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해운사 실적이 오름세를 탄 지금을 매각 적기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컨테이너·벌크·LNG 등 해운사별 주력 업종도 다르다 보니 원매자들도 매물별 잠재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매각 측에서는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지만, 원매자들의 선택을 받는 매물만 살아남는 흐름이 짙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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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HMM과 폴라리스쉬핑, 현대LNG해운 등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도 잠재적인 M&A 매물로 매각을 조율하고 있다. 동 시기에 복수의 해운 매물이 M&A 시장에 속속 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매물은 단연 HMM이다.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데다 실적 지표도 호조로 돌아서면서 매각을 위한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HMM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각각 20.69%, 19.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HMM은 과거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현대상선이 전신이다. 2016년 해운업 침체로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 이뤄진 채권단의 정책 자금을 받으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2020년만 해도 영업이익이 9808억원이었던 HMM은 지난해 9조9455억원을 기록하며 10배 넘게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조4133억원에서 18조586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영업이익률이 53.5%에 육박하는 매물로 거듭난 것이다.
최소·최대 몸값의 괴리가 크다는 것은 시장의 평가가 아직 한 지점으로 모이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몸값 자체가 무거운 상황에서 5~6조원 가까운 차이를 어떻게 좁히느냐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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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벌크선사인 폴라리스 쉬핑도 지난달 잠재적 원매자를 중심으로 티저레터를 배포하면서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번 거래 대상은 폴라리스쉬핑 지분 100%다. 폴라리스쉬핑은 초대형 광탄석 운반선(VLOC)시장 국내 1위, 글로벌 4위 기업이다. VLOC 28대를 비롯해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등 48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측은 우량 화주와의 장기계약과 안정적인 실적을 어필하고 있다. 폴라리스쉬핑 주요 화주는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업체인 브라질 발레(VALE)로 전체 매출의 7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포스코와 현대글로비스 등과도 15년~25년 안팎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PE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1위 액화천연가스(LNG) 전문 선사인 ‘현대LNG해운’도 잠재적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LNG해운은 IMM PE가 2012년 조성한 로즈골드2호 블라인드 펀드의 마지막 매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매각 작업을 조율하다 시기를 미뤘다. 지난해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LNG 수요가 늘자 해상운임 가격이 크게 뛰면서 매각 작업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IMM PE는 2014년 현대LNG해운을 1조300억원에 인수했는데, 시장에서 점치는 매각 예상가는 1조5000억~2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에 나온 해운업체들은 컨테이너(HMM)와 벌크선(폴라리스쉬핑), LNG선(현대LNG해운) 등 주력 업종이 다르다. 다채로운 사업 구조를 짜려는 SI(전략적투자자)나 특정 선박에 관심을 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관심이 갈릴 수 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들 해운사 모두 안정적인 실적을 보인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 될 수 있다”면서도 “동종업계 매물이 한꺼번에 나온 상황을 고려하면 (원매자 입장에서) 매물별 온도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