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진메디신은 항암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GM101부터 GM104까지 총 4종의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후보물질들 모두 진메디신이 보유한 인체 면역기능을 회피 목적의 고분자 나노 코팅 기술과 항암 효과를 높이는 치료 유전자를 탑재하는 기술을 접목해 탄생했다. 후보물질들은 삼중음성유방암부터 췌장암, 간암 등 기존 항암제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난치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
나노 코팅·치료 유전자 탑재…“전신투여도 가능”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이에 맞서는 인체 면역세포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 시판됐거나 임상 개발을 시도 중인 대부분의 바이러스 관련 약물은 일부 국소부위에 직접 근육주사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중 미국 얀센이 개발한 제품은 일반적인 야생의 아데노바이러스를 활용한 바이러스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근육주사였다”며 “야생의 아데노바이러스는 고형암을 노릴 항암제로 개발해 근육주사하면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아 소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5년간 아데노바이러스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두루 수행한 윤 대표는 이를 비롯한 여러 바이러스의 최외곽 표면을 면역원성을 띠지 않는 고분자성 나노폴리머로 코팅해 보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특정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표지 물질을 붙여 면역회피가 가능한 항암 아데노바이러스 신약의 토대를 구축했다.
그는 이어 “이제 문제는 이런 코팅된 바이러스가 두터운 세포외기질(ECM) 등의 방어막을 보유한 고형암 세포을 공격할 수 있도록 치료 유전자를 탑재하는 일이다”며 “유전자 재조합을 거쳐 아데노바이러스가 ECM 등을 뚫을 수 있는 물질을 직접 생성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암 세포에 침투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증식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항암 아데노바이러스 2종 韓임상 中…“계열 내 최초 신약 가능”
진메디신의 주력 후보물질인 GM101부터 GM104까지 순서대로 암 치료 유전자를 각각 1개에서 최대 4개까지 탑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1개의 치료 유전자를 탑재한 GM101은 2008년부터 삼중음성유방암 대상 상업용 임상 1상을 시작해 현재는 임상 2상을 시험계획서 제출을 위한 준비절차를 밟고 있다.
윤 대표는 “GM101을 처음 시도할 때도 유전자를 여러 개 탑재할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규제적인 측면에서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더뎠다”며 “유전자 치료제가 실제로 개발되고 있는 지금 규제기관의 인식이 달라졌다. 이제는 많은 유전자를 탑재한 물질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실제로 약물이 타깃하는 고형암의 특징을 반영한 치료 유전자가 많을수록 더 큰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암젠이 항암 헤르페스바이러스 신약 ‘임리직’(성분명 탈리모진 라허파렙백)이 2015년 미국과 유럽에서 흑색종 치료제로 차례로 동종 약물 중 최초로 승인된 바 있다. 암젠이 인수한 바이오벡스가 개발한 임리직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 세포를 죽이도록 주변 면역 체계를 활성화 시키는 GM-CSF 유전자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임리직과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를 병용해 효과를 2배 이상 높였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윤 대표는 “아데노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커서 유전자 탑재 용량이 크고 안전성이 좋다”며 “아직 국내외 개발사중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특허 이슈로 다른 바이러스를 이용해 항암제 개발을 시도한다. 항암 아데노바이러스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우리가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라고 운을 뗐다.
진메디신은 바이러스 코팅 기술, 아데노바이러스를 통해 발굴한 자사 후보물질, 아데노바이러스 생산용 세포주 등과 관련해 국내(48건) 및 해외(123건)에서 총 171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윤 대표는 “그동안 축적한 특허로 우리는 아데노바이러스를 활용하는데 전혀 제한이 없다. 계열 내 최초 아데노바이러스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최근 승인받은 GM103 임상은 이 약물의 단독요법 뿐아니라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도 포함됐다. 자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신약개발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