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의 대세로 굳어지는 모양이다. 글로벌 거대자본이 몰리고 있는 중동에서도 올해 1분기 SaaS 스타트업에 투자가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내 주요 국가들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작업에 빠르게 착수하고 있는 만큼 SaaS 투자 열기가 쉽게 식지는 않을 전망이다.
| (사진=아이클릭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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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아랍에미리트(UAE) 벤처캐피털(VC) 왐다캐피탈에 따르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스타트업들이 1분기 총 4억5900만달러(약 6400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1월과 2월에는 운용사들의 투자 집행이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활발한 투자가 진행된 덕에 3월 한 달간에만 총 54개 스타트업에 2억5400만달러(약 3479억원)가 공급됐다.
올해 1분기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B2B 스타트업의 비중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9개의 SaaS 스타트업이 총 1억3060만달러(약 178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SaaS 전자상거래 기업 살라(Salla)가 대표적이다. 살라는 MENA 지역 IPO 기대주로 거론되는 기업으로, 지난달 1억3000만달러(약 1780억원)의 프리IPO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인베스트코프가 리드 투자자로, 사우디 국부펀드 PIF 산하의 사나빌 인베스트먼트와 STV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살라의 영향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1분기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나라로 등극했다. 이 외에도 사우디는 지난 3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중동 최대 빅테크 전시회 LEAP24에서 25건의 거래를 통해 1억9800만달러(약 2712억원)를 투자했다.
중동에서 SaaS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선호되는 이유는 글로벌 혹은 국내 투자사들이 꼽는 이유와 비슷하다. 산업 특성상 수익률을 예측하기 쉽고, 더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비용이 낮아져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중동 주요 국가들이 차세대 기술 솔루션을 공격적으로 채택함에 따라 관련 투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동 IB 업계에서는 글로벌 앱 서비스가 인도에 진출해 시장을 장악하는 데 10년이 걸렸지만, 중동에서는 불과 2년 만에 대중적인 서비스가 될 만큼 성장 속도가 남다르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MENA 지역 국가들이 석유 의존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빠른 속도로 진행함에 따라 중동이 혁신적이고 유망한 스타트업의 본거지가 돼가고 있다”며 “개별 기업 간의 파이 싸움이 아닌 정부 주도의 시장 확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보니 기업 간 인수·합병(M&A)뿐 아니라 투자, 파트너십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