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를 인수하기 위해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결국 구속됐다.
|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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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시 10분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4시간가량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오후 6시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변호사 12명과 법원을 나선 김 위원장은 안에서 어떻게 소명했는가’, ‘시세조종 혐의 인정하는가’, ‘투자심의 대화방에서 (시세조종)보고 받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인정하는가’,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 관계에 대한 입장이 있는가’와 같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보다 높게 끌어올리는 등 시세조종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장대규 부장검사를 비롯한 수사팀 검사 4명은 200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을 동원해 구속 필요성을 소명했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대량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은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20시간 넘게 조사하고,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김 위원장도 변호인 12명과 법원에 출석해 검찰이 제기한 혐의에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매수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변호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도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서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가 없다”며 “이 일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 매수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받고 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된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도 이날 보석으로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