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석지헌 기자] “현재 VGXI 공장 가치만 해도 진원생명과학 시총을 넘습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인식될 예정이고 추가 수주 계약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가 현지시간 19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석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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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근
진원생명과학(011000) 대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만나 미국 자회사 VGXI에 대해 “1~2년 안으로 폭발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VGXI는 유전자 치료제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pDNA)를 위탁생산(CMO)하는 공장이다. pDNA는 DNA 백신을 포함해 mRNA 백신(메신저 리보핵산)과 아데노 바이러스,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유전자가위 등의 원료로 쓰인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VGXI 신규 1공장은 약 1만3000㎡ 부지에 3000리터(ℓ) 생산 능력을 갖췄다. 미국 내 pDNA CMO 공장 중 VGXI만큼의 생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VGXI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55억이며, 신규 수주 금액은 전 분기보다 531만달러(약 68억원) 증가했다.
인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존 80명이던 VGXI 인력은 현재 150여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6월 최고영업책임자(CCO)로 트라이링크 출신 임원을 영입했고, 론자나 자이더스 카딜라 등 빅파마 출신 직원들도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인건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판매관리비가 2021년 361억원에서 지난해 481억원으로 급증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대표의 과감한 투자는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에 있다. VGXI는 현존하는 최고가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의 원료를 생산한 경험이 있다. 유전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인 졸겐스마는 지난해 매출 13억7000만 달러(약 1조 7600억원)를 기록, 시판되는 유전자 치료제 중 가장 큰 매출 성과를 내고 있다. VGXI는 졸겐스마 개발사인 미국 바이오 기업 아벡시스(Abexis)에 임상용 원료를 제공했다.
박 대표는 “졸겐스마가 노바티스로 기술이전되기 전엔 아벡시스가 졸겐스마를 개발해왔는데, VGXI가 1상, 2상 때부터 임상용 시료를 제공했다”며 “당시 계약 조건 상 비밀협약유지로 시장엔 한번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경험을 통해 유전자 치료제 시장 성장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하반기부터 VGXI의 CMO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GXI는 지난 2월 신규 1공장 설립 후 중국 바이오텍과 71억원 규모로 첫 계약을 맺었다. 현재 미국 내 바이오텍 40~50여 곳과 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PO(구입주문서) 발송 전 단계인 MSA(포괄적 협력 계약) 상황에 있다는 설명이다.
|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진원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VGXI의 공장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사진= 석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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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1~2년 내 VGXI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경쟁사인 ‘알데브론’이 2021년 11조원에 팔렸다는 점만 봐도 VGXI 공장 가치는 이미 진원생명과학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고 판단한다. 현재 빅파마들 중에는 공장 인수를 원하는 곳도 있지만 당장 매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VGXI가 경쟁사로 꼽는 pDNA CMO 기업 ‘알데브론’은 지난 2021년 6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다나허에 96억 달러(약 11조원)에 매각된 바 있다. 알데브론의 정확한 배양기 기준 생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0년 매출 4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시설 면적은 2만4059㎡였다. VGXI의 시설면적은 현재 1만3000㎡이며, 향후 증설을 고려해 계약한 전체 부지 면적은 8만8087㎡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고액 연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9년 째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박 대표가 수령하는 연봉은 100억원에 달해 소수주주들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다. 박 대표는 최근 연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여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대표 해임 시 보상금 100억원을 지급한다’는 황금낙하산 조항 삭제도 추진한다.
그는 “주주들이 원하고 있고 최근 주가와 실적이 좋지 않은 데 따른 고통 분담 차원”이라며 “상여금을 다시 수령하는 시기는 회사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영업이익이 난다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MO 사업을 통해 빠른 시일 내 매출을 내고 동시에 신약도 개발하는 바이오텍은 전 세계 몇 곳 되지 않는다”며 “VGXI는 pDNA 생산을 잘 하고 진원생명과학은 본업인 연구개발 성과를 학회에 꾸준히 알리고 있다. 주주들이 이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