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닻을 올리는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위 두 요소로 설명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에 금리 상승·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의 구조조정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내년쯤이면 자동차 부품과 조선 기자재 부문 등 ‘살릴 맛’이 나는 매물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지면서 업계 관심이 뜨겁다.
국내 PEF들이 구조조정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 굵직한 인수·합병(M&A) 딜이 없어 관련 업계에서 ‘할 게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이들이 한계에 치달은 기업 심폐소생에 앞장설지 관심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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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에 대한 국내 운용사들 관심이 뜨겁다. 기업구조혁신펀드란 중소·중견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민간투자자들이 출자해 조성하는 펀드다. 이번 사업의 경우 기업 회생 전문 운용사뿐 아니라 혁신 성장 기업 투자에 있어 두각을 드러낸 운용사들도 속속 지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올 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관 전용 사모펀드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 운용사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당시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 추진으로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합리화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개선하고, 활발한 M&A를 통해 차세대 핵심사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함으로써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에서도 M&A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힘을 실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M&A 지원 간담회를 열고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등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을 확충하는 등 M&A를 활용한 시장 중심의 기업구조조정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M&A가 기업 경영 효율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기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에서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국내 한 PE 대표는 “이번 정권은 정책 자금뿐 아니라 시장 자금을 활발하게 매칭해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편”이라며 “시장 환경상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보는 것이라 운용사뿐 아니라 기관투자자(LP) 관심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우리가 살린다”…운용사들, 펀드 조성 시동
PEF 중 기업구조혁신펀드 조성에 적극적인 곳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다. 지난 2020년 12월 첫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조성했던 한투PE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4차 구조조정 혁신 펀드’ 사업에 지원하는 등 2호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 조성 준비에 나섰다. 운용사로 선정될 시 민간 매칭을 통해 3000억 원 수준으로 펀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투PE는 앞서 1호 펀드를 통해 IGA웍스와 대한조선, 코오롱생명과학, 신영 등에 투자했다. 부실화됐지만 회생 시 공익성이 큰 포트폴리오뿐 아니라 혁신성은 갖췄으나 재무 상황이 좋지 못한 포트폴리오를 두루 담았다.
업계에선 이 밖에도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을 그간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큐리어스파트너스와 오퍼스PE 등의 참여 여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큐리어스파트너스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통해 그간 HSG성동조선과 우리인터텍스 등에 투자했고, 오퍼스PE 역시 미국 소재의 월드리조트와 영재교육 업체 창의와탐구에 투자했다.
명확한 출자 구조가 공개되는 대로 PEF들의 움직임은 가시화될 전망이다. 국내 또 다른 PEF 관계자는 “정책 자금 출자 목적과 하우스가 생각하는 비전 및 기존 투자 전략이 잘 맞아야 한다”며 “코로나19에 이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이 많지만, 펀드 목적에 따라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이라 (펀드 구조가 결정되는 대로) 이를 따져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