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전문가들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다시 2%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것은 유가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데 기인한다. 작년 6월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물가 둔화 흐름이 지속돼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2%대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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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데일리가 ‘6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9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9%(중간값)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6.3%) 정점을 찍은 뒤 올 1월까지 5%대를 보이다가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등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 예측대로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해 2%대에 진입하면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이다.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안정세가 물가상승률 둔화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작년 6월 석유류 가격은 39.6% 뛰었다는 점에서 기저효과도 클 것으로 여겨진다. 원·달러 환율 안정에 따른 수입물가 부담 완화도 물가 상승률의 하방 압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후반~ 1300원선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뚜렷하게 낮아졌다”며 “특히 6~7월에는 작년 물가가 높았던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2%대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완만하게 떨어지면서 3분기 평균 2.7%, 4분기 2.8%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에너지 가격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다시 3%대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현 시점에선 2%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물가상승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둔화할 것”이라며 “하반기 물가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여겼던 공공요금의 인상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물가를 튀게 할 만한 요소가 사실상 없어 보인다”고 부연했다.
다만 8월부터 서서히 기저효과가 축소돼 물가가 3%대로 다시 올라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물가가 크게 반등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나 7월 연저점을 찍은 뒤 8~9월 각각 3.0%, 3.1%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10월부터는 다시 2%대로 내려가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장을 보러온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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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맞춰 라면, 과자 등 식품업계에 가격 인하를 권고하는 등 물가 관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부의 인위적인 가격 억제가 물가를 낮추는데 유의미한 효과를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조용구 연구위원은 “라면, 과자 등의 품목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데다, 가격 조정 폭도 크지 않아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일시적인 하향 안정 효과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