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파가 뭔가요”…PE발 바이오 M&A 경쟁 '치열' 전망

해 바뀐지 10일 만에 PE발 바이오 딜 2건
케이엘앤파트너스,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추진
엠씨파트너스, 제넨바이오 최대주주 등극
"LP들도 외치는 바이오…트렌드 타고 경쟁 치열"
  • 등록 2024-01-11 오전 6:54:56

    수정 2024-01-11 오전 6:54:56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국내외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운용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가팔라지면서 바이오 시장의 성장세가 한층 거세졌단 판단에 적극적으로 딜(deal)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해가 바뀐 지 불과 열흘이 흐른 현재, 딜을 추진하거나 성사시킨 운용사도 심심찮게 포착된다. 바이오 기업의 경영권 변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은 가운데 운용사들이 관련 기업들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윈-윈(win-win)할 지 관심이 쏠린다.

해 바뀐지 10일…PE 주도 바이오 딜 2건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모펀드운용사 주도로 이뤄지는 주요 바이오·헬스케어 인수·합병(M&A) 사례는 두 건이다. 대표적으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피씨엘과 컨소시엄을 맺고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구체화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1991년 설립된 백신개발 기업으로, 국내 최초 A형 간염 백신 국산화에 성공한 바 있다.

컨소시엄은 1월 중 인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반기 내 인수 본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딜이 마무리되면 컨소시엄은 보령바이오파마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컨소시엄은 보령바이오파마를 글로벌 종합예방의학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신생 운용사 엠씨파트너스는 엠씨제2호그로우쓰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제넨바이오의 지분 25.07%를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다. 국내 유일의 이종장기 개발 기업으로 유명세를 떨친 제넨바이오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유통업과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를 운영 중이다.

이번 딜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발굴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목표 아래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제넨바이오는 엠씨파트너스 측의 인수 목적에 대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에 따른 경영 참여”라고 설명했다.

달아오르는 바이오 M&A…투자 경쟁 치열해진다

사모펀드사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인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글로벌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KKR, 칼라일그룹, 아폴로매니지먼트, 베인캐피탈 등은 수년 전부터 적게는 수천억에서 많게는 수조원 이상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쏟았다. 이 중 베인캐피탈은 지난 2022년 국내 피부·비만 의료기기 전문기업 클래시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지난해 이뤄진 국내 주요 M&A 거래 중 바이오·헬스케어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우선 글랜우드PE는 지난해 9월 SK케미칼 제약 사업부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재 거래 대금 마련에 한창이다. 이 외에 유니슨캐피탈파트너스와 MBK파트너스는 공동으로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를, 한앤컴퍼니는 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을 품었다. 지난해 말엔 자산운용사 엑셀시아캐피탈코리아가 설립한 운용사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암 진단 전문기업 싸이토젠에 115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며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국내외 PE들의 바이오·헬스케어 M&A가 두드러지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선 지난해 상반기부터 바이오·헬스케어 M&A 사례가 서서히 증가하는 조짐을 보인 만큼, 우리나라도 트렌드를 따라갈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헬스케어는 안정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경기 방어 업종으로 여겨져 왔다”며 “운용사들이 고금리 상황에도 바이오 분야를 열심히 들여다 봤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새는 출자자(LP)들 사이에서도 바이오가 핫한 키워드로 떠오르다 보니 운용사도 이 분야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약 2년에 걸쳐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빅딜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PE간 투자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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