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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세라닙은 ‘선택적 혈관내피 세포성장인자 수용체-2(VEGFR-2)’를 차단하는 신생혈관 억제제다. 중국계 미국인 폴 첸 박사가 2004년 물질 특허를 받고 리보세라닙 개발을 시작했으며, 중국 항서제약이 2005년 중국 지역 권리를 사들였다. 2007년에는 미국 LSKB(현 엘레바)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사업권을 확보해 자체 개발을 개시했다. 진 회장은 2009년 LSKB가 신약 개발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고 투자를 결정하면서 리보세라닙과 인연을 맺었다. 진 회장의 결단 덕에 리보세라닙은 글로벌 임상에 들어설 수 있었다.
리보세라닙은 2019년 6월 위암 3·4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스닥 시장을 뒤흔들었다. 해당 임상의 1차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이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진 회장은 기업설명회에서 “통계적 유의성 분석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OS가 최종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임상 결과치로는 FDA 허가 신청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HLB의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로 직행한 것은 물론,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를 동반 하락시키면서 코스닥지수도 꺾여 700선이 무너졌다.
HLB는 3개월 만에 리보세라닙의 최종 데이터 분석 결과 글로벌 임상 3상이 성공했다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진 회장은 같은해 9월 ESMO에서 발표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NDA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2020년 초에 리보세라닙의 NDA를 제출하고 같은해 출시까지 마쳤어야 한다.
이후 HLB는 위암 외에도 간세포암, 선양낭성암 등으로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넓혀갔다. HLB는 FDA의 보완 요구로 인해 위암치료제로 NDA 준비 절차가 길어지자 보다 신속하게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적응증을 택하기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중국 국가의약품관리감독국(NMPA)으로부터 간세포암 1·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게 이번 신약 허가 신청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HLB는 항서제약의 면역관문억제제 ‘칼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을 병용 임상한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NDA를 냈다.
통상적으로 FDA에 NDA를 제출한 뒤 품목허가가 결정되기까지 10개월가량 소요된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신약 허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HLB는 이미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로 조달한 2401억원 중 1698억원을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Therapeutics)가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리보세라닙 상용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204억원도 포함돼 있다.
◇진양곤 HLB 회장 약력
△1966년 전라북도 전주 출생
△1990년 원광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3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95년 부산은행 서울지점 근무
△1998년 평화은행 국제부 근무
△2002년 골든라이트 대표
△2006년 현대라이프보트 회장
△2009년 2월 하이쎌 회장
△2013년 3월~현재 HLB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