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회생 개시' 플라이강원, 새 주인 찾기 '순항'

스토킹 호스 방식 매각 진행 예정
원매자 다수 관심 보이며 흥행 조짐
''하늘의 레고랜드'' 오명도
  • 등록 2023-06-22 오전 5:30:00

    수정 2023-06-22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자금난에 시달리다 여객기 운항이 중단된 플라이강원의 회생절차가 본격 개시되면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원이 매각 추진 상황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인 만큼, 스토킹 호스(Stalking-horse) 방식의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플라이강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항공 업황이 점차 개선되는 효과를 온전히 누릴 마지막 LCC(저비용항공사) 매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참여형 PEF(사모펀드) 운용사들이 LCC 인수에 적극 나서는 등 최근 항공사들의 손바뀜 사례가 다수 있는 만큼, 인수 의향이 있는 원매자들과의 가격 협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회생 개시 결정’…스토킹 호스 매각 흥행 가능성

서울회생법원 14부(이동식 부장판사)는 최근 플라이강원 대주주인 주식회사 아윰이 낸 기업회생 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관리인은 따로 선임하지 않아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가 맡게 됐다. 법원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 목록을 이달 30일까지 받게 된다. 회생계획안은 오는 9월 15일까지가 제출 기한이다.

매각 절차는 예비 인수자를 먼저 정해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 입찰을 진행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인수자가 확정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미 인수 의향이 있는 다수의 원매자가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플라이강원은 최근까지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PEF 운용사 JK위더스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면서 지난달 23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현재 플라이강원의 자산은 234억원, 부채는 453억원 수준이다.

현재 플라이강원의 최대주주는 주 대표와 관계사 아윰(옛 플라이양양개발) 등 특수관계인으로 지분 약 44.21%를 보유하고 있다. PEF 운용사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5.71%)와 VC(벤처캐피탈)인 나이스투자파트너스(4.75%)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우선주 지분 8.33%를 가지고 있다.

다시 한 번 PEF 운용사가 구원투수로 나설지도 주목된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아 1100억원을 수혈받은 뒤 AOC(항공운항증명)을 발급받아 운항 재개에 성공했다. JKL파트너스 역시 티웨이항공에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보탠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 지분 50%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JC파트너스는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늘의 레고랜드(?)’ 오명 벗고 날아오를까

강원도의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플라이강원을 ‘하늘의 레고랜드’로 부르기도 한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 출범 이후 재정지원금으로 145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국토교통부 등과 항공화물운송사업 재정지원금을 신설해 22억원의 예산도 추가로 확보했다. 다만 레고랜드는 강원도가 채무 보증을 섰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플라이강원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자를 찾고 있다. 강원도의 한 건설사를 포함해 해외 SI(전략적 투자자)와 국내 자산운용사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MOU를 체결하며 투자에 관심을 드러냈던 JK위더스의 참전 여부도 주목된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을 허브로 하는 항공사로, 국내로 입국하는 외국인 탑승객을 주축으로 하는 인바운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판매 대상은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 일본, 태국 등의 단체관광객 위주다.

2016년 ‘플라이양양’으로 설립돼 2018년 ‘플라이강원’으로 사명을 바꾼 뒤 2019년 첫 취항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다.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며 항공기 리스료와 보험료가 연체됐고, 이에 따라 신용도가 하락하는 등 경영 상황이 나빠졌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관의 영향력이 큰 규제 산업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일정 부분 관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측면도 있어 하방이 막힌 투자로도 볼 수 있다”며 “반면 상황에 따라 자본 투입이 많이 필요할 수 있고, 비행기가 뜰 만큼 뜨고 좌석을 다 채운다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되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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