이 없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했다”며 “그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고인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피고인은 상호 동의하에 성관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는 신체접촉 또는 성관계를 할 의사가 없음을 반복해 밝혔고, 사건 이후 성 관계를 하고 싶다고 말한 것에 바로 거절했다”며 “피해자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서 두려움과 당혹감으로 인해 강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사건 범행 후 피해자가 다시 피고인에게 연락해 질내 사정 여부를 확인했지만, 피해자는 이전 성 경험이 없고 초등학생이라 성관계 후 임신 가능성 등에 문의할 사람이 피고인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연락했다고 해서 합의로 성관계를 했다고 추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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