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닝(뉴욕주)=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특수유리 제조업체 코닝은 삼성전자와 인연이 깊은 회사다. 50년 전인 1973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에이머리 호턴주니어 코닝 회장이 각각 경영을 이끌고 있을 때 두 기업은 ‘삼성 코닝’이라는 합작투자회사를 세웠다. 삼성은 TV브라운관 핵심 소재인 벌브 유리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했는데, 세계 최고 벌브 유리 기술력을 보유한 코닝의 도움으로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삼성 코닝은 PDP, LCD, OLED 등 디스플레이 핵심적인 소재·부품을 생산했고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도약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일 충남 아산 탕정 디스플레이시티 코닝 정밀소재 2단지에서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코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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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코닝은 삼성의 삼성코닝 지분을 전량 인수했고, 삼성은 코닝 지분 9.45%를 보유하며 양사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보다 격상됐다. 지난 9월1일 충남 아산 탕정 디스플레이시티에서 열린 ‘코닝 한국 투자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깜짝 방문할 정도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50년 전 코닝은 지구 반대편 가난한 나라 3류 기업 삼성의 손을 잡아줬다”면서 “코닝의 우정 어린 협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고 강조했다.
웬들 위크스 코닝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코닝과 코닝정밀소재에 2028년까지 5년간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특히 미래 스마트폰 및 자동차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차세대 초박막 벤더블(휘는) 유리 생산기지와 제품 통합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위크스 코닝 회장은 “첨단기술 주도 성장에 대한 한국의 의지와 우수한 인적 자원 그리고 정부의 지원 덕분에 삼성과 같이 한국의 소중한 고객사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고 투자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코닝과 코닝정밀소재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전략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외투기업이다. 코닝정밀소재는 2023년 신규채용 엔지니어의 40%를 여성으로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실제 45%가 여성으로 채용됐다. 한국코닝은 전체 인력의 40%가 여성이다. 코닝정밀소재는 수년간 여성가족부가 인정하는 ‘가족친화 우수기업’에, 한국코닝은 지난해 ‘대한민국 여성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다나 모스 최고다양성책임자(CDO)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코닝은 한국법인에서 남녀 직원과 가족을 둔 직원 모두에게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의 성과가 전 세계 다른 지역에도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