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하나투어(039130)에 대한 글로벌 원매자들 관심이 뜨겁다. 실질 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에 일부는 ‘공개매수-상장폐지’ 카드까지 꺼내 들며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굵직굵직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를 비롯한 전략적투자자(SI)들과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하나투어 경영권을 노리는 가운데 관련 매각 작업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고조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를 노리는 잠재적 원매자들이 공개매수-상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개매수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최대주주의 지분 매입과 함께 일반 주주(불특정다수인)의 주식을 특정 매수조건에 공개적으로 매수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주체는 최대주주 지위를 견고히 가져가는 동시에 ‘새 주인’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국내외 운용사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최대주주의 주식을 대거 확보해 분위기를 끌어온 뒤 일반주주에게 힘을 보태달란 의미로 공개매수를 활발하게 진행했다. 이는 경영권 인수 과정에 있어 명분과 실리를 똑똑히 챙길 수 있는 전략으로 통해 당분간 M&A 시장을 하드캐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투어의 잠재적 원매자들이 공개매수-상폐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배경으로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 ▲압도적인 국내 시장점유율 ▲재무성과 ▲디지털 전환을 필두로 한 국내 아웃바운드 시장 공략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배경은 하나투어의 기업가치가 여타 경쟁사 대비 저평가됐다는 점이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투어는 지난해 야놀자와 모두투어 등 여타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창출했다”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만 보더라도 11%대를 기록한 곳은 하나투어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지위와 재무성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미래 전망 등을 모두 따져볼 때 경쟁사 대비 (밸류를) 디스카운트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잠재적 원매자들이 매각 절차를 개시하기도 전에 물밑 협상에 나서온 것으로 보인다”며 “쉽게 말해 실질 가치 대비 주가가 따라가 주지 못해 원매자들 사이에서 최대주주 지분 외에 공개매수로 추가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216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11.8%)을 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는 영업이익 57억원(영업이익률 7.2%), 야놀자는 149억원(영업이익률 7.7%), 노랑풍선은 40억원(영업이익률 10.4%), 참좋은여행은 12억원(영업이익률 5.2%)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잠재적 원매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매각전이 흘러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의 실적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입장에선 매각을 서둘러 진행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IMM PE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수의 매각 문의가 들어와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에 나선 것은 사실”이라며 “이 외의 진행상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투어는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가시화한 상태다. 매각 대상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보유한 지분 16.68%와 창업자 및 관계자 보유 지분 11% 등 약 27.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