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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인 2022년 6월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가 ‘비전 선포식’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달린 행사에서 국내외 기자 100여 명 앞에서 야심차게 제시한 목표다. 2027년까지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정부 목표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였다. ‘현실 가능성이 있냐’는 의구심이 쏟아지자 이 대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라며 호언장담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지난 7일. 야놀자리서치의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도서 출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호기롭던 이 대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2년 전과 같은 ‘관광대국’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행사인 만큼 그간의 성과와 향후 전략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이 대표의 불참으로 행사 시작부터 무너졌다.
대한민국을 관광대국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야놀자 비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행·항공사 등 기존 업계도 하지 못한 일을 신생 기업이 앞장서고 있다며 ‘기대된다’던 반응은 2년 만에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로 바뀌고 있다. 일각에선 관광대국 비전 제시는 나스닥 상장을 위한 수단의 하나일 뿐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언급되지 않은 ‘외국인 5000만명 유치’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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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선 항목별 전략의 배경을 설명했지만, 모두 업계와 학계 등에서 줄곧 제기하던 문제, 과제와 다를 바 없는 ‘원론적이고 평이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는 “야놀자 같은 선두 기업이 나서면 인바운드 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간담회는 그간 나온 얘기들과 다를 것 없고 세부 계획이나 전략이 없어 신선하다는 인상을 전혀 받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2년 전 외래 관광객 5000만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은근슬쩍 뺀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비전 선포식에서 직접 단상에 올라 발표했던 이수진 총괄대표와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부문 대표는 이날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사전에 제작한 영상을 통해 구체적인 설명 없이 “급한 일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다”며 “양해해 달라”는 말만 남겼다.
그나마 현장을 지켰던 배보찬(플랫폼 부문), 이준영(테크놀로지) 부문 대표 등 야놀자 측 주요 인사들은 1차 패널토론 직후 약속이라도 한 듯 한꺼번에 자리를 떴다. 질의응답 시간엔 최근 불거진 티메프 사태를 비롯해 나스닥 상장, 향후 정책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비전과 성과 공유 대신 정부 역할 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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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는 이 대표가 말한 야놀자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성과나 방안이 아닌 정부의 역할만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외래 관광객 5000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로 “야놀자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라도 되냐”는 반응을 끌어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정부에 이런저런 요구사항만 늘어놓는 업종별 단체 행사에 온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패널토론에서 “관광 산업은 다양한 산업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어 원하는 결과물을 얻으려면 여러 정부 부처와 지자체 등을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한 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의 설명에 차가운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야놀자 측은 이번 간담회에서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전반에 대한 거대 담론을 제시한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스닥 상장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서는 야놀자가 흔들림 없이 관광대국의 비전 실현을 위한 도전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수한 기업들이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우려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인바운드 정책이 정부가 주도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제안한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실행할 곳은 결국 정부와 지자체”라며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한 전략 등 큰 그림을 정부, 지자체가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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