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투자 업계 관계자들이 베트남을 두고 종종 하는 말이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베트남 물류 산업에 대한 글로벌 기업 및 투자사들의 관심이 여전한 모양새다. 베트남 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확대와 글로벌 IT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에 발맞춰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포착되면서다. 일부 글로벌 기업은 베트남 물류센터 업체 지분을 인수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일부는 현지 투자사와 손잡고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투자 발판 마련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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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물류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으로 글로벌 IT 기업들이 제품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속속 이전하면서 본격화됐다.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할 제조업 허브로 부상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현지 해상 및 항공 운송이 증가할 것이란 계산이 선 것이다.
실제 베트남 물류 산업은 두 자릿대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베트남 리서치 업체 비락에 따르면 베트남 물류 산업 규모는 2021년 말 400억달러에서 2023년 최소 6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동남아 투자를 위해 올해 초부터 관련 펀드 조성에 나선 외국계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인구가 늘면서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물류 창고와 운송 솔루션 등의 물류 인프라가 따라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며 “베트남 정부에서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민간 투자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사들 사이에선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 러브콜 ‘여전’
가장 최근 베트남 물류 섹터에 투자한 곳은 싱가포르 기반의 항만 운영사 PSA인터내셔널이다. 싱가포르 투자회사 ‘테마섹 홀딩스’의 자회사이기도 한 PSA는 최근 자회사 ‘PSA 카고 솔루션 베트남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지 물류기업 소트랜스(STG)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 지난 1975년 설립된 소트랜스는 베트남의 주요 물류 기업으로, 국제 화물 운송과 물류 창고, 항만 운영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물류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현지 투자사와 손을 잡은 사례도 나왔다. AP몰러 그룹의 투자사 ‘AP몰러 캐피탈’은 최근 베트남 자산운용사 비나캐피탈과 함께 베트남 물류·운송 투자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이를 통해 베트남 물류 산업 디지털 전환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AP몰러 캐피탈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회사가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AP몰러 캐피탈은 물류·운송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사를 설립하고 아시아 투자에 1조원 가량을 쏟아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투자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물류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