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임상 좌초된 에스씨엠생명과학, 돌파구는

  • 등록 2025-01-15 오전 10:30:39

    수정 2025-01-15 오전 10:30:39

이 기사는 2025년1월13일 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에스씨엠생명과학(298060)의 주요 파이프라인들이 임상 2상 단계에서 좌초하면서 연구개발(R&D)의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회사 존폐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스씨엠생명과학 본사 전경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SCM-CGH’ 임상 2상 실패

에스씨엠생명과학의 희망은 올해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됐던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SCM-CGH’가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꺾였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7일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SCM-CGH’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 결과 1차평가지표인 12주 시점의 전체 반응률이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임상의 FAS에서 파트 1의 12주 차의 전체 반응률은 66.6%(2/3명)였으나 파트 2의 12주 시점의 전체 반응률은 시험군, 대조군 각각 45.0%(18/40명), 52.2%(23/44명)였다. 오히려 대조군의 반응률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 PPS도 FAS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FAS는 임상 프로토콜을 엄격히 준수하지 않은 모든 무작위 배정 환자군, PPS는 임상 프로토콜을 엄격히 준수한 환자군을 의미한다. FAS는 실제 치료 효과를 반영하기 적합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임상시험에서 이용하는 주분석군이며, PPS는 대부분의 임상에서 보조분석군으로 사용된다.

SCM-CGH는 2019년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향후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것과 동시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기대됐던 파이프라인이다. 회사는 SCM-CGH를 통해 빠르면 올해부터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었다. 해당 임상 2상이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이러한 기대감은 사그라들게 됐다.

주요 줄기세포치료제 후속 개발 사실상 ‘스톱’

문제는 이번 임상 실패로 에스씨엠생명과학의 R&D가 사실상 멈추게 됐다는 점이다. 주요 파이프라인들이 임상 2상 이후 후속 임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앞서 에스씨엠생명과학은 2022년 8월 ‘SCM-AGH’의 급성 췌장염 환자 대상 임상 1/2a상의 1차평가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당시 회사는 SCM-AGH의 임상 2b상에 진입해 조건부 허가를 획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2년 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SCM-AGH의 급성 췌장염 임상 2b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는 SCM-CGH 임상과 SCM-AGH의 급성 췌장염 임상을 추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나마 SCM-AGH의 중등증~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는 1차평가지표의 P값이 0.038로 도출되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다. 다만 1차평가지표가 12주 EASI-50 달성률로 설정했기 때문에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EASI-50은 아토피로 인한 습진 부위 심각도가 기준점 대비 50% 이상 개선된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글로벌 아토피 피부염 임상에선 EASI-75, EASI-90를 주평가지표로 설정하는 추세다. EASI-100 달성을 목표로 삼는 경우도 있다.

현재 국내 파트너사인 한독은 SCM-AGH의 국내 아토피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SCM-AGH의 글로벌 아토피 임상 3상은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해외에 기술이전(L/O)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있는 회사와 논의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동시에 몇몇 국내 줄기세포 회사와 임상 3상 진행을 위해 어떤 협업 모델을 가져갈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에스씨엠생명과학)
주요 파이프라인 외에는 당뇨병 유도만능줄기세포 치료제와 조직공학 치료제인 신장 섬유화증 셀시트, 자궁벽 섬유화증 셀시트가 있다. 해당 치료제들은 모두 전임상 단계에 있다. 임상 단계로 진입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창업주 아내’ 송기령 대표, 재무구조 개선 위해 ‘총력’

당장 올해 R&D를 추진할 자금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금난이 심각한데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창업주인 고(故) 송순욱 대표의 아내이자 최대주주인 송기령 이사가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3억원으로 2023년 말(123억원)에 비해 81.5% 급감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최근 3년간 평균 판매관리비가 129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회사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선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8억원으로 자본금(102억원)에 근접해졌다. 자기자본이 더 늘어나지 않았다면 지난해 4분기에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2022년 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이 만료됐는데 이 문제가 해결됐을지도 문제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74.2%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해당 비율이 117%였기 때문에 올해에도 해당 비율이 50%를 초과했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최근 3년 동안 2회 이상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신임 대표로 선임된 송 대표는 취임 이후 대표이사 직속 경영정상회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업무효율성 제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관리종목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SI를 확보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토지 재평가를 실시했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다소나마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씨엠생명과학 관계자는 “2024년도 법차손 관련해서는 현재 결산 진행 중이라 빨라야 2월 초는 돼야 알 수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토지 재평가는 이미 완료했고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윤석열 대통령 체포
  • 윤석열 체포 작전
  • 尹 관저로 유유히..정체는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