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우회 상장을 통해 캐나다 증시 입성을 추진해온 국내 2차 전지셀 제품 및 소형 풍력 개발업체 LCM에너지솔루션(LCMES)이 조만간 캐나다 주식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거래소 입성을 위해 관련 예비실사를 모두 마치고 ‘캐피털 풀 컴퍼니(CPC·기업 인수 목적 특수회사)’와의 합병 관련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면서다. 사실상 토론토 증권거래소의 최종 확정만을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 (사진=LCM에너지솔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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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블루애플자산운용은 LCMES와 상장 본계약을 체결하고 CPC 합병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캐나다 상장을 추진하기로 하고 머리를 맞댄 지 1년 1개월 만이다.
지난 1987년 만들어진 캐나다 CPC 제도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 어려운 중소 벤처기업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우회 상장하는 대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번 본계약 체결과 함께 블루애플자산운용은 CPC인 ‘ECC 벤처스 6’와 LCMES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LOI를 체결하도록 주도했다. 현재 해당 CPC 상장 주식 거래는 중단된 상태다. 인수·합병(M&A)이 완료될 시 LCMES이 발행하는 보통주는 약 7817만4214주가 될 예정이다. 이 중 LCMES 주주는 주식의 83.24%인 7340만주를, ECC6 주주에게는 5.41%인 477만4214주가 돌아간다.
캐나다 밴쿠버에 기반을 두고 있는 블루애플자산운용은 글로벌 IPO 컨설팅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컨설팅사다. 주요 경영진이 모두 자본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한국인들로, 한국 기업의 캐나다 혹은 나스닥 상장을 도우며 기업들의 해외 자금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블루애플자산운용이 LCMES를 선택한 배경에는 시장성과 기업의 기술력이 주효한 역할을 했다. 세계적으로 2차 전지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올라가는 가운데 캐나다 증권가에서는 LCMES의 소형풍력발전 기술과 사업모델, 시장성을 모두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무제표상 가치를 우선시하는 한국과 달리 캐나다는 회사의 미래 성장성과 기술력, 시장성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평가한다.
사안에 정통한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기상장된 회사와 우회합병하는 방식의 상장이기 때문에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밀린 서류심사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증권거래소의 최종 확정까지 시간이 걸려도 2차전지의 틈새를 노린 사업모델과 일체형 풍력, 태양광 소형풍력발전 시스템 등 LCM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증권가 관심이 높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CMES는 이번 캐나다 상장이 완료되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해 2차전지 제조공장과 소형 풍력발전기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생산 제품의 해외 수출 또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