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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DB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들은 대부분 생명보험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곳으로, ‘업권 진출의 통로’인 ‘라이센스’를 확보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MG손해보험 경영총괄 대표를 지낸 신승현 대표의 파운틴헤드PE는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KIC(한국투자공사) 인사들이 뭉친 WWG자산운용 역시 이전부터 보험사 인수에 눈독을 들여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다른 잠재적인 후보로 금융지주사의 참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곳 또는 보완이 필요한 곳이 그 대상이다.
이들이 만약 이번 인수전에 나선다면, 직접 인수에 나설지 아니면 펀드로의 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대상 회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평판이 중요한 금융지주회사가 직접 나서는 것보다 GP(운용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출자하는 형태가 나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지주사가 펀드로의 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선다면, 당장 라이센스를 보유할 수 없지만 일단 발을 들인 뒤 회사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상황에 따라 추후 GP로부터 해당 회사 지분을 직접 인수해 라이센스를 보유하거나, 여의치 않다면 제3자에게 회사가 매각될 때 엑시트(Exit)하는 등 선택지가 늘어난다. 이 때문에 현재 KDB생명 인수에 관심있는 GP들이 물밑에서 금융지주회사의 출자를 받으려는 경쟁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인 산업은행 역시 향후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금융지주가 나서는 것을 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GP가 대주주가 되더라도, 펀드에 누가 출자했는지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로 인수한 바 있다. 이밖에도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을 인수할 당시에도 우리은행이 출자자로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보시장은 이미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지만, 시장 규모 대비 생보사 숫자는 너무 많아 정리가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며 “보험을 판매해서 운용자산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회사를 사서 운용규모를 늘리는 게 훨씬 빠른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