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재팬 모빌리티쇼 2023’에서 모든 일본 자동차 기업이 EV(전기차) 콘셉트카를 전시했습니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향한 ‘킥오프(경기 시작을 알리는 첫번째 킥)’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미베 토시히로 혼다 대표이사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27일 한국 기자단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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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베 토시히로 혼다 대표이사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27일 한국 기자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일본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혼다 역시 전기차 전환을 향해 속도를 내면서 한국의 배터리(이차전지) 기업과의 협업 확대도 시사했다.
지난 1987년부터 혼다에 몸담아 온 ‘정통 혼다맨’인 미베 토시히로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온 기술자 출신 사장으로 혼다 기술력을 훤히 꿰고 있다. 지난 2021년 CEO 자리에 오른 그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미베 토시히로 혼다 대표이사 CEO. (사진=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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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베 사장은 “혼다는 기본적으로 사륜(자동차)뿐만 아니라 이륜(모터사이클)·파워프로덕트·항공기 등 전 영역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회사”라며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각각의 중요한 단계와 목표가 있다”고 했다.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한 과정에서 전기차 사업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미베 CEO는 “2030년대에는 2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각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혼다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선진국에서는 40% 수준 비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는 내년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해 만든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프롤로그’를 출시한다. 유럽에서는 자체 플랫폼 ‘e:N 아키텍처’를 적용한 두 번째 소형 전기 SUV인 ‘e:Ny1’을 선보인다. 일본에서는 경형 상용 전기차가 출시되며, 중국에서는 세 가지 모델의 전기차를 내놓는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사업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기차와 배터리 영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R&D에 5조엔(약 49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 역시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R&D뿐만 아니라 투자, 출자, 인수합병(M&A) 등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인트벤처(JV)를 활용한 협력이 눈에 띈다. 최근 일본 현지에 배터리 기업 ‘GS유아사’와 JV를 설립해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대표적이다. GM과도 연료전지 부문에서 JV를 설립해 공동 개발·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북미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JV 공장은 2025년 가동 예정이다. 포스코와는 배터리 소재를 비롯한 전기차 사업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인터뷰에 배석한 아오야마 신지 혼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베 CEO와 함께 한국을 7~8번 방문했다”며 “(전기차) 제조부터 자원 재활용까지 각각의 밸류 체인에서 다양한 출자·투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7일 일본 도쿄 혼다 본사에서 혼다 경영진이 한국 기자단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쿠와하라 토시오 혼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본부 대표이사, 미베 토시히로 혼다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아오야마 신지 혼다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사진=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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