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1분기만큼 회사채 활황은 아니지만 앞으로 한국전력 채권이 계속 쏟아지면 시장 상황이 더 빠듯해질 수 있다는 분석에 서둘러 자금조달에 나서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트리플 에이(AAA) 등급 한전채의 대규모 발행이 구축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신용등급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
GS엔텍은 2년 단일물 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2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콘텐트리중앙은 2년물 물량은 채웠으나, 1년물 250억원 수요예측에서 6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그쳤다.
특히 AAA급 한전채 물량이 쏟아지면서 신용도 낮은 기업 등 자금조달 쉽지 않아진 상황이다. 한전은 누적 적자 문제가 커지자 한전채 발행 확대를 통해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등을 충당하고 있다. 한전채가 채권시장 자금을 흡수해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민 경제 부담을 고려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불발됐다”며 “한전의 적자 부담과 한전채 발행이 재차 늘어날 점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이달에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 대한항공(BBB+), 현대백화점(AA+) 등 20곳이 넘는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 발행 대기 명단이 이름을 올렸다.
정 연구원은 “초우량물의 발행이 단기간 집중돼 금리와 스프레드 확대가 예상된다”며 “문제는 하위등급 회사의 조달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4월 들어 SK텔레콤 등 대기업들도 발행을 재개하고 있어 조달시장 내 등급별 양극화 흐름이 연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권사 채권 부문 관계자도 “시장에서 신용등급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라 저신용 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 난이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