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김연서 김연지 기자] 한동안 얼어붙었던 국내 토큰증권발행(STO) 업계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법제화가 늦어지고 금융당국도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STO 관련 기업들 고사 우려까지 나왔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는 모습이다. 규제 샌드박스에 선정된 기업들은 부동산, 미술품 뿐 아니라 선박금융, 항공금융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STO 시장이 2030년 36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한 가운데 STO 산업이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우려면 해외처럼 제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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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각투자 업체들은 새로운 상품을 기반으로 STO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간 부동산과 미술품 위주로 조각투자 시장이 형성됐지만, 한우를 비롯해 선박금융, 항공금융, 프로젝트 기반 상생금융 등 관련 생태계가 뻗어 나가는 중이다.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를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는 중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금융 1호 STO와 선박금융 STO 등 투자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우리은행과 협업 중이다. 또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항공금융 기반 신탁수익증권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됐다. 항공기 엔진 실물을 신탁해 신탁수익증권을 전자등록 방식으로 발행한 후 플랫폼으로 투자자에 유통하는 식이다.
법제화 지연으로 국내 STO 시장은 개화시기를 점치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제도 뒷받침만 이뤄지면 급성장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 지난 6월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국내 조각투자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시장의 시가총액은 올해 34조원에서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GDP 대비 1.5%(2024년)에서 14.5%(2030년)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국내 금융사들이 비자이익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신사업으로 STO를 낙점하며 인프라개발, 유관기업 인수 등에 나서면서 국내 STO 시장은 금융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은 지난 4월 NH농협은행 주도로 ‘은행권 STO 컨소시엄’을 꾸렸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SH수협은행 △전북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STO 법제화에 따른 은행권의 시장 참여 방안을 협의하고,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플랫폼 구축을 위한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더 다양한 상품이 선보이고 이를 기반으로 STO 시장이 커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권 편입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투자계약증권이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사업은 가능하지만, 법제화가 되면 전자증권을 활용해 간편하고 편리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다”며 “증권을 발행하거나 관리하는 데 법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부분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사업성이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