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이 지금처럼 글로벌 조선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 나간다면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국들과의 경쟁 구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영재 HD한국조선해양 탈탄소선박연구랩 상무는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차에서 탄소배출 규제 목표를 육상의 규제에 맞춰 수정한 바가 있는데, 이는 해운산업에 있어 아주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2050년 선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2008년 대비 ‘50% 수준으로의 절감’에서 ‘넷제로’로 바뀌었다. 그는 이 같은 IMO의 2050 탄소 중립 목표는 도전적이지만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선 탄소 배출 저감 기술의 도입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 상무는 세부 과제로 △대체 연료 개발 및 상용화(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선박 효율성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 (공기 윤활 시스템, 풍력 보조 추진 등)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도입 △전 세계적 배출 규제 강화 및 규제 이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 △항만의 친환경 인프라 조성 및 전력 기반화 등을 지목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LNG 추진선과 같은 저탄소 선박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어 있으며 수소, 암모니아 등의 무탄소 연료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LNG 가스선의 경우 HD한국조선해양의 독자 재액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실제 선박에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천연가스의 양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더불어 향후 차세대 추진 연료로 고려되고 있는 암모니아 추진 시스템에 대한 독자 모델을 개발해 선박 적용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스 전시회인 ‘가스텍’에서 넷제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기본모델을 소개했으며, 이에 이어 무탄소 연료추진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가스선 기본설계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성 상무는 “한국은 우수한 친환경 선박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이 주도하는 미래 조선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친환경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LNG, 암모니아 등 대체 연료 선박 건조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기술이 우수한 이유는 고도화된 조선산업 인프라와 기술개발(R&D) 투자, 그리고 기술 혁신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지원을 위한 R&D 투자 확대와 세제 혜택과 배출 규제, 대체 연료 사용 촉진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법적·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국제 협력을 통한 탄소 중립 정책 조정 및 기술 공유와 친환경 연료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항만 인프라와 대체 연료 공급망 확충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