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의 경우 연초 대비 주가가 3배 가량 뛰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고평가’ 논란이 여전하다. 이 같은 상황을 알고도 국내 최고 수준의 투자 집단으로 불리는 PEF 업계가 발벗고 나선 만큼, 향후 투자 결과가 주목된다.
|
먼저 양극재 제조기업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상장사인 에코프로비엠은 44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3000억원은 계열사인 에코프로글로벌과 에코캠캐나다(EcoCAM Canada)의 유럽, 북미 지역 내 양극재 공장 시설투자 자금으로 사용하고, 14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쓴다.
CB 물량의 대부분을 PEF가 투자하고, 일부 물량을 은행·증권사 등이 함께 맡는다. 스카이레이크가 20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 550억원, 프리미어파트너스 450억원, SKS프라이빗에쿼티(PE) 300억원, NH투자증권-우리PE가 300억원, 이음PE 300억원, 신한투자증권이 300억원, 중소기업은행 100억원, 키스톤PE 100억원을 각각 인수한다.
리튬 소재 가공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역시 361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시설자금으로 2286억원을, 운영자금을 1324억원을 활용한다. 투자 유치 후 기업가치는 3조원으로 책정됐다. 추가 투자자의 참여가 확정되면 한 차례 더 유상증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10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가 900억원, 케프리스홀딩스(Khepris Holdings)가 733억원, 이음PE 257억원, NH투자증권-우리PE가 234억원을 투자한다. 내년부터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기로 한 만큼, 추후 IPO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더 간다” VS “고평가”…‘프리미엄’과 ‘기대감’ 사이
전환가액의 조정이나 풋옵션 등을 감안하더라도, 다수 PEF들의 이 같은 투자 결정은 결국 현재보다 해당 기업들의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는 베팅이자 예상이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법정 구속되는 악재로 인해 PEF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에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에코프로그룹은 10%의 할증까지 관철시키며 성공적으로 자금을 인수했다.
리튬가공(Innovation), 전구체(GEM), 양극재(BM), 재활용(CnG)으로 이어지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는 에코프로그룹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조달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전기차 종류에 따라 차별화된 양극재 제품을 적용시키는 형태의 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단기간 주가가 수직 상승한 만큼 ‘고평가’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정재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그룹차원의 수직계열화와 더불어 한국 양극재 업체 중 가장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한 프리미엄 요인”이라면서도 “현 주가 수준은 2027년 이후의 미래 성장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기에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투자의견을 ‘Hold’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에코프로비엠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중국, 유럽, 일본업체들 대비 3~5배 이상 높게 형성된 상태”라며 “미국 시장 확대와 하이니켈 부문 1위 업체라는 프리미엄 적용 때문이나, 프리미엄 레벨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