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기술력은 흠 잡을 데 없다. 상장 통해 할리우드의 이너서클에 뛰어들겠다.”
영상 콘텐츠용 VFX(시각 효과 Visual Effect) 전문기업 엠83의 정성진 대표는 기업공개(IPO)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그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1순위로 북미 및 유럽에 있는 VFX 관련 법인을 인수하는 데 쓸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시장을 넘어 할리우드의 유수 VFX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말했다.
| 정성진 엠83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엠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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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1990년대부터 콘텐츠용 VFX 기술을 다뤄온 국내 1세대 VFX 슈퍼바이저다. ‘스타워즈’와 ‘백투더퓨처’를 보고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목표 아래 영화 VFX 산업에 뛰어든 게 시작이다. 이후 덱스터(206560)의 총괄본부장을 거쳐 2020년 엠83을 설립했다. 영화 ‘노량:죽음의 바다’와 ‘한산: 용의 출현’ ‘승리호’를 비롯해 드라마 ‘빈센조’ ‘스위트홈2’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VFX 스튜디오로 거듭난 엠83이 북미 및 유럽 현지 법인 인수를 천명한 것은 할리우드 시장 진출을 위한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최우선 사용처로 캐나다의 모 업체가 후보다. 정 대표는 “한국의 VFX 기술은 이미 글로벌 수준에 올라왔으나 아직까지는 할리우드가 아니라는 글로벌 인식이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북미 법인 인수로 할리우드 진출에 포석을 두고 이를 통해 현지 VFX 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겠다”고 설명했다.
엠83은 상장을 통해 할리우드 시장에 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 제작 스튜디오로 성장한다는 복안이다. 북미 업체 인수와 더불어 중국에는 현지 연락사무소를 설립해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정 대표는 “모든 영상 미디어 산업에서 범용적으로 적용되는 VFX 원천 기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VFX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선도해 한국의 디즈니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엠83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21억 원을 달성했으며 전년대비 84% 성장했다. 영업익은 154% 늘어난 44억원을 기록했다. 3개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약 286%다. 정 대표는 엠83이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으로 “엔지니어와 아티스트가 중심이 되는 기업 구조”를 꼽았다. 현재 업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슈퍼바이저 다수를 거느리며 막강한 맨파워를 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엠83은 이번 상장에서 150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한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확정공모가를 희망밴드(1만1000원에서 1만3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 6000원에 확정했다. 12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하며 22일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