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미달 수두룩…상장리츠 '주가 잔혹사'

[리츠·인프라, 이유 있는 불황]②
상장 리츠 24개 중 22개 공모가 하회
공모가보다 80% 이상 떨어진 리츠도 존재
대규모 유증·계열사 자산 편입 등으로 배당 매력도 떨어져
  • 등록 2024-12-02 오전 7:41:35

    수정 2024-12-02 오전 7:41:35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국내 상장 리츠들의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리츠는 보통 금리 인하기 인기가 높은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들어 잦은 유상증자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맞물려 투자자 신뢰를 잃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리츠가 부실한 자산을 편입하면서 배당 수준이 투자자 눈높이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하는 지적이다.

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리츠 수는 총 24개로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두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모가를 밑돌았다.

특히 케이탑리츠(145270)는 공모가보다 무려 82% 떨어진 상태고, 마스턴프리미어리츠(357430)도 공모가보다 65% 하락했다.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리츠는 이밖에 스타에스엠리츠(204210)(-51%)와 미래에셋맵스리츠(357250)(-48%), 미래에셋글로벌리츠(396690)(-46%) 등이다.

리츠 주가가 말 그대로 ‘죽 쑤고’ 있는 데에는 올 하반기 들어서 연이어 이어진 대규모 유상증자 영향이 컸다. 일반적으로 리츠는 유상증자를 하면서 신규 자산을 편입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데 올 하반기 들어서 총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몰리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이다. 유상증자로 신주가 발행되면 지분 가치가 떨어지면서 기존 주주들에게는 불리해진다.

물론 리츠가 유상증자를 통해 우량한 신규 자산을 편입하고 배당을 늘렸다면 말이 달라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리츠의 유증에 대해 우량한 자산을 편입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룹 계열사 물량을 떠넘기기 위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반발도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리츠코크렙이 강남e스케어 매입 검토를 중단하는 과정만 봐도 주주들을 생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리츠코크렙은 모회사 이랜드리테일로부터 강남e스퀘어 건물을 1900억원에 매입하려 했지만 매입 가격이 비싸다는 점과 이를 위해 유상증자를 해야한다는 점등이 주주들의 반발을 사면서 결국 매입 계획을 취소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 편입 과정에서 A급이 들어오면 문제가 없는데 B급이나 C급으로 한 단계 떨어지는 자산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 문제”라면서 “그렇게 되면 전반적인 수익성이 떨어지니 결국 배당도 잘 안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기임에도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리츠에는 악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츠가 인기가 있기 위해서는 배당을 잘 주거나 주가가 오르거나 둘 하나여야 한다”면서 “특히 배당이 가장 중요한데 최근 들어서 리츠 배당수익률도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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