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은 올 1분기 회사채 시장 활황 덕을 가장 많이 본 기업이다. 1분기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수요예측에 모인 자금만 총 19조7020억원이다.
특히 SK그룹은 AA급 우량채와 A급 비우량채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SK그룹 중 올해 들어서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SK지오센트릭(AA-)은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SK그룹 내에서는 A급 비우량채도 흥행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SK케미칼(285130)(A+)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0배가 넘는 1조100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성공하면서 올해 A급 회사채 중 최대 수요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롯데는 회사채 시장의 훈풍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그나마 롯데건설과 연관성이 없는 AA급 우량채는 수요예측에서도 무난한 성적을 냈지만 대부분 롯데 계열사는 채안펀드의 힘을 빌어 간신히 모집 물량을 채우고 오버 발행을 기록하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호텔롯데(AA-)는 공모 회사채 중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언더 발행에 실패했다. 롯데케미칼(011170)(AA+)은 3년물 2500억원 모집에 250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면서 간신히 미매각을 면하기도 했다. 롯데물산(AA-) 역시 3년물 600억원 모집에 600억원의 주문을 기록하면서 아슬아슬 미매각을 피해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는 크레딧 품귀시점인 12월과 1월 발행을 했고, 불리한 업종인 건설 계열사의 경우 주택비중이 낮다”면서 “반면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롯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부담으로 계열사 전반의 등급전망이 하향하면서 연초 발행시점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