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척추 임플란트업체 엘앤케이바이오(156100)가 36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곡선형(Curved Type) 제품의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장 계획에도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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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의 47.5%에 달하는 유증 단행…재무안전성 ‘적신호’
15일 엘앤케이바이오의 주가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다 전일 대비 22.92% 급락한 5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규모에 비해 적지 않은 액수의 유증을 주주 배정 방식으로 결정한 여파로 해석된다. 이번 유증 규모는 엘앤케이바이오 시가총액(771억원)의 47.5%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유증 결정은 엘앤케이바이오의 재무안정성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이 2020년 72.7%→2021년 139.2%→2022년 389.4%로 급증해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도 353.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76.5%로 이자 등 금융비용의 부담이 큰 상태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여야 양호하다고 판단된다.
더구나 엘앤케이바이오는 1분기 말 기준 유동성자산이 387억원, 유동성부채가 391억원으로 유동비율이 99.1%로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해있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는 2021년 7월 발행한 전환사채(CB) 200억원 중 128억원을 유동성 전환사채로 회계처리한 탓이 컸다. 오는 7월 16일부터 해당 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이번 유증으로 확보할 채무상환자금 중 143억원을 해당 CB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부터 수익성 개선 기미 보여…마케팅에 박차”
그럼에도 엘앤케이바이오는 올해 1분기에 3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전환을 이루는 등 수익성 개선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엘앤케이바이오는 1분기 매출액이 77억원으로 전년 동기(35억원) 대비 118.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 38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해까지 6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해온 업체다. 2017년 영업손실 7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2018년 82억원→2019년 93억원→2020년 37억원→2021년 154억원→2022년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적자가 지속된 원인은 판매장려금 등 수수료를 크게 늘린데다 미국 수출이 줄었던 탓이 컸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제품 ‘패스락-TM’을 승인받아 다시 미국 수출의 물꼬를 텄다. 여기에 엔데믹으로 인해 수술 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미국 내 수술 횟수가 늘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 결과 지난해 엘앤케이바이오의 미국 매출은 152억원으로 전년(103억원) 대비 47.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미국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서 77%로 늘었다. 엘앤케이바이오의 1분기 미국 수출액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26억원) 대비 99.5%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수출액의 33.7%에 해당하는 규모다.
1분기 내수 매출이 13억원으로 전년 동기(1억4900만원)의 8.6배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에서 16.63%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높이확장형 요추용 케이지 ‘엑셀픽스-XL’, ‘엑셀픽스-XTP’를 보험급여에 등재한 데 이어 최근에는 패스락-TM도 추가 등재를 마친 영향이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이번 조달 자금 중 223억원을 곡선형으로 개발된 측면 수술요법 제품의 대규모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에 사용할 계획이다. 엘앤케이바이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이해 세계 최초로 곡선형 디자인으로 특허를 받은 제품”이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중단기 추가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