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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금리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 산정 체계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덧붙였다.
연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상단이 8%를 돌파했다. 우리은행 주력 주담대인 ‘우리 아파트론’ 금리가 신규 코픽스 기준 지난 2일 연 7.32~8.12%를 기록해 주요 시중은행 금리 상단을 8%대로 끌어올렸다. 이 상품은 지난해 말 6.92∼7.72% 수준이었는데 상단이 0.4%p 뛴 것이다. 주담대 금리가 연 8%대를 넘긴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도 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상단이 8%대를 뚫은 것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우리은행은 이와 관련 이날 전격적으로 대출금리를 끌어내렸다. 우대금리와 가산금리(본부조정금리)를 조정을 통해서다. 우리은행은 아파트 담보대출 기준으로 급여이체와 신용카드 사용 등 부수거래에 적용되던 금리 감면 수준을 기존보다 0.2%p 확대했다. 동시에 본부조정금리를 통해 최대 연 0.7%p까지 금리를 깎아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실질 금리를 0.9%p 인하하는 효과를 노렸다. 전세대출 금리도 부수거래 감면과 본부조정금리 조정을 통해 최대 연 1.55%p까지 낮게 적용받을 수 있게 했다.
은행권은 이렇게 대국민 서비스는 등한시 한 채 기본급의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지난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61%를 책정했다. 2021년의 기본급 300%였던 것에 견주면 61%p가 오른 셈이다. 국민은행도 성과급을 기본급의 280%로 잡아 비율 자체는 전년(300%)보다 줄었지만, 특별 격려금을 통해 실제 직원이 받는 금액은 더 늘어났다. NH농협은행도 전년(350%)보다 50%p 높은 기본금의 400%를 성과급으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은행의 성과보수체계가 단기 성과에 너무 치우쳐 중장기적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소홀, 금융사고 발생 등의 문제점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은행권과 함께 성과보수체계의 개선 노력도 지속해달라”고 임원들에게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