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기업 구조조정을 비롯한 특수상황 투자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수상황 투자는 통상적인 사모투자와 달리 기업 구조조정과 특수자산 등에 대응하는 투자를 일컫는다. 인수 이후 가치를 올리기 쉬운 업종을 선호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우리나라 경제 최대 화두로 ‘우량 기업 재무구조 개선’ 및 ‘한계기업 구조조정 확대’ 등이 꼽히면서 국내 PE들은 너도나도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정부와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그런 가운데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호 기업구조조정 펀드 조성 준비에 나선데 이어 최근에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구조조정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스페셜시츄에이션(SS) 본부를 신설하면서다. 특히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특수상황에 놓인 원인에 따라 차별화된 방식으로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만큼, 한투PE 사옥 안에서는 유독 ‘적시성’과 ‘창의력’이라는 단어가 회의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데일리가 특수상황 투자에 진심인 한투PE에서 이 업무를 담당할 임일수 SS 본부 본부장을 최근 만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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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행정학과와 동대학원 법학 석사를 마친 임일수 본부장은 대신증권 PE본부를 시작으로 우리투자증권 M&A팀, 신한금융투자 투자금융부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한투PE에 조인했다.
이 밖에도 임 본부장은 한투PE에서 구조조정 성격에 가까운 딜을 여럿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투자 철학으로 ▲시대 흐름에 맞는 투자와 ▲밸류에 능동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투자를 꼽으며 “한투PE는 난이도가 있더라도 이러한 투자 철학에 부합하면 과감한 의사결정을 거쳐 신속하게 딜을 성사시키고 밸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통해 LP 가치를 실현해왔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최근에도 기업 운영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거래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고 평가되는 딜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고생을 사서 한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에 임 본부장은 “구조조정을 비롯한 특수상황 투자는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확충하는 일률적인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해답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해당 딜의 경우 산업 자체가 시대 트렌드에 부합할 뿐 아니라 창의적인 투자구조를 실행할 경우 거래 자체에서도 알파(α)를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대 흐름과 방향성이 맞다면 회수 타이밍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실패한 투자가 될 확률이 적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경쟁이 심한 딜에서 진입 밸류를 높여가며 경쟁하는 것보다 창의적인 구조와 전략으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투자자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창의력으로 승부…한투PE 색깔 입힌 투자할 것”
임 본부장은 이에 대해 “남들이 10건의 딜을 검토하고 한 건에 투자할 때, 한투PE는 20~30건을 신속하게 보고 2~3건에 투자하려고 노력한다”며 “경기 침체로 특수상황에 놓인 기업이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투자 적시성을 살리고 밸류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한투PE는 최근 구조조정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고 관련 업무를 보다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를 전담할 스페셜시츄에이션 투자 본부도 신설했다. 총 7명으로 이뤄진 해당 본부는 앞으로 조성될 2호 기업구조조정펀드 운용을 맡을 예정이다. 기업 구조조정과 특수 자산 등 특수 상황에 해당하는 투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수 본부장은 “새롭게 신설된 SS 본부를 통해 속도와 창의성 등 한투PE만의 색깔을 입힌 특수상황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전문가를 비롯해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구성원들로 본부가 결성된 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적재적소에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