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국가 정상회의와 그린뉴딜의 핵심 의제로 등장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기후변화 대응이 우수한 기업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운용사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E(환경) 관련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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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9일 KB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기후변화 관련 ETF 6종이 유가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한다. 이들 종목은 모두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지수는 저탄소 전환점수 상위종목(20개)과 저탄소 특허점수 상위종목(20개) 총 4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저탄소 특허점수는 저탄소 기술 관련 특허를 기업별로 정량화된 점수로 저탄소 경제에서 기술 경쟁력의 척도가 되는 지표다. 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이날 집계한 지수 구성 업종 비중(27일 기준)은 △IT 45.3% △소재 17.5% △경기소비재 16.2% △산업재 12.6% 순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ESG 투자규모 확대 추세에 맞춰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후변화 관련 신규 ESG 지수 개발하게 됐다”며 “기후변화지수 활성화를 통해 저탄소 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탄소중립,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가 해당 지수와 함께 발표한 ‘코스피 200 기후변화지수’와 ‘KRX 300 기후변화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도 추가로 상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지수는 저탄소 전환점수(저탄소 경제 전환 과정 속 기업 위험관리 능력을 분석해 정량화)를 코스피 200과 KRX 300에 각각 적용해 기후변화 대응 우수기업의 편입 비중을 확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후 출시될 대표지수 추종 기후변화 ETF의 경우 대상 종목들 중 조건에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으로 걸러내 포지티브 대비 종목 범위는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종목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변동성은 줄어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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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ESG 중 E(환경) 테마 관련 펀드에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글로벌 ESG ETF 중 E로 분류되는 ETF의 운용자산(AUM)은 505억8900만달러로, S·G를 합한 ETF AUM(65억7200만달러)의 7.7배에 이른다.
환경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다른 요소 대비 각국의 제도 개선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이다. 유럽연합(EU)는 ‘핏포55’를 통해 탄소배출권 총량 감소 목표치를 내세웠다. 기후변화는 한·미 정상회담과 P4G 정상회의, 그린뉴딜의 핵심 의제로 등장했다.
아울러 운용업계는 E 요소에 대해 상대적으로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한 점, ESG 흐름에서 도태되는 기업들의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 인식 확대 등도 관심도가 높아지는 배경으로 꼽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S·G 대비 E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환경 관련 상품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배경”이라며 “또 투자자들도 ESG 요소에 미달하는 기업들이 점차 금융투자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고, 이는 기업 실적과 브랜드에 영향을 미쳐 기업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