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간단하다. 고저(高低)가 있을지언정 소멸하지 않는 산업이라는 점, 안정세를 타면 캐시카우(현금창출)가 꾸준해 예상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항공·해운 업종 투자를 포기 못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PEF 운용사들의 항공·해운사 투자는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많은 매물 투자와 매각이 교차하는 시점이어서다. 올해 어떤 실적과 매각 성적표를 받아드느냐에 따라 추가 탄력을 받을지가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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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항공·해운 업종에 투자한 PEF 운용사는 역대로 가장 많은 상황이다. 항공 업종은 지난 2020년 한앤컴퍼니가 대한항공 기내식·기내판매사업 사업부(9906억원)를 인수했고,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듬해인 2021년 역시 조인트벤처(JV) 크리안자를 통해 싱가포르항공의 항공기 3대(5500억원 추정)를 인수했다.
이밖에 JKL파트너스가 티웨이항공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에어프레미아(830억원) 경영권을 보유한 JC파트너스도 최근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소시어스도 최근 에어인천(750억원)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 경영권(약 1100억원)을 인수한 데 이어 오는 26일 3년 만의 비행 재개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 국외 노선 확대와 신규 항공기 확보 등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매출을 80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SK해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도 최근 국내외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SK탱커선 사업부 인수 후보군을 접촉 중으로 알려졌다. 에이치라인해운도 매각을 염두에 둔 태핑(사전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자본시장에 나온 항공·해운사 투자·매각 추정 규모만 16조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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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운용사들이 항공·해운사 투자를 내려놓지 않는 이유는 하늘과 바다를 통한 여객·화물 운송 행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서 기인한다. 코로나19와 유가 추이 등의 여파로 싸이클은 출렁이지만, 업종 자체가 소멸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코로나19라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던 항공·해운사가 최근 빛을 보기 시작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하고 있는 여행객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매각을 타진 중인 해운사들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매출과 영업이익을 ‘셀링 포인트’로 잡고 있다.
최근 한 해운사 매각을 진행 중인 매각 자문사 관계자는 “(이들 업종은)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만 된다면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하다”며 “상대적으로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아야 하는 PEF 운용사들 입장에서 캐시카우가 수반되는 투자처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리적 측면에서 한국이 머금은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콩·싱가포르·일본 등 아시아 주요 공항이 최소 3~4개의 공항 터미널을 보유한 것과 달리 터미널이 두 개뿐인 인천공항이 대표적이다. 화물이나 여객기 증가에 따른 케파(용량) 업그레이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대만, 동남아로까지 진출이 용이한 인천·부산항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에서는 올해가 항공·해운사 투자에 있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코로나19를 딛고 얼마만큼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고, 해운사도 실적 개선을 이뤄낸 시점에서 새 주인을 찾아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