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레미콘 팔아 현금 쥔 한앤코의 쌍용C&E, 성과와 과제는

쌍용레미콘 매각 현금 4400억 확보
한앤코 인수 이래 종합환경기업 목표
환경 부문 성과 드러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수익성 등 개선 필요
폐기물 매립장 건설은 최종 과제
  • 등록 2023-08-02 오전 7:39:04

    수정 2023-08-01 오후 7:38:32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쌍용C&E(003410)가 자회사인 쌍용레미콘을 정선골재그룹 계열사인 장원레미콘에 매각하면서 44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처분목적은 재무구조 개선 및 환경 사업 집중을 위한 구조개편 등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인수한 이래 쌍용C&E는 비주력 사업 자회사를 처분하고 환경 사업 확대를 위한 기업을 인수합병(M&A) 하는 등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투자와 배당으로 많은 현금이 투입·지출되고 지난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다소 떨어지는 등 부침을 겪고 있어 향후 대응방안이 주목된다.

‘종합환경기업’으로의 도약, 어디까지 왔나

쌍용C&E는 100% 자회사인 쌍용레미콘의 지분 76.9%와 관련 부동산을 정선골재그룹 계열 장원레미콘에 385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남은 지분 23.1% 역시 1~3년 내 장원레미콘에 추가로 팔 수 있는 행사가액 544억원의 풋옵션 계약을 맺어 총 4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쌍용C&E는 한앤코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하며 쌍용에너텍, 쌍용머니티얼, 쌍용정보통신 등 비핵심 자회사를 매각했다. 이와 함께 동종업체인 대한시멘트를 인수하고, 자회사인 그린에코솔루션을 출범시켜 그 밑으로 순환자원 처리업체 KC에코물류, 삼호환경기술 등을 인수 후 편입시켰다. 환경사업 전개를 위한 지배구조가 갖춰졌다.

한앤코는 지난해 쌍용C&E에 장기 투자하기 위해 LP(출자자)만 교체하는 형태의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조 단위 기업 매각이 쉽지 않았던 당시 시장 환경도 있었지만, 종합환경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 중에 매각하기엔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 잠재력이 더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경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큰 흐름에서는 증가세를 보이며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쌍용C&E의 환경 부문은 매출액 1720억원, 영업이익 8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한다. 지난해 1조1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080억원을 기록한 시멘트 부문과 대비된다. 순환연료 대체율 역시 한앤코 인수 당시인 2016년 18% 수준에서 2021년 39%, 2022년 40%대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5년 57%, 2030년 9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체질 개선에는 일부 성공했지만 원자재 가격, 전기료 및 물류비 상승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약 4%p 하락(15%→11.2%)하는 등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에 실패하며 전체 모집액의 절반 수준인 570억원의 주문만 들어와 43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2022년 쌍용C&E 연결 경영성과(자료=쌍용C&E)
재무건전성 회복과 폐기물 매립장 건설 등 과제 산적

쌍용C&E는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주주 친화적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차입금 및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차입금은 전년 대비 2634억원 늘어난 1조4498억원, 부채비율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년 대비 26.9%p 높아진 142.2%를 기록했다.

쌍용C&E의 고배당 기조는 리캡(Recapitalization·자본재조정)과 함께 최대주주(77.68%)인 한앤코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보니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평가가 갈린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미국계 사모펀드처럼 회사 쪼개서 팔고, 부채도 많은 상태에서 배당금은 계속 빼 가는 것을 좋게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PE(Private Equtiy)가 구사할 수 있는 밸류업(Value-up) 전략이 두루 적용된 흥미로운 케이스”라며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순환자원 처리업체를 이미 다수 확보한 쌍용C&E의 다음 과제는 폐기물 매립장 건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의 반대와 담당 관할인 영월군청의 인허가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사업비는 어떻게든 마련한다 치더라도 인허가를 받은 뒤로도 준공에 수년이 걸린다.

업계 관계자는 “순환자원 활용을 위해 폐기물 매립장 조성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40%대로 추정되는 쌍용C&E의 순환연료 대체율을 최종 목표인 90~100%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도 넘어야 할 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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