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기승이라는 뉴스가 전파를 탔지만, 그는 예전만큼 걱정이 덜했다. 이미 검색 사이트에서 과거 실제 독감 환자 기록과 예측력이 있는 검색어로 독감이 어디로 퍼져 나가는지를 사전에 파악해 해당 지역에 백신을 사전에 배포했기 때문이다. 이전처럼 독감예방약 처방이 몰려 품귀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걱정도 사라졌다.
어떤 사고가 있어도 보험사 직원과 실랑이를 하는 일도 훨씬 줄었다. 보험사에서 이미 상담 이력정보를 토대로 직원과 고객의 친화성 정도를 분석해 해당 고객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직원을 실시간으로 배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펀드 역시 트윗을 분석해 시장 분위기를 예측한 뒤 이를 포트폴리오에 반영하는 트위터 펀드가 나왔다.
이는 몇 년 후 빅데이터로 본 개인의 일상을 가상으로 그려본 것이다. 비록 아직은 가상 현실이지만 전문가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이뤄질 현실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선 상용화된 빅데이터 기법이다. 명절에 지인 선물을 추천하는 것은 이미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서, 2009년 신종플루 H1N1 위기가 닥쳤을 때 구글은 검색어로 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찾아냈다. 보험 서비스 역시 미국의 특수보험사인 ‘어슈어런트솔루션’이 선보이고 있다. 또 미국 국세청은 이미 이런 방법으로 탈세를 막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빅데이터 센터를 만들고 빅데이트를 이용한 신상품 내놓기 시작했다. 보험사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험사기 고위험군을 포착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이 가상 현실 역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종석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빅데이터는 우리가 사는 방식, 일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놓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정보의 범위와 규모를 극적으로 확장시켰던 이전의 그 어떤 획기적 현실보다 더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