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장기화 공포 여전…롤러코스터 장세[월스트리트in]

3거래일 연속 급락에 매수세 들어왔지만…
연준 인사 잇단 강경 발언에 결국 반락
국채금리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높아
  • 등록 2023-09-23 오전 5:44:51

    수정 2023-09-23 오전 5:44:5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긴축 장기화 우려 여파가 여전히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2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하락한 3만396384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23% 떨어진 4320.06,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0.09% 빠진 1만3211.81로 장을 마감했다.

S&P와 나스닥 지수는 이번주 각각 2.9%, 3.6% 하락했다. 지난 3월 이후 3주 연속 ‘마이너스’다. 다우지수도 1.9%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장초반만 해도 뉴욕증시는 소폭 상승한 채 출발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5%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이면서 사흘째 하락한 데 따른 매수세가 들어오면서다. 하지만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시사 발언이 여전히 증시 전반에 팽패하면서 결국 상승세를 모두 되돌리고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여기에 미국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기한까지 9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 잡음으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점도 투심을 억누르고 있다. 기한을 넘기게 되면 미국 정부 업무가 정지되는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공화당 내 소수 강경파의 반대로 예산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리안츠인베스트먼트 수석 투자 전략가인 찰리 리플리는 “투자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했다”며 “시장이 높은 금리 수준에 익숙해지고 있는데 앞으로 위험 자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굿뉴스와 배드뉴스가 섞여 있었다. S&P 글로벌은 미국의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업황이 확장되고 있지만, 수치로만 따지면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제조업 PMI 예비치는 48.9를 기록했다. 두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긴 하나 50을 밑돌면서 부진한 상황이다.

롬바드 오디에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매크로 책임자인 플로리안 이엘포는 “매크로 데이터는 몇달 전 상황과 다르다”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 좋은 소식인지 나쁜소식인지 수수께끼를 풀고 있다”고 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투심을 짓눌렀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금리가 이전보다 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추가 긴축은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다.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한동안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증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5bp(1bp=0.01%포인트) 내린 4.43%, 2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4.3 떨어진 5.105%를 기록하고 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2.8bp 떨어진 4.525%를 나타내고 있다.

포드의 주가는 1.89% 상승했다. 포드사가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다. 반면 스텔란티스, GM은 각각 0.1% 상승, 0.37% 하락으로 보합수준을 나타냈다.

영국 경쟁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관련해 독점 우려가 해소됐다며 인수 승인을 시사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등하지 못하고 0.79% 하락했다. 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가는 1.7% 올랐다.

달러 강세 현상은 이어졌다. 6개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25% 가량 오른 105.61을 나타내고 있다.

유가는 다시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40달러(0.45%) 오른 배럴당 90.0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럽증시는 영국 FTSE지수만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0.09% 하락했고, 프랑스 CAC 지수도 0.4%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도 0.31% 하락 마감했다. 영국 FTSE는 0.07%로 강보합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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