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북유럽 지역에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지난해 애드온(add-on) 전략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드온이란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사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큰 규모의 바이아웃 딜을 무리해 진행하기보다는 북유럽 트렌드에 따라 기존 투자처의 몸집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 것에 역량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북유럽 지역에서 이뤄진 바이아웃 딜 중 68.8%(737건 중 507건)는 애드온 딜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범주는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사진=피치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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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이 최근 발간한 ‘2023 노르딕 프라이빗 캐피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지역에서 이뤄진 바이아웃 딜(737건) 중 68.8%(507건)는 애드온 딜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해당 지역에서의 애드온 바이아웃 딜이 전체 딜의 68%를 차지했던 것과 견주면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거래 규모 측면에서는 애드온 딜에 대한 PE들의 선호도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났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한해 해당 지역에서 이뤄진 바이아웃 딜 규모는 682억유로(약 95조 4390억 원)로, 이 중 애드온 딜 규모는 364억 유로(약 50조 9334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규모에 있어 애드온 딜이 전체 바이아웃 딜의 53.4%를 차지한 셈이다. 이는 피치북이 북유럽 지역의 애드온 딜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지난 2012년 북유럽 지역에서의 애드온 딜은 전체 바이아웃 딜의 28.2%를 차지했고, 2017년에는 44.6%로 훌쩍 뛰었다. 이후 40% 수준을 맴돌다 지난해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했다.
분야별로는 지난해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분야가 전체 바이아웃 딜의 35.9%를 차지했고, 정보기술(IT, 26.9%)과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헬스케어, 핀테크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대표적으로 에슬링 캐피탈(프랑스 기반의 PE)의 주요 포트폴리오인 B2B 토목·건설 장비 렌탈 회사 킬루투는 지난해 상반기 동종 업계 경쟁사 GSV를 인수했고, EQT(스웨덴 기반의 PE) 주요 포트폴리오사인 광섬유 데이터 통신 제공업체 글로벌커넥트 역시 같은 시기 동종 업계의 오픈유니버스 IT 부문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애드온은 국내외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인수 기업의 가치 상승을 극대화하기 위해 종종 활용하는 전략이다. 북유럽 지역에선 지난 2020년부터 ‘애드온을 통한 투자처 몸집 불리기’에 대한 투자사 관심이 부쩍 늘었다. 기존 투자처 역량을 보완 및 확장하는 성격이 강한데 빅딜에 비해 규모는 작아 침체기이더라도 부담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유럽 최대 규모의 애드온 딜로는 젠스타캐피탈의 주요 포트폴리오인 글로벌 자산운용사 에이펙스 그룹의 영국 자산관리 서비스사 산느(Sanne) 인수가 꼽힌다. 에이팩스는 지난 2021년 금융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산느 경영권을 약 20억 7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애드온 전략에 대한 북유럽 관심은 나날이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피치북은 “투자사들은 금리 인상을 비롯한 경기 역풍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투자처의 몸집을 부풀리는 등 자산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하락한 만큼, 저렴하게 사업체를 인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가 열렸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