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근거한 건전성 지표인 신 지급여력제도(킥스·K-ICS)를 도입하면서 보험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보험사 포트폴리오 확충이 필요한 금융지주사까지 나선다면, 보험업계가 M&A로 재편되는 ‘지각 변동’이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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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보와 손잡고 악사손해보험 지분 51%와 49%를 각각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대상은 악사손보 지분 전량으로, 매각가로는 3500억원이 거론된다.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보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카오페이 측이 손보사 경영권 매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거래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교보생명과 악사손보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보생명은 당시 코리아디렉츠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며 자동차보험업에 진출했다. 이후 2007년 프랑스의 악사그룹이 교보생명으로부터 해당 손보사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현재의 악사손보가 됐다.
교보생명은 이미 지난해 매각이 추진된 MG손보 투자를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더시드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 의향을 드러내는 등 손보사에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관리인 체제로 들어간 탓에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거래는 무산됐다.
교보생명으로서는 거래가 성사된다면 손보업에 재진출함과 동시에 카카오페이손보와 협업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지주사 전환 동력을 확보해 추후 상장까지 이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밸류에이션 변화 감지…금융지주, 보험사 인수 시동거나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롯데손보는 올 1분기 사상 최대인 105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해 매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또는 내년이 매각 적기로 평가받는다. MG손보 역시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예보가 각각 투트랙으로 매각을 추진한다. 부실금융기관 지정 관련 소송의 진행 방향이 매각 성사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ABL생명보험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아직 뚜렷한 인수의지를 가진 주체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자보험그룹은 동양생명의 매각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 매각이 무산된 산업은행의 KDB생명 역시 몸집을 줄여가며 다시 한 번 새 주인을 찾는다. 75%의 비율로 무상감자를 추진해 원매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포석이지만 자본 적정성과 대주주 요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험사 포트폴리오가 없거나 확충이 필요한 금융지주사가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게 보험 자회사가 없으며 KB·신한·하나지주 역시 추가 인수 가능성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한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의지가 있는 인수 주체들이 본격적으로 매물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사는 몸집 키우기 용이 아니고서는 신규 진입하기엔 (매력이) 크지 않으나, 바뀌는 시장에 있는 손보사는 아직 해볼 만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