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세종시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새 원장이 부임한 뒤 교사 10여명이 집단 퇴사하는 등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교사들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간식과 점심을 부실하게 배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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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최근 시에 원장의 갑질 행위에 대한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교사들은 원장이 원아 75명과 교사 10명에게 총 돈가스 3kg를 구입해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85명이 먹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분량이다.
이들은 또 원장이 원아 외모 비하, 엄격한 졸업식 행사 연습, 학부모 건의(문의)와 관련해 경제 수준을 비하했다고도 폭로했다.
교사와 원장 사이에 갈등의 골이 가장 깊은 건 고용승계에 대한 부분이다.
교사들은 승계를 약속한 원장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달 12일 사직서를 내면서 인수인계를 고려해 이달 30일까지 근무할 것을 명시했으나 원장이 2일까지만 출근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반면 원장은 전날 연합뉴스에 “교사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난 2일까지만 근무하겠다는 것은 본인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관련 녹취록도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갈등이 교사들의 집단 퇴사로 비화하면서 지난 5일부터 교사 부족으로 영아 만 2세와 유아 만 3세를 통합 운영하거나 만 3세 원아를 만 5세반 에서 보육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에 파행이 빚어지고 있다.
| 지난 7일 어린이집 등원 시간 경찰 출동 상황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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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과 교사 간 갈등은 법적 다툼과 학부모와의 감정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다.
같은 날 자녀를 등원시키며 주차장에 서성이고 있던 일부 학부모와 일부 교사를 원장이 경찰에 업무방해죄로 신고하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일부 학부모는 어린이집 창문이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는 것과 관련, 보육 환경에 있어 정서적 학대 가능성을 이유로 어린이집을 경찰에 신고했다.
학부모 120여 명은 원장에 대한 해임동의서를 모아 지난 9일 시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