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석 한국무역전시학회 회장은 “해외 단독행사 개최는 기획이 아무리 좋아도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그만큼 국내 마이스 업계의 경험과 역량이 글로벌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
아시아 최대 커피 박람회 ‘서울카페쇼’ 주최사인 엑스포럼은 내년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파리 베류사유 전시장에서 ‘파리 카페쇼’와 ‘코리아 엑스포’를 동시 개최한다. 민간 전시주최사가 유럽에서 여는 첫 전시회다. 2012년부터 대표 브랜드 행사인 카페쇼를 싱가포르와 중국(베이징·상하이), 베트남(호찌민·하노이)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해온 엑스포럼은 10년 만에 무대를 유럽으로 확대하게 됐다.
신현대 엑스포럼 대표는 “내년 한·EU 수교 60주년과 2024년 파리올림픽(7.26~8.11)에 맞춰 코엑스 1개 홀보다 넓은 1만1000㎡ 전시장에서 400여개사 규모로 열 계획”이라며 “K-팝과 드라마, 영화, 뷰티, 푸드 등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행사를 더해 B2B와 B2C를 아우르는 행사로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
해외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인력과 재정 여건이 안정적인 전시장들이 주도하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로 유망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해외사업에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전시장들이 공동사업 형태로 업계의 해외 진출을 유도하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2009년 호찌민 유통산업전으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코엑스는 현재 베트남(호찌민·하노이),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등에서 소비재와 식품, 유아·교육, 유통, 전력 에너지 등 총 7건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2015년 호찌민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한 코엑스는 유아교육전 주최사인 세계전람과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유아용품·교육전을 공동 개최하고 있다.
|
해외 개최는 국내 인프라의 한계를 넘어 시장을 다변화하는 효과가 커 전략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외기업과 바이어 유치 목적의 ‘웰컴’ 마케팅만으로는 K-마이스의 글로벌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개최 행사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연 400억 원 안팎의 마이스 정부예산 중 해외 개최 행사 지원은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봉석 한국무역전시학회 회장은 “영국과 독일 등은 40~50년 전부터 성공한 브랜드 행사를 해외에서 여는 ‘프랜차이즈’ 전략을 펴고 있다”며 “해외 개최로 관광, 쇼핑 등 후방효과가 줄어드는 단편적인 부문만 볼 게 아니라, 모행사와 전시장 인지도가 높아져 국내행사가 활성화되는 간접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시장이 운영권을 확보한 베트남, 인도를 해외 진출의 전초기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코엑스는 베트남 빈증무역센터 전시장 운영권을 따내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킨텍스와 메쎄이상은 2023년 말 개장하는 인도 뉴델리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 20년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황희곤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내 전시장이 운영을 맡은 곳은 홍보나 운영 등 경험 부족에서 오는 초기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국내 유치에만 집중된 전시컨벤션 등 정부·지자체의 정책과 지원제도도 업계의 해외진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손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