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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매매 절차가 완료되면 루트로닉 최대주주는 기존 황 대표에서 특수목적법인(SPC) ‘한앤코23호주식회사’로 바뀐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황 대표가 쥐고 있는 경영권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최대주주만 변경될 뿐, 경영권 관련한 변동사항은 전혀 없다고 들었다”며 “앞으로도 황 대표가 경영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황 대표는 한앤컴퍼니와 공동 경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 지분을 100% 취득하기 위해 공개매수도 진행하기로 했다. 공개매수가는 보통주 1주당 3만6700원, 전환우선주식수 1주당 5만2428원이다. 이는 보통주 공개매수 가격은 전날 종가(3만1800원)보다 15.4% 높은 수준이다. 전환우선주는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43주로 전환 가능한 점을 반영해 보통주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한앤컴퍼니가 목표한 만큼 지분을 확보한다면 루트로닉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 괜찮은 의료기기업체들은 PEF에 매각돼 비상장사로 전환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 미용 의료기기업체는 해외 수출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상당히 담보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레이저 의료기기의 국산화에 도전하기 위해 1997년 루트로닉을 세운 인물이다. 실제로 루트로닉은 황무지였던 국내 미용 의료기기의 국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선 레이저 장비를 전량 수입했지만 이제 국내 대학병원 피부과가 전부 루트로닉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는 황 대표의 노력이 많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국내 의료진은 의료기기가 비싸더라도 최대한 안전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보수적인 성향이 있다. 황 대표는 “일일이 병원을 찾아다니며 제품 성능과 안전성을 설명하는 등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한앤컴퍼니가 루트로닉 인수를 결정한 데에도 이 같은 요소가 영향을 미쳤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루트로닉은 20여 년 넘게 피부, 성형 치료 분야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검증된 제품을 내놨고, 글로벌 프리미엄 미용의료기기 업계에서도 급성장하면서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라며 “인구 고령화, 젊은 세대의 수요와 구매력 확대 등 인구 통계학 및 경제적 성장세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 후 루트로닉은 황 대표와 한앤컴퍼니의 공동 경영을 통해 글로벌 톱 미용 의료기기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황 대표의 경영 능력과 한앤컴퍼니의 글로벌 네트워크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루트로닉은 이미 북미·유럽 등 선진국 수출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글로벌 네트워크가 푼부한 PEF와 시너지를 낸다면 해외 시장에서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 약력
△1982년 미국 예일 대학교 졸업(경제학 전공, 전자공학 부전공)
△1988년~1991년 미국 레이저 시스템(Laser System) 아시아지역 마케팅 담당 부사장
△1991년 미국 코티네컷 주립대학 경영대학원 수료(마케팅)
△1991년~1997년 AK테크 대표이사
△1997년~현재 루트로닉 회장·대표이사
△2013년~현재 동국대학교 의료기기산업학과 겸임교수
△2018년~현재 코스닥협회 고문
△2021년~현재 우수기술연구센터(ATC) 협회 부회장