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아랩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실험실 표준 인증인 클리아(CLIA)를 획득한 실험실을 뜻한다. 미국에서는 일반 기업도 클리아랩을 통해 진단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클리아랩 인수는 미국 진출의 첫 단추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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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지노믹스의 클리아랩 인수 협상은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랩지노믹스는 현재 미국 현지 클리아랩 매각 희망자와 가격 협상 단계가 조금 남아있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빠르게 인수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법인은 지난 5월 설립된 유한책임회사이다. 분자진단,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진단, 센트럴랩(Central Lab) 등의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센트럴랩이란 진단 서비스를 하는 실험실을 뜻하는 용어로 국내에서는 의료법상 녹십자의료재단, 씨젠의료재단 등 의료기관이 센트럴랩 역할을 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도 협력의료기관인 랩지노믹스 진단검사의학과의원을 통해 체외진단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랩지노믹스는 미국의 센트럴랩 중 클리아랩 인수를 준비해왔다.
클리아랩은 별도로 FDA의 인허가를 취득할 필요 없이 미국에서 진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그간 소규모 클리아랩 인수를 추진한 국내사들은 있었지만 미국의 대형 클리아랩을 인수한 국내사는 없다. 이를 위한 실탄은 넉넉한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단기금융상품(1423억원)을 포함한 현금성자산만 2014억원 규모에 이르기 때문이다.
美 클리아랩 인수가 중요한 이유
미국 클리아랩 인수는 랩지노믹스의 경영권이 바뀐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 사안이다. 앞서 랩지노믹스는 지난해 8월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에 경영권이 매각된 이후 1000억원 이상 투자해 미국 대형 클리아랩을 다수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코로나19로 벌어들인 현금을 재투자해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복안에서다.
랩지노믹스는 현지 클리아랩의 지분을 100% 사들여 자회사로 들일 계획이다. 인수된 클리아랩의 실적을 연결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2024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무렵의 매출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목표다. 향후에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관을 차례로 인수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클리아랩 인수는 국내 진단업체들과 동반 성장하기 위한 큰 그림 중 하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랩지노믹스는 클리아랩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정밀의료 진단서비스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플랫폼 역할도 수행하겠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니너스(389030), 엔젠바이오(354200), 젠큐릭스(229000), 제놀루션(225220) 등과 업무협약(MOU)도 체결한 상태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랩지노믹스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인 클리아랩 인수는 바이오헬스 분야 수출을 늘리고자 하는 정부 정책의 기조와 알맞다”며 “국내 정밀의료 기반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미국 클리아랩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정책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