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맞설 비만약 개발 선언한 '로슈'...한미약품 복안은

카롯 인수한 로슈...GLP-1 비만藥 후보 글로벌 2상 예정
한미, 동종 계열 韓3상 진입 성공..."2027년 출시 목표"
한국인 최적 비만약 및 비용 우위로 시장 공략 전망
  • 등록 2023-12-12 오전 9:04:27

    수정 2023-12-12 오후 12:16:38

이 기사는 2023년12월7일 9시4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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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스위스 로슈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억제제 계열 비만약 개발전에 뛰어들었다.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 와 미국 일라이릴리 뒤를 잇는 신약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로슈는 카못 테라퓨틱스을 인수해 글로벌 임상 2상 준비를 마친 비만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했고, 후발 선두권 기업인 암젠을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로슈와 암젠이 글로벌 무대로 후발 비만 신약 개발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에서 GLP-1 신약의 3상에 진입한 한미약품(128940)은 한국인 특화 비만약으로 시장 석권을 자신하고 있다.

스위스 로슈와 한미약품 등이 각각 글로벌과 국내 시장을 타깃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억제제 계열 비만약 개발전에 뛰어들고 있다.(제공=게티이미지, 각사)


로슈, 글로벌 비만 신약 개발 선두권 진입

4일(현지시간) 로슈는 비만약 선도물질 ‘CT-388’을 보유한 카못 테라퓨틱스를 35억 달러(한화 약 4조원) 규모로 최종 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로슈는 미국 암젠과 함께 주요 비만 시약 개발사로 급부상했다.

카못 측에 따르면 CT-388은 당뇨병유무에 관계없이 비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며, 주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글로벌 임상 2상 준비를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CT-388은 GLP-1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친화 폴리펩타이드’(GIP) 등에 이중 작용하는 물질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승인된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와 같은 작용기전을 가진 셈이다.

로슈 측은 CT-388을 경쟁약물인 젭바운드나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처럼 주1회 주사하는 약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회사는 카못 인수를 통해 △GLP-1 수용체 작용제로 2형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CT-966’(임상 1상 진행) △GLP-1/GIP 이중 작용제로 1형 당뇨병 환자의 비만 또는 과체중을 줄이기 1일 1회 피하 주사하는 치료제 후보물질 ‘CT-868’(임상 2상 진행) 등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카못을 인수한 로슈가 GLP-1 계열 약물이 점령한 글로벌 비만 시장의 주요 후발주자로 우뚝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고비와 젭바운드와 비견되는 GLP-1 후발물질은 보유한 기업으로 암젠과 카못이 꼽혀 왔다.

특히 암젠은 투약 편의성을 높여 월1회 주사 방식의 GLP-1 신약 후보 ‘AMG133’의 임상 1상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젠은 AMG133의 임상 1상에서 투약후 12주 경과 시 체중감소 효능은 14.5%로 해당 경과 시점에서 위고비(6%)나 젭바운드(9%)를 넘어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슈 측은 이번에 확보한 CT-388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레비 게러웨이 로슈 최고의학책임자(CMO)는 “1b상에서 CT-388이 동급 최고 효능을 자랑했다”며 “당뇨병 유무, 투약 경로를 달리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면서 해당 시장의 주요 약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비만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로슈가 2000년경 제니칼을 내놓으며, 비만 치료제 시장을 열었지만, 부작용 이슈와 효능이 더 뛰어난 약물에 밀렸고, 완전히 시장을 노보에게 내줬다”고 운을 뗐다. 1999년 나온 제니칼의 체중 감소 효과는 약 5%였다.

그는 이어 “로슈 산하 제넨텍 등을 통해 신개념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도 로슈가 비만으로 다시 눈을 돌린 것으로, 원래 주목받던 물질을 보유하 게된 만큼 주요 후발주자로 올라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GLP-1 신약 및 후발 주자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얘기다.

GLP-1 후보 3상 진입 한미...“한국인 효능·비용 최적 신약 준비”

국내에서 GLP-1 작용제 방식의 주요 후보물질 발굴 기업은 단연 한미약품이다. 회사는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자체 기술로 확보한 GLP-1 작용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 에 대한 비만 대상 임상 3상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3000억원 규모의 국내 비만 치료 시장에서 2027년경 한국인에 최적화된 신약 출시를 자신하고 있다.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시판된 GLP-1 제제는 앞서 언급한 젭바운드와 위고비 이외에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까지 3종이다. 임상을 통해 알려진 체중감소 효과는 젭바운드가 22~26%로 삭센다(10~15%), 위고비(약 20%)를 앞선다. 이중 국내 비만 시장에 나온 GLP-1 제제는 삭센다와 위고비 등 2종이다.

지난 4월 허가된 위고비를 제외하고 집계된 약물의 매출 기준으로는 국내 비만 시장은 삭센다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보험 적용없이 국내외에서 위고비를 한 달간 투약하려면 약 200만원의 비용이 드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위고비 등 시판된 약물의 임상에서 한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 비만의 양상이 서양인과 다른 우리에게 명확히 어떤 효능을 보여줄지는 더 지켜봐야한다”며 “우리는 이번에 420명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택 공장에서 이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시판된 약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어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의 비만 관련 후보물질 개발 현황(제공=한미약품)


이밖에도 한미약품은 LA-GLP·GIP·GCG(글루카곤) 등 삼중 작용제 기전의 ‘HM15275’의 전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HM15275이 GLP-1 계열 약물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근육 감소 또는 요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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