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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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전시 전문 회사(PEO) ‘메쎄이상’이 지난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전국 5000여 개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기업 중 최초이자 유일한 상장 회사다. 전시컨벤션 등 관련 업계에선 메쎄이상이 업계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45년 K-마이스 산업사(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포마(Informa), 리드 엑시비션스(Reed Exhibitions) 등 수조 원 기업가치를 지닌 글로벌 마이스 기업이 국내에서도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봉석 경희대 교수는 “메쎄이상의 코스닥 상장은 그동안 정부·지자체 등 공공 주도로 성장해온 전시컨벤션 산업이 민간 투자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상징성과 큰 의미를 지닌 성과”라고 평가했다.
| 메쎄이상의 대표적인 B2B 행사인 건축·인테리어 전시회 ‘코리아빌드’ 행사 전경 (사진=메쎄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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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회사 이상네트웍스 전시사업부로 시작 메쎄이상은 연간 66건(2022년 12월 기준)의 전시·박람회를 여는 민간 전시 전문 회사다. 2008년 건축·인테리어 전시회 ‘경향하우징페어’를 164억원에 인수한 B2B 전자상거래회사 이상네트웍스 전시사업부에서 시작해 국내 600여개 전시주최사(PEO) 가운데 연간 가장 많은 행사를 여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향하우징페어로 시작해 13년 만에 60건이 넘는 자체 행사를 보유한 국내 최대 전시회사로 성장한 메쎄이상은 지난해 매출 372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3건이던 행사가 3년 새 66건으로 50% 넘게 늘면서 매출(324억원)은 15%, 영업이익(75억원)은 11% 증가했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전국 전시장이 가동 중단 사태를 맞은 2020년에도 메쎄이상은 흑자(19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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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쎄이상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다양한 행사 포트폴리오다. 60건이 넘는 전시회는 건축·인테리어, 기계, 의료, 환경, 보안, 화학, 부동산, 호텔, 농업, 영유아 등 20여 개 산업 분야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행사로 다양하다. 경향하우징페어와 코리아빌드, 치안산업대전, 고카프(캠핑·레저), 케이펫·켓페어(반려동물), 코베(유아용품) 등은 관련 업계가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첫손가락에 꼽는 메쎄이상의 대표 행사들이다.
윤은주 한림대국제대학원대 교수는 “행사가 특정 품목과 분야에 집중된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메쎄이상은 특정 행사 실적이 다소 줄더라도 다른 행사로 메우는 상호 보완이 가능한 구조를 갖춘 것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메쎄이상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웬만한 IT기업에 버금가는 기술력이다. 전시회사로는 이례적으로 설립 때부터 운영 중인 정보전략실은 메쎄이상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IT 전담조직이다. 정보전략실에 소속된 IT 전문 인력만 30명에 달한다. 전체 110명 임직원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 메쎄이상의 대표 B2C 전시회 중 하나인 반려동물 전시회 ‘메가주(MegaZoo)’ 행사 전경 (사진=메쎄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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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전략실은 각종 데이터를 수시로 분석해 실무부서에 산업별 최신 동향과 마케팅 소스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메쎄이상이 코로나19 범유행 와중에 불붙은 캠핑 열풍을 빠르게 파악해 관련 행사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에도 정보전략실의 빅데이터 분석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택 메쎄이상 부사장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신규 론칭을 준비 중인 행사만 10여 건”이라며 “기존 전시회와 동시 개최하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2~3년 내에 연간 개최 행사 수를 100건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남아 최대 IICC 개장… 2023년 해외 진출 ‘원년’올해는 5년 전부터 추진 중인 해외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018년 킨텍스와 20년 운영권을 수주한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IICC)가 오는 10월 초 개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킨텍스와 55억원을 공동 출자해 센터 운영을 맡을 ‘키넥신 컨벤션 매니지먼트’ 법인 설립도 마친 상태다.
| 오는 10월 개장하는 서남아 최대 30만㎡ 규모의 인도 뉴델리 위성도시 드와르카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IICC)’. 메쎄이상이 킨텍스와 20년 운영권을 확보했다. (사진=메쎄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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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뉴델리 남서부 드와르카에 서남아 최대 규모로 건립 중인 IICC는 전체 규모가 킨텍스의 3배가 넘는 30만㎡(전시장 24만㎡·회의장 6만㎡)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 90%인 IICC는 오는 10월 전체 시설 중 12만㎡(전시장 6만㎡·회의장 6만㎡) 1단계 개장에 이어 연말께 완전 개장할 예정이다. 2020년 수원역에 400억원을 투입해 수원메쎄 전시장을 건립한 메쎄이상은 IICC가 가동에 들어가면 국내와 해외에 운영 전시장을 보유한 국내 최초의 민간 전시주최사가 된다.
전시장 운영에 이어 전시회 주최 사업도 ‘현지화’ 전략을 통해 활동 무대를 해외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서남아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20년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홈그라운드 수준의 유리한 여건을 확보한 만큼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 서남아 최대 규모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IICC)’가 들어서는 인도 뉴델리 위성도시 드와르카 비즈니스 복합단지. (사진=메쎄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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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 교수는 “최대 규모 전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보면 주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엔 국내보다 더 유리한 여건”이라며 “기업과 바이어 데이터를 활용해 연관 분야로 전시회를 늘려나가는 전략이 현지에서도 통한다면 전시회 주최 사업의 글로벌화 목표를 단기간 내에 달성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메쎄이상은 지난해부터 인구 14억의 거대 시장 인도 등 서남아 현지 수요를 반영한 신규 B2B·B2C 행사 아이템 발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는 “해외 사업의 핵심인 현지화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성장 가능성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현지 행사나 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전시장 운영과 전시회 주최 외에 컨벤션, 전시부스 디자인, 물류, 홍보·마케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