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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지난달 22일 같은 상품의 12개월 이상 상품은 금리를 연 2.5%에서 연 3%로 0.5%포인트 올렸다. 또 같은 상품의 24개월 이상, 36개월 이상, 48개월 이상, 60개월 상품도 모두 금리를 0.45%포인트씩 올려놨다. 결국 정기예금의 만기 1·3개월 단기 상품 금리는 내리고 장기 상품 금리는 올린 셈이다. 하나은행은 이 상품의 만기 6개월 상품과 9개월 상품 금리는 변경하지 않았다.
‘하나의 정기예금’의 1년 및 3개월짜리 금리 수준(연 1.7%과 2.1%)은 최근 나온 저축은행의 고금리 ‘파킹 통장’ 수준보다 못한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자사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의 보통예금(파킹통장) 금리를 연 2.2%까지 인상했다. 예치금 1억원까지 적용되는 금리인데,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특별한 조건이 없다. 파킹통장이란 잠깐 주차하듯 단기간 맡겨도 높은 이자를 주는 통장이다. 1금융권인 토스뱅크도 1억원까지는 연 2% 금리를 주는 파킹 통장이 있다.
하나은행 외 다른 5대 은행은 최근 수신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단기 예금 금리를 인하한 경우는 없다. 가령 신한은행은 지난 5월말 수신상품(신한 S드림 정기예금 등) 금리를 인상하면서 만기 24개월 이상의 상품금리를 0.2~0.3%포인트 올릴 때 1개월과 3개월 상품 금리도 0.2%포인트씩 인상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올해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단기 상품 금리만 별도로 인하한 경우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금융 소비자들은 단기 예금에 대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6월말 현재 만기 6개월 이하 정기예금 잔액은 156조6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조715억원 47% 급증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전체 정기예금 잔액이 525조7022억원에서 585조246억원으로 59조3224억원 11% 증가했는데, 단기 예금이 4배 넘게 빠르게 불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1년새 정기예금이 증가액 중 6개월 미만 단기 예금 비중이 84%에 달한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회위원회는 아직 4번(7·8·10·11월) 남아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우려에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 등에 따라 시장은 한은이 3~4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