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미국 최대 벤처캐피탈(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사모투자 영역까지 활동 범주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펀드 운용 계획을 공개하면서다. 혁신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벤처투자와 사모투자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업계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앤드리슨호로위츠가 관련 펀드를 직접 운용할지 관심이 고조된다.
| 안드리센호로위츠가 최근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펀드 조성 계획 내용.(사진=SEC 문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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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a16z 페레니얼 사모펀드’라는 명칭의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다. 만일 해당 계획이 가시화되면 회사 역사상 최초의 사모펀드가 탄생하게 된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운용자산(AUM) 기준 세계 1위에 빛나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VC다. 현재 기준 운용자산은 약 58조원으로,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스카이프와 메타(구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트위터, 코인베이스, 리프트, 로블록스, 클럽하우스, 오픈AI 등이 있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해당 문건에 “사모펀드 자산군에 투자할 것”이라고만 명시하고, 이 밖에 자세한 운용 계획 및 목표 결성일 등은 밝히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와 함께 “조만간 부동산 펀드를 비롯한 두 개의 신규 펀드 결성을 마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포츈 등 외신은 “앤드리슨호로위츠가 해당 펀드를 통해 기업에 직접 투자하게 되는 구조인지, 아니면 사모펀드에 투자하며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구조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세계 최대 규모의 VC가 사모펀드 분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앤드리슨호로위츠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글로벌 VC들이 직간접적으로 PE 영역까지 확장하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예컨대 최근 중동 기반의 사우디벤처캐피탈(SVC)은 미국 사모펀드운용사인 제네랄아틀란틱에 자금을 대며 사모투자 영역에 간접적으로 발을 들였고, 싱가포르 기반의 골든비전캐피탈은 경영참여형 인수·합병(M&A) 활동에 직접 나섰다.
업계에선 앤드리슨호로위츠가 당장 사모투자 활동에 직접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서류에 따르면 해당 펀드를 담당하는 페레니얼팀은 패밀리오피스와 기업가 등의 자산 관리를 목표로 출범한 팀”이라며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스타트업 지분을 사들이는 등 VC 치고는 공격적으로 활동해온 바 있으나, 이번 PE펀드 계획은 우량자산에 보다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즉 투자 범주를 넓히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