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글로벌 시장이 인공지능(AI) 붐으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월마트가 조용히 신고가를 찍었다. 이커머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등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향후 광고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월마트의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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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회계연도(FY)기준 4분기(2023년 11월~2024년 1월) 매출액은 1734억달러로 전년보다 5.7% 늘어났다. 비일반회계기준( Non-GAAP) 주당순이익(EPS)은 1.80달러로 전년보다 5.3% 증가하면서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고, EPS는 9.1% 상회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미국 월마트의 기존점 신장(연료 제외)은 4.0%로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경쟁사 대비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미국 이커머스 부문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며 4분기 아마존의 이커머스 매출 증가율보다 양호한 편이라고 봤다.
특히 월마트의 이커머스매출 증가율이 8개 분기 연속 아마존보다 양호한데, 이는 식품 등 핵심 필수품을 중심으로 판매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소비자 방문을 효과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앞서 월마트는 4분기에 미국 이커머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언급했다. 풀필먼트(통합물류) 효율성 향상과 이커머스 상품 마진 개선 등으로 이커머스 손실은 전년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월마트의 주가는 올해 초 150~160달러선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180달러선까지 급등하며 신고가를 찍었다.
기업 인수로 광고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월마트는 실적 발표와 함께 스마트TV 업체 비지오(VIZIO)를 23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향후 비지오의 TV 운영체계인 스마트캐스트를 통해 광고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비지오는 앱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인 비지오 플랫폼 플러스로 다수의 광고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월마트는 지난 2021년 기존 광고사업부를 분사해 월마트 커넥트를 설립했고, 양호한 광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비지오 인수와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를 통한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월마트 광고 사업은 올해도 양호한 성과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내 인플레이션 지표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 가운데 김 연구원은 월마트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 전했다. 특히 미국 월마트는 3개 분기 연속 매출총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마진이 낮은 식품 등이 양호한 매출 증가를 보였음에도 매출총이익이 개선된 이유는 프로모션 축소 및 적정 판매가 관리 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월마트는 지난 분기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를 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입장을 바꿔 예상보다 물가 상승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중저가 채널인 월마트의 경쟁력은 더욱 더 높아진다. 월마트에 대하 여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