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뷰티 M&A 리더 ‘로레알’…뷰티테크 정조준

테크기업 인수해 뷰티테크 분야로 BM 확대
CVC 펀드로 먼저 투자하고 키운 뒤 인수 작업
국내 테크기업 인수 가능성도 무시 못해
  • 등록 2024-01-16 오전 7:33:09

    수정 2024-01-16 오전 7:33:09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 온 뷰티 브랜드 로레알 그룹이 테크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최근 뷰티테크 제품을 함께 개발한 기업을 인수하는가 하면, 기업형 밴처캐피털(CVC)을 통해 각종 테크기업에 투자해 협업과 인수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는 모양새다. 로레알이 국내 테크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를 꾸준히 해온 만큼, 스타일난다 이후 두 번째 국내 인수 기업이 탄생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이 최근 스위스 환경 기업인 기요자(Gjosa)를 인수했다. 로레알과 기요자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레알은 CVC펀드 볼드를 통해 2021년 기요자에 투자하고, CES 2021에서 함께 헤어케어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로레알의 이번 기요자 인수는 뷰티테크 분야로 비즈니스 모델(BM)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로레알은 M&A를 통해 부족한 영역으로 확장해온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기요자 인수 소식 이전인 지난해 8월에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 이솝(Aesop)을, 2022년에는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베터 사이언스(Skinbetter Science)를 인수했다.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기요자 인수를 발표한 날, 뷰티 브랜드 최초로 CES 기조연설에 올라 뷰티테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로레알은 지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름다움에 대한 소비자의 열망을 충족시켰다”며 “뷰티에 기술을 접목해 성능을 향상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아름다움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에 로레알의 다음 M&A 표적이 테크 기업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예측이다. CVC 펀드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인수 작업을 진행해온 로레알이 포트폴리오에 다수 테크기업을 넣었기 때문이다. 로레알 CVC 펀드의 포트폴리오사 중 대표 테크기업으로 ▲재활용 바이오테크 솔루션 업체 카비오스 ▲스킨 프린터 프린커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 스케치온 ▲소셜 판매 솔루션 기업 레플리카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또한 이번 CES 2024에서 로레알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헤어드라이어 에이라이트 프로로 혁신상을 받은 하드웨어 스타트업 주비도 로레알 CVC 펀드를 통해 소수 지분 투자를 받았다.

로레알이 국내 테크기업도 물망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로레알이 CVC 펀드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을 투자한 전력이 있고, 무엇보다 2018년 국내 패션·화장품 기업인 스타일난다를 6000억원에 인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로레알코리아는 추가 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수와 관련된 모든 기회를 국내에서 꾸준히 모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로레알이 스타일난다를 인수해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길 바랐으나 실적 악화 등 원래 의도한 바를 실현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CEO가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많다고 꾸준히 언급하고 있고, 뷰티 트렌드가 소형화·맞춤형으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전도유망한 기술 기업에 투자한 뒤 이들을 인수하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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